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태국이 중국산 저가제품 범람을 막기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태국 제조업 위기가 고조되고 대중 적자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또 한 번 저가 수입품 대응에 나선 것이다.
28일 로이터통신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태국 정부는 이날 제조업과 경제를 위협하는 중국산 저가 수입품이 급증하는 것을 막고자 기존 규정을 엄격하게 시행하기 위한 TF를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품탐 웨차야차이 부총리 겸 상무부 장관은 "정부는 28개 기관이 참여하는 TF 회의를 격주로 열어 불법 상품 유통 방지 규정을 검토하고 개정할 것"이라며 "기존 조치를 더욱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산업 및 마약법 등에 적용되는 품목과 무작위 컨테이너 검사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태국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중국산 제품 홍수로 태국 제조업이 위기에 빠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로 인해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태국에서 2000여 개의 공장이 문을 닫았고,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테무까지 태국에 진출하면서 업계 고심은 더욱 깊어졌다.
태국 정부의 중국산 저가 수입품 대응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저가 수입품에 대한 부가가치세(VAT) 면제 정책을 폐지했다. 중소기업 보호 노력의 일환으로 기존에는 1500바트(약 5만 9000원) 미만 수입품에 대해서는 VAT가 면제됐었다.
이달에는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제품의 연간 수량과 금액을 제한하고, 온·오프라인 수입품에 대한 반덤핑 대응 조치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패통탄 친나왓 신임 총리는 최근 연설에서 "저렴한 중국산 제품의 범람에 맞서기 위해 '작은 보호주의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태국 국내총생산(GD) 성장률은 지난해 1.9%에 그쳤고, 올해는 2% 중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관광 산업이 살아나고 있지만 제조업 및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확대되고 있다.
태국 무역정책전략국(TPSO)에 따르면, 올해 1~6월 태국의 중국산 제품 수입액은 376억 달러(약 50조 2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12% 증가한 것으로, 이로써 대중 무역 적자는 전년 대비 15.7% 증가한 200억 달러에 달하게 됐다.
TPSO는 "태국을 비롯한 전 세계 국가들이 대중 무역에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중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품을 제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는 낮은 인건비, 공급업체의 가용성, 정부가 관리하는 고정환율, 수출 가격 설정에 도움이 되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태국 방콕 항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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