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리더급 태양광 업체 '통위', 룬양 인수
4중고 위기 돌파 과정, 대안이 된 인수합병
'제로섬 게임' 지양, 업계 통합 트렌드 예고
'대어가 대어를 삼키는' 인수합병 가능성도
이 기사는 9월 6일 오전 12시3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최근 태양광 업계에 초대형 이슈가 등장했다. 세계 리더급의 폴리실리콘과 태양전지 생산∙판매업체 통위그룹(通威股份 600438.SH, 이하 통위)가 세계 5대 고효율 태양전지∙모듈 생산업체인 룬양주식회사(潤陽股份∙RUNERGY, 이하 룬양)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
현지 시장은 '통위가 태양광 업계 인수합병의 서막을 여는 첫 발을 내디뎠다'고 평하면서, 이번 인수합병 건을 단순한 두 기업만의 이슈가 아닌 향후 태양광 업계에 불어들 인수합병 랠리와 구조조정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현재 태양광 산업은 공급과잉 문제에 따른 경쟁 심화, 이로 인한 제품 가격 급락과 실적 악화의 악순환 고리에 빠져 있다.
지난해 전세계 폴리실리콘과 태양전지 시장에서 출하량 1위를 지켜낸 초대형 태양광 기업인 통위 또한 역대 상반기 최초로 적자를 기록했다. 아울러 룬양처럼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태양광 기업들은 자금부족과 재정악화에 시달리며 기업공개(IPO) 과정이 지연되는 등의 추가적인 악재에 직면해 있다.
통위의 룬양 인수 사례는 태양광 업계 전반, 특히 경쟁력이 약한 기업의 심화된 실적 압박을 시사하는 동시에 태양광 업계의 산업 생태계 변화를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태양광 업계 인수합병 랠리 서막 연 '통위'
8월 13일 저녁 통위는 공시를 통해 50억 위안을 넘지 않는 수준의 자금을 투자해 장쑤룬양신에너지테크주식유한공사(江蘇潤陽新能源科技股份有限公司, 이하 룬양)의 지분을 매입할 예정이라는 내용의 대규모 인수합병 소식을 알렸다.
이번 거래가 순조롭게 완료될 경우 통위는 룬양 지분의 최소 51%를 취득하게 되며, 룬양은 통위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통위의 룬양 인수 사안은 양사는 물론 태양광 산업 전반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통위는 농업∙목축 업체에서 태양광 대표 기업으로 변신한 특별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주요 사업은 크게 △농업(어업)∙축산 △태양광의 두 분야로 나뉜다.
구체적으로 농업(어업)∙축산 분야는 △어사료와 가축사료 생산∙판매 △수산∙가축 양식 △수산∙가축 가공 등으로 구성된다. 태양광 분야에서는 다결정 실리콘(폴리실리콘), 단결정 실리콘봉, 다결정 실리콘 잉곳, 단결정(모노)과 다결정(멀티)의 웨이퍼∙태양전지∙모듈, 태양광 발전소 등 태양광 산업체인 전반을 아우르는 제품을 연구개발∙생산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통위는 폴리실리콘과 태양전지 양대 영역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으며, 2년 연속 세계 포춘 500대 기업에 포함된 유일한 태양광 기업이라는 이정표적 타이틀도 보유하고 있다. 2022년 하반기부터 모듈 사업을 확장하여 올해 상반기 모듈 출하량 5위를 유지했다.
룬양은 중국을 대표하는 태양전지 공급업체 중 하나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전지 출하량에서 세계 상위 3위권을 유지했고, 2023년에도 여전히 세계 상위 5위권 안에 들었다.
태양전지 사업에서 다년간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룬양은 태양광 산업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산업체인별로 룬양이 보유하고 있는 생산능력을 살펴보면 △업스트림 : 산업용 실리콘 5만5000 톤(t), 폴리실리콘 13만 t, 크리스탈 풀링(Crystal pulling) 7기가와트(GW), 웨이퍼(Wafer slicing∙잉곳 절단) 10GW △미드스트림 : 고효율 태양광 배터리 셀 57GW △다운스트림 : 모듈 13GW 등이다. 이밖에 태양광 발전소 사업에도 진출한 상태다.
중국비철금속공업협회 실리콘 산업 전문가 뤼진뱌오(呂錦標) 주임은 이번 인수의 배경에는 통위의 글로벌 시장 개척 의도가 반영돼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동남아시아 배터리 생산라인이 리스크에 직면해 있고 모듈 브랜드가 글로벌 인증을 얻기도 매우 쉬운 만큼 통위에게 필요한 것은 룬양의 글로벌 역량이라고 평했다.
뤼 주임은 이번 인수 후 통위는 연말까지 거의 100만 t의 폴리실리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소어(小魚) 삼킨 대어(大魚)② '4중고 늪'에 빠진 위기의 태양광><소어(小魚) 삼킨 대어(大魚)③ 위기 돌파구 '인수 합병 붐' 예고>로 이어짐.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