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9년까지 매년 7만가구 이상 공급…아파트, 비아파트 비율 3대1
신규택지 인허가·보상 문제로 시간 소요 예상
3기 신도시 공급으로 충분한 물량 공급 예상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정부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향후 6년간 연평균 7만 가구 수준의 추가 주택 물량을 공급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해제하고 비아파트를 신속히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신규택지 등은 인허가를 비롯해 보상문제 등 여러가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는 만큼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번듯한' 내집을 마련하게 한다는 전략 아래 추가 물량의 70% 이상을 아파트로 공급한다는 게 정부의 계획이다. 이에 따라 도시지역내 아파트 공급을 위해선 재건축이나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빠른 사업 추진이 가능한 새로운 노후저층주택 재정비사업인 뉴:빌리지사업에 공급 정책의 촛점이 맞춰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수도권에 연평균 7만 가구 수준의 추가 물량을 공급하기로 했지만 신규택지 조성은 어려운 만큼 재건축, 재개발 그리고 뉴:빌리지 사업과 같은 재정비사업을 적극 지원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국정브리핑에서 주택 연간 7만가구 추가공급을 재천명했다. [사진=뉴스핌DB] |
◆ 2029년까지 매년 7만가구 이상 공급…아파트, 비아파트 비율 3대1
정부는 이달 8일 '국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향후 6년간 42만7000가구 이상의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29일 윤석열 대통령은 국정브리핑에서 2029년까지 매년 7만 가구 이상 공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토부는 8.8 공급대책에서 나온 42만7000가구 공급계획을 대통령이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만큼 주택 추가 공급 방안은 현 정부의 명운을 건 사업으로 부상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8.8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42만7000가구 가운데 수도권 중심 선호도가 높은 입지에 21만 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구체적으로 서울과 인근 지역 그린벨트를 해제해 8만가구 규모의 신규택지를 공급한다. 서울에 인접한 3기 신도시 등 수도권 공공택지의 경우 토지이용 효율화를 통해 2만가구 이상을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빌라 등 비아파트는 11만가구 이상 신축매입임대로 신속히 공급한다.
이처럼 21만 가구에 대한 공급계획은 확정됐다. 이렇게 되면 나머지 물량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물량으로 채워야한다.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촉진특례법(가칭)을 제정해 재건축·재개발 추진 기간을 3년가량 앞당겨 향후 6년간 서울 도심 등 17만6000가구의 주택을 조기에 착공하고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2025년까지 착공할 경우 미분양 주택을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하는 등 4만1000가구가 조기 공급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대책에 따르면 42만7000가구 가운데 아파트와 비아파트 비율은 약 3대 1 수준이다. 비아파트는 11만 가구+α 로 약 25%를 차지하며 대다수는 아파트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비아파트는 11만 가구+α로 공급 물량 가운데 대다수는 아파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아파트는 매입 또는 전세 임대 주택이 될 전망이다. 다만 아파트 공급이 미진할 경우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국토부가 비아파트 공급물량을 '11만 가구+α'로 발표한 것이 그 방증이다. 국토부는 이들 비아파트 임대주택도 분양 전환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즉 일정 기간 거주 이후 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만 재산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빌라를 매입하는 임차인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부분의 비아파트 주택은 임대주택으로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노후도가 진행된 임대주택에 대한 공공 재정비사업을 추진함으로써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 신규택지, 인허가·보상 문제로 시간 소요 예상…3기 신도시 공급으로 충분한 물량 공급 예상
이에 공급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이란 시각이 많다. 비아파트의 경우 기간을 짧게 잡고 공급할 수 있지만 아파트의 경우는 공급 기간이 오래 소요돼서다.
이미 빽빽하게 주택이 들어선 도심 내에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해선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을 통해 용적률을 올리거나 신규택지 개발을 통해 아파트를 짓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두가지 방법 모두 공급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비사업의 경우 현재 공사비와 분담금 등 비용부담으로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사업 추진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폐지안을 이번 부동산 대책에 포함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법 개정이 필요해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비사업 관련 법 개정을 위해 국회에서 살다시피하며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위해선 법 개정을) 빨리해야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열심히 가서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신규택지 공급 역시 내년까지 후보지를 선정한다해도 공급되기까진 오랜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은 충분하지만 인허가 절차와 보상문제 등으로 속도감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택지를 확실히 잡을 수 있다면 용적률을 어느정도 수준까지 올리느냐에 따라 공급 물량은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시간적으로 봤을 땐 여러가지 인허가 문제를 비롯해 토지보상 문제 등을 따지면 시간이 꽤 오래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량은 잡을 수 있겠지만 속도감은 다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공급대책에는 3기 신도시를 비롯한 수도권 공공택지 공급 물량이 포함되지 않은 만큼 추가 공급 계획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한 물량은 확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공공택지에서 사업추진현황 등을 기반해 추정한 결과 2029년까지 총 24만2000가구가 분양될 것으로 전망된다.
3기 신도시의 경우 다음달 인천계양 1만1000가구를 시작으로 내년 고양창릉(1만8000가구), 하남교산(1만1000가구), 부천대장(2000가구), 남양주왕숙(3만1000가구) 등 약 8000가구 분양이 예정돼 있다.
수도권 공공택지는 올해 동작구 수방사(4000가구), 내년 구리갈매역세권, 과천주암, 고양장항 등에서 약 800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송 대표는 "3기 신도시 물량이 나오게 되면 추가적으로는 더 나올 수 있을 거라 볼 수 있다"면서 "추가적인 택지를 찾는 것보다 3기 신도시 물량이 더 빠르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