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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전쟁]③ 삼성자산·미래에셋운용의 1~2위 경쟁...4조면 순위 뒤집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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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격하는 미래에셋, 수성 의지 확고한 삼성
삼성은 국내 주식형, 미래에셋은 해외 주식형
1분기 ETF 신상품 경쟁은 장군 멍군
미국 블랙록과 뱅가드 경쟁 연상 돼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자산운용사 간 ETF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한국에서 영업중인 자산운용사는 460개가 넘는 데 비해 ETF 시장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2023년말 기준 시장점유율은 1위인 삼성자산운용이 40.3%,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36.9%다. 이 2개 회사가 80%에 가까운 점유율로 한국 ETF 시장을 이끌어 가고 있다.

원래 ETF 시장 부동의 1위는 삼성자산운용이었다. 5년전인 2018년말에 삼성자산운용은 53.1%라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했다. 그리고 5년이 지난 2023년말에는 순자산총액이 무려 27조원(124%) 증가한 48.7조원을 달성했다. 그런데도 시장점유율은 거꾸로 40.3%로 12.8% 감소했다.

ETF 시장이 성숙해질수록 1위의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국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는 블랙록의 점유율이 해가 갈수록 꾸준히 낮아지고 있다. 따라서 이런 현상이 특별히 이상한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위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성장세는 주목된다. 5년전인 2018년말에 23.8%였던 점유율이 5년뒤인 2023년말에는 36.9%로 상승폭이 무려 13%에 달한다. 이제 삼성자산운용과의 격차는 3.4%에 불과하다. 순자산가치총액도 44조7000억원을 기록해 지난 5년간 34조9000억원(357%)을 증가시키는 괴력을 발휘했다.

◆ 미래에셋 성공비결은 해외주식형 ETF

2024년 3월말 기준 미래에셋의 TIGER ETF 중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한 상품은 총 11개다. 이 중 주식형 상품이 무려 9개다. 채권형은 2개에 불과하다. 주식형 9개 중 해외주식형이 5개, 국내주식형이 4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미래에셋의 ETF 상품 중 순자산 규모 1위와 2위는 6조7000억원의 'TIGER CD금리투자KIS(합성)' ETF와 4조6000억원의 'TIGER KOFR금리액티브(합성)' ETF다. 둘 다 채권형이라 규모는 크지만 총 보수율은 0.03%에 불과하다. 실제 미래에셋의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건 아직 0.49%의 수수료율을 지켜내고 있는 해외 주식형 ETF 들이다.

미래에셋은 해외주식형 펀드의 선구자답게 적절한 시기에 미국 나스닥100이나 S&P500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를 출시해 순자산이 각각 3조원을 돌파하는 대 성공을 거뒀다.

또 필라델피아반도체, 미국테크TOP10, 차이나 전기차 등의 해외 주식형 섹터 ETF로도 각각 순자산이 2조원을 돌파했다. 다양한 해외주식형 ETF를 적절한 시기에 전략적으로 출시해 급격한 자산 증가에 성공한 셈이다.

◆ 꾸준히 성장하는 부동의 1위 삼성자산운용

2024년 3월말 기준 삼성의 KODEX ETF 중 순자산 1조원을 돌파한 상품은 총 12개다. 이 중 채권형 상품이 5개, 주식형 상품이 7개다. 미래에셋과 비교하면 채권형 상품 비중이 높은 편이다. 주식형 상품 7개 중 5개는 국내 주식형, 나머지 2개는 코스피 레버리지와 인버스 주식형이다.

삼성의 ETF 상품 중 순자산 규모 1위는 7조7000억원의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다. 2위는 22년 전인 2002년 10월에 상장시킨 'KODEX 200'이다. KODEX200은 한국증시의 대표적인 주식형 ETF로 7조5000억원의 순자산 규모를 자랑한다.

삼성은 해외보다 국내증시에 특화된 섹터 ETF의 성공 사례가 많다. 삼성그룹주, Top5Plus, 2차전지 ETF가 가뿐하게 순자산 1조원을 훌쩍 돌파했다. 선제적으로 출시한 KODEX 레버리지와 인버스 ETF 상품도 각각 2조2000억과 1조6000억원의 자산규모를 자랑하며 꾸준히 인기몰이 중이다.

해외주식형 ETF로는 '미국 S&P500' ETF와 '미국 나스닥100' ETF가 각각 9700억원과 7300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아직 1조원에는 못 미친다. 해외 주식형에서는 글로벌 네트워크가 강한 미래에셋이 앞서 나가고 있다.

◆ 2023년 삼성의 승부수… 2개 상품으로 10조원 증가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쟁은 2023년부터 미묘하게 달라졌다. 2023년 한 해 동안 삼성은 15조7000억원(49.9%)이 증가한 48조7000억원의 순자산으로 1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순자산을 가장 많이 증가시켰음에도 점유율은 오히려 1.7% 감소한 40.3%로 낮아졌다. 이는 기존 총 자산이 너무 커서 불리한 부분이다.

 

미래에셋도 15조1000억원(51%) 증가한 44조7000억원의 순자산을 달성하며 2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미래에셋 역시 기존 총 자산이 너무 커 순자산 증가액이 상당했음에도 점유율은 거꾸로 0.8% 감소한 36.9%를 기록했다. 삼성과의 격차를 소폭 좁혔지만 판을 뒤집기에는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2023년 삼성의 승부수는 단 2개의 ETF였다. 2023년 6월에 상장된 'KODEX CD금리액티브(합성)' ETF는 9개월만에 7조7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또 2023년 9월에 상장된 'KODEX 24-12 은행채(AA+이상)액티브' ETF도 불과 6개월만에 2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이 2개의 ETF만으로 순자산이 무려 10조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2개 다 채권형이라 수익성은 낮다. 하지만 순자산 증가에는 용이한 상품들이다. 삼성의 1위 수성 의지는 강력하다.

추격자 미래에셋이 2023년 새로 출시해 대성공한 상위 3개의 ETF를 정리하면 TIGER 24-12 금융채 ETF, TIGER 2차전지소재Fn ETF,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를 꼽을 수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ETF를 출시하며 맹렬한 추격전을 벌이고 있지만 1위 수성 의지가 강력한 삼성을 역전하기는 쉽지 않다.

◆ 2024년에도 계속되는 삼성과 미래에셋의 전쟁

막대한 총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과 미래에셋은 새로운 신상품 개발을 통해 순자산 규모를 계속 늘려 나가고 있다. 그런데 굳이 신상품을 개발하지 않아도 삼성과 미래에셋의 순자산은 자동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왜일까? 증시가 상승할 경우 이미 상장된 기존 ETF들이 고스란히 혜택을 받기 때문이다.

좀 더 정교하게 따져보면 한국 증시 상승률이 높을 경우 국내 ETF 비중이 높은 삼성자산운용이 유리하고 미국 증시 상승률이 높을 경우 해외 ETF 비중이 높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유리하다.

2024년 1분기에는 한국증시와 미국증시가 모두 호조를 보이면서 삼성과 미래에셋도 각각 7조3000억원과 6조4000억원이라는 양호한 순자산 증가를 보였다. 그럼에도 점유율은 삼성자산운용이 0.1%, 미래에셋자산운용이 0.3% 감소한 게 특징적이다. 미미하지만 오랜만에 미래에셋 감소폭이 삼성보다 더 크다는 사실도 눈에 띈다.

2024년 1분기에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각각 4개의 ETF를 새롭게 출시했다. 삼성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주식형에 힘을 실었고 미래에셋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채권형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삼성의 신상품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해외 주식형'인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 ETF'다.  출시 2개월만에 1269억원의 순자산을 달성하며 순항하고 있다. 불과 2주뒤에 미래에셋이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 ETF'를 출시했지만 순자산은 456억원에 그쳤다. 3배 가까운 격차다.

미래에셋의 신상품 중 눈에 띄는 건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로 출시 2개월만에순자산 5654억원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은 최근 들어 자산증가에 유리한 채권(CD)형 ETF에 힘을 주고 있다.

2024년 1분기 신상품 경쟁 결과 삼성은 5579억원, 미래에셋은 9932억원의 순자산을 달성했다. 미래에셋이 4000억원 이상 더 많다. 반면 1분기 전체 ETF 순자산 증가액은 삼성이 미래에셋보다 9000억원 이상 더 많다. 장군 멍군이다. 이 전쟁에서 최후의 승자를 예측하는 건 너무 섣부르다.

◆ 미국 블랙록 VS 뱅가드 경쟁도 치열

ETF 전쟁은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세계 금융의 중심 미국에서도 ETF 전쟁이 한창이다. 미국 ETF 시장점유율 1위와 2위를 달리고 있는 블랙록과 뱅가드의 치열한 전투도 흥미로운 관전포인트다.

미국 ETF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블랙록의 시장점유율은 5년 전인 2018년에는 40%에 육박했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점유율이 꾸준히 감소해 2024년3월말 기준으로는 31.4%까지 낮아졌다.

반면 오래 전부터 낮은 수수료율의 인덱스 펀드로 인기몰이를 했던 뱅가드는 그 전략을 그대로 ETF에도 적용 중이다. 이에 따라 뱅가드의 ETF 점유율은 28.9%까지 꾸준히 상승해 왔다. 블랙록과의 격차는 2.5%에 불과하다.

3위인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14%, 4위인 인베스코는 5.8%, 5위인 찰스 슈왑은 3.9%로 모두 만만치 않은 경쟁사들이다. 추가로 수 많은 소규모 운용사들도 대거 ETF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는 ETF 시장의 높은 성장성에 기인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미국과 한국의 이 엄청난 ETF 전쟁 속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건 누구일까? 바로 평범한 금융 소비자들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ETF 전쟁이 최종 승리자 없이 계속 지속되는 게 가장 유리하다. ETF 전쟁이 계속되어야 하는 이유다.

 

④편에서 계속…

longinus@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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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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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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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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