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환경

속보

더보기

[유기견 표류기](중) 민간 입양센터, 비용·민원 현실 벽 높아

기사입력 : 2024년02월17일 06:01

최종수정 : 2024년02월17일 06:01

후원·봉사에 의지하는 구조
소음 민원·집단 유기 대상되기도
"그래도 접근성 좋아야 입양 기회 늘어"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얼마까지 생각하고 오셨는데요?"

지난 16일 강아지를 분양하는 이른바 '펫숍'이 밀집한 서울 충무로역 인근 대로변.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가자 '무슨 종을 찾냐'는 질문이 나왔다. 망설이는 표정을 짓자 '원하는 가격에 맞춰주겠다'는 말이 이어졌다.

펫숍에서 강아지를 구매하는 것은 간단하고 쉽지만, 상대적으로 서울 도심에서 유기견 입양센터는 찾아보기 힘들다. 유기견 입양률을 높이기 위해선 펫숍처럼 유기견 입양센터도 쉽게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어야 하지만, 도심 내 높은 유지 비용과 소음 민원 등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 카라 더불어숨센터 2층에 위치한 입양센터 아름품 모습.[사진=노연경 기자]

◆ 후원·봉사에 의지…경기 어려워지면 후원 줄어

정부 예산을 받을 수 있는 지자체 유기견 입양센터와 달리 민간에서 운영하는 곳은 온전히 후원과 봉사에 의지하고 있다. 최근엔 경기가 불황으로 기업 후원도 마저 줄고 있다는 것이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사무실 더불어숨센터에서 유기견 입양센터인 아름품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아름품에서 보호하고 있는 반려동물 수는 강아지 58마리와 고양이 15마리로 73마리에 달한다. 최근 보령 번식장에서 동물권 단체들이 대형 구조를 진행하면서 아름품에도 41마리의 강아지가 추가로 들어왔다.

장효영 카라 입양팀 활동가는 "사료 회사들이 남는 재고로 후원을 해주곤 했는데, 올해부턴 경기가 어려워져서 재고도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며 "기업 후원담당자들 얘기를 들어보면 올해 후원이 작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구조·유기로 보호 동물 느는데…'시끄럽다' 소음 민원

경기에 따라 후원이 줄어들곤 하지만, 입양을 보내야 하는 유기견 수는 종종 예기치 않게 늘어나기도 한다. 일례로 지난 6일에는 카라 더불어숨센터 앞에 반려묘 8마리를 집단 유기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아름품에서 보호하고 있는 고양이 15마리 중 8마리가 이때 집단 유기된 고양이다. 

도심 외곽에 위치한 보호소들은 이 같은 유기를 막기 위해 일부러 자세한 주소를 노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도심에 위치한 유기견 입양센터는 종종 이런 집단 유기 표적이 되곤 한다.

흔히 말하는 '품종견'이 아니란 이유로 혹은 사람 손을 잘 안 탄다는 이유로 입양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아름품에서 3년을 지낸 달비는 관악산에서 무리 생활을 하다 구조됐다. 사람 손에 익숙하지 않은 탓에 곁을 잘 내주지 않아 오랜 기간 아름품에 머물게 됐다. 

일정 공고 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시키는 보호소와 달리 아름품은 보호 동물이 새 가족을 찾을 때까지 책임진다. 이 때문에 입양을 기다리는 보호 동물들이 있는 상태에서 집단 유기가 발생하거나 대형 구조에 들어가면 갑자기 보호 개체수가 확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도심에서 유기견 입양센터를 운영하기 어려운 또 다른 이유는 소음민원이다. 아름품 1층 뒷문으로 연결된 작은 마당은 주택가와 맞닿아 있어 종종 소음민원이 들어온다. 보령 번식장에서 구조한 강아지들을 수용할 곳이 없어 1층에서 보호하기 시작하면서 최근에는 옆 건물로부터 민원을 받기도 했다.

봉사자 박소영 씨가 아름품에서 보호 동물들을 보살피고 있다.[사진=노연경 기자]

그럼에도 활동가들은 도심 내 유기견 입양센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장효영 활동가는 "접근성이 좋은 도심에 있으면 유기견을 보러오는 사람도 자연스럽게 는다"며 "그래서 파주 입양센터에서 금방 입양을 갈 수 있을 것 같은 보호 동물을 아름품으로 옮기는 작업도 한다"고 설명했다.

 

yk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