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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교육청 성역·불통행정 '갑질' 논란 자초

기사입력 : 2024년10월30일 21:20

최종수정 : 2024년10월30일 21:22

30일 예지학교 학생·졸업생 학교설립 요구 집회에 과잉대응
본관 정문·후문 잠구는 등 출입문 봉쇄...해명도 엇갈려
둔산서 "점거 말한 적 없어"..."공무원 공간? 폐쇄운영이 문제"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대전시교육청이 야간수업 어르신 등 학생들의 집회에 출입문을 봉쇄하는, 마치 '성역'같은 과잉대응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30일 오후 대전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대전예지중·고등학교 졸업,재학생들이 학교 설립을 요구하자, 교육청이 출입문부터 걸어 잠그는 행태를 보여 논란이다. 예지중·고교는 학교밖 청소년이나 정규교육을 받지 못한 성인·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야간에 수업받는 교실이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출입문을 닫은 대전시교육청 정문(왼쪽)과 후문(오른쪽) 모습. 2024.10.30 jongwon3454@newspim.com

재단 파산으로 배움의 길이 막힐 위기에 학생들이 학교 설립을 요구하게 된것이다. 이에 학생들의 정당한 집회에 대해 교육청이 과민하게 반응한 '불통 행정'이라는 지적이 거세다.

이날 오후 예지중고등학교 재학생과 졸업생 등이 시교육청 정문 앞 인도에서 집회에 나섰다. 예지재단이 지난 7월 파산하면서 재학생들이 학교를 잃게 됐지만 교육청이 별다른 뾰족한 수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한 항의성 집회였다.

앞서 이들은 지난 25일 오후에도 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같은 집회를 진행한 바 있다.

일부 집회자들이 청사 점거를 소리 치기도 했으나, 집회 장소를 벗어나거나 불법행위를 하는 이들은 목격되지 않았다.

대표 몇명이 오후 3시 설동호 교육감과 직접 만나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후 집회는 정상적으로 마무리됐다.

그런데 교육청이 집회를 대하는 행태가 문제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집회가 시작하자마자 교육청은 본관 정문과 후문 등을 모조리 걸어 잠근 것이다. 점거가 우려된다는 주장에서다.

이에 대해 교육청 측은 지난 2019년 예지중고 학생들이 학교 정상화를 요구하며 교육청 로비와 3층 연결복도 등을 점거한 이력을 내세우며 출입문 봉쇄를 합리화했다. 하지만 올해 사건도 아닌 5년 전 사건을 봉쇄 이유로 들기엔 무리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날 이들은 집회 규정을 크게 어기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이날 봉쇄에 대한 해명도 엇갈렸다. 청사 관리를 담당하는 부서인 총무과에서는 <뉴스핌> 취재진에 "경찰 정보과에서는 이들이 점거한다고 말하지 않았다"고 설명한 데 반해, 공보관실에서는 "총무과에 확인 결과 '경찰 정보과에서 점거 이력이 있었으니 문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의견을 듣고 문들 닫기로 결정했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전=뉴스핌] 오종원 기자 = 30일 대전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대전예지중고등학교 졸업,재학생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2024.10.30 jongwon3454@newspim.com

하지만 취재진이 관할인 둔산서 측에 확인 결과 둔산서는 교육청 측에 점거 가능성을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공보관실에서 거짓 정보를 취재진에 알렸거나, 총무과가 잘못된 이야기를 전한 것이다. 결국 둘 중 한 부서가 거짓 해명을 한 것으로,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이다. 집회 현장을 본 50대 시민은 "교육청 공무원들과 대화하고 싶어 집회를 진행했을 텐데 문부터 걸어 잠그는 모습은 좋아보이지 않는다"며 "교육청이 공무원 업무만 보는 곳이 아니지 않느냐, 학생과 시민 모두를 위한 장소인데 저렇게 폐쇄적으로 운영해선 되겠느냐"고 질타했다.

시교육청의 패쇄적인 민원 행정은 바로 앞 대전시와 크게 비교된다. 앞서 지난 5월 대전 중앙로지하도상가 경쟁입찰을 반대하는 수백 명의 상인들이 대전시청을 찾아 며칠 동안 로비에서 항의성 집회에 나섰으나, 야간 집회를 제외한 나머지 집회는 법적 기준 내 자유롭게 이뤄졌다. 이들이 출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시청사 문을 페쇄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

한편 취재진이 교육청 측에 청사 관리 규정을 요구했으나, 집회를 이유로 현재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jongwon345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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