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부동산 정책

속보

더보기

'땅 대신 집' 대토보상 다양…민간임대리츠, 공사비 상향 허용·절차 간소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도심 주택사업 지연 걸림돌 간소화…동의절차 생략·업체 진입장벽도 낮춰
민간임대사업 지연 주요인 '공사비' 문제 해소…2027년 7월까지 착공 후라도 공사비 올릴 수 있는 기준 한시 허용
대토보상 대상 유형 다양화…3기신도시 등 택지개발촉진 포석
민간 참여 확대 위한 진입장벽 낮추고 인센티브 부여

[서울=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정부가 주택사업 활성화를 위해 ▲도심 정비사업여건 개선▲민간임대리츠 규제완화▲대토보상 활성화▲공공택지 등 사업기반 강화 등 크게 4가지 부문에서 각종 규제를 완화, 합리화한다.

특히 공급지연의 주 요인으로 부각된 공사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임대리츠 사업장에 대해선 착공이후라도 적정 공사비 인상을 한시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3기신도시 택지개발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해 땅을 또 다른 땅으로 보상하는 대토보상방식도 사업지구 내가 아닌 다른 사업지나 주택 분양권으로도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민생토론회 후속 규제개선 조치를 13일 발표했다.

국토부 주택사업 활성화 방안

◆도심 주택사업지연 '손톱 밑 가시' 요소 제거…공급 촉진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도심 주택사업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걸림돌로 작용했던 규제가 완화되거나 지연될 만한 조항이 생략된다.

재건축·재개발 추진 과정의 여러 절차가 간소화된다. 공공분양주택의 추가 공급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비계획 변경 단계가 축소된다. 현행 도시정비법(도정법) 상에선 주민·지방의회와 협의하거나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받아야 했으나 이 같은 과정을 생략토록 시행령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월 개정된 도정법에선 역세권의 용적률은 법적 상한의 1.2배로 높일 수 있도록 해 공공주택인 뉴:홈을 지을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지만 정비계획 변경절차가 4단계에 걸쳐 있어 공급계획의 지연을 불러 왔다는 게 국토부의 판단이다.

정비사업 구역 내 국공유지에 대해 재산관리청이 특별히 반대하지 않는 경우 정비사업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해 조합설립의 걸림돌로 작용할 만한 요소를 없애도록 했다. 현행법상 재개발사업에선 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선 땅주인들에게 토지면적의 50% 이상은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조합집행부가 사퇴하는 등의 이유로 6개월 이상 부재 시에만 해당 지자체가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정비사업 전문가를 선임해 조합업무를 대행할 수 있는 규정도 2개월만 충족하면 선임할 수 있도록 바뀐다.

정비업체 등록기준도 낮춰 기술인력의 요건을 2003년 이전만 묶어 놨던 것을 그 이후라도 경력·실적·교육이수 등의 요건을 갖추면 정비사업 전문관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했다.

소규모 정비사업 시행구역도 확대된다.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과정에서 가로구역과 사업시행구역 면적의 상한이 달랐는데 모두 1만3000㎡ 상한으로 일원화된다. 또 두 개의 도로가 접해야 하는 요건 기준도 한 면의 도로 폭이 20m 이상도 소규모재개발사업 추진이 가능하도록 바뀐다. 현행법 상 두가의 면 이상 접한 도록 폭은 4m이상이거나 한쪽이 6m 이상만 제한 뒀으나 사업 추진의 범위를 넓혀 준 것이다.

도심복합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했던 규제와 부담도 낮아진다. 리츠 참여형 민간 도심복합사업의 경우 관리처분계획을 수립하지 않아도 되는 부지확보 비율을 100%에서 75%로 완화해주기로 했다.

또 주택도시기금 리츠 출자 대상에 공공 도심복합사업도 포함시키고 광역교통시설 부담금도 늘어난 연면적 대상의 75%까지 감면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기부채납 가능시설도 도로, 공원, 주차장 외에도 공공임대주택, 기숙사도 포함하도록 했다.

건축 인허가 규제도 완화된다. 피트니스센터나 독서실과 같은 주민 커뮤니티시설은 주거용 건축물 지하에도 설치할 수 있도록 바뀐다. 이밖에 사업주체도 경·공매로 인해 소유권이 바뀔 경우 별도 동의 절차를 밟지 않아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재건축 재개발 정비계획 절차 개선 전후 비교 [자료=국토부]

◆민간임대사업, 착공 후에도 공사비 올려 받을 수 있도록 한시 허용

공공지원 민간임대 리츠사업 지연의 주요인이었던 공사비 문제도 해소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착공 전 공사비가 차감될 만한 범위는 축소되고 착공 후라도 올려 받을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된다. 현행 기준으로 착공 이후에는 건설사가 공사비를 올려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민간 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택지 공모를 통한 건설형의 경우 현행 기준으로 공사비 증액 할 수 있는 항목에서 '사업경과기간'과 통상 변동분(연 3% 수준)을 곱한 비율 만큼은 제외시켰던 것을 사업경과기간 기준에서 문화재 발견 등 사업자 귀책사유가 없는 기간은 제외토록 했다.

정비사업과 연계한 매입형에선 증액공사비를 고려해 매입가격에서 약 2% 수준의 '추가할인율' 차감을 적용해 왔으나 이를 아예 없애기로 했다.

건설사는 착공 이후라도 이 같은 인정범위 내에서 2027년 7월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공사비를 올려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신규 사업장은 발주기관이 공사비 증액을 위한 예비비를 편성토록 하고 기존 사업장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정위 중재를 통해 공사비 조정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용평가등급이 낮은 신규 리츠·펀드도 조건부로 임대리츠 지분을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지분을 인수하려면 기존 매각자의 신용평가 등급보다 높거나 'A-' 등급 이상인 경우만 가능했다. 필요조건은 임대리츠의 보유주식을 50%이하로 매각해야 하며 간접투자기구를 구성하면서 공적자금 등이 일정 지분 이상인 경우를 충족해야 한다.

공공지원 민간임대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시공사의 실적요건도 '최근 3년 300가구 건설'에서 '최근 5년 300가구'로 완화된다.

◆땅보상, 땅 대신 주택 분양권으로도 가능…대토보상토지 전매제한도 4~5년 단축

신도시 등 대규모 택지개발로 기존 땅을 보상받는 방법 중 하나인 다른 땅으로 보상받는 대토보상방식에 주택 분양권도 포함되도록 했다. 주택 분양권 보상은 기관추천 특별공급 물량 범위 내에서 받을 수 있다.

이와 함께 대토보상을 사업 내 지역 뿐만 아니라 같은 사업시행자의 타 사업지역 미분양 물량으로도 받을 수 있다. 예컨대, LH가 시행 중인 3기신도시 사업지역 내에서 대토보상을 받을 경우 LH가 조성 중인 용인국가산업단지의 땅으로도 대토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대토보상 땅에 대해선 전매제한도 최대 4~5년 단축된다. 토지 보상권자의 자금이 장기간 묶이는 부담을 완화해 주겠다는 의도다. 현재 대토보상계약 시점부터 소유권이전 등기까지 약 10년 정도가 걸리는데 대토보상계약에서 대토공급계약까지 걸리는 4~5년만 전매제한으로 단축한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단 투기우려를 고려해 1회에 국한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땅주인이 대토보상 받은 땅을 개발리츠 등을 통해 직접 주택사업을 시행할 경우 주택 우선 공급권을 부여해 주기로 했다. 이는 선호도가 낮은 공동주택용지의 대토보상 수요를 높이기 위한 인센티브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대토보상 주택 우선공급권 제공 절차 [자료=국토부]

◆ 민간업체, 공공주택지구 조성 대행개발 부활…공공주택정비사업 '분상제' 적용 제외

공공택지 개발에서도 불합리한 요건을 합리화하고 활성화 방안이 추진된다. 도심 내 취약 주거지인 쪽방촌이 공공주택정비사업으로 추진될 경우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제외된다. 현재 땅주인이 현물로 받는 주택의 분양가가 일반분양의 분양가보다 높은 '분양가 역전현상' 때문에 이들의 사업 참여가 저조 했다는 지적을 개선한 것이다. 이미 공공 도심복합사업이나 주거환경개선사업 등에서는 지난해 말 개정을 통해 분상제 적용을 제외한 바 았다.

공공주택지구 민간 대행개발도 부활된다. 공공주택지구 설계, 기반시설, 택지분양 등의 조성사업을 민간이 대행하는 대신 지구 내 땅을 받는 방식이다. 택지개발촉진법에선 적용을 받아왔지만 2012년 공공주택특별법이 개정되면서 제외됐다가 이번에 다시 포함됐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공공시설용지에도 근린생활시설, 업무시설 등 복합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아예 미매각이 장기화되는 것이 예상될 경우 준공 전 유보지 등으로 용도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dbman7@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