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사회 교육

속보

더보기

[기고] 지리감(地理感)을 일깨우며

기사입력 : 2024년01월26일 14:40

최종수정 : 2024년02월27일 10:56

정성훈 대한지리학회 회장(강원대 지리교육과 교수)

'지리감(地理感)'

사전적으로 '지형이나 길 따위에 대한 감각이나 지각'(네이버 사전)을 말한다. 여기에서 '지리'가 '일상생활에서 일정한 곳의 지형이나 길 따위의 형편'에 해당한다면(나무위키), 감각이나 지각을 뜻하는 '감'은 '지구 표면에 존재하는 사물을 의식하거나 이에 대한 의식 변화가 생기는 것'을 말한다.

이런 견지에서 '지리감'은 '개인이나 집단의 지리적 지식과 논리로 세상을 바라보는 견해나 사상'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당대 삶의 터전을 특징짓는 땅울림으로 나타난다. 다음에서 이러한 지리감으로 인해서 나타나는 '땅울림'의 몇 가지 사례들을 살펴보자.

정성훈 대한지리학회 회장(강원대학교 지리교육과 교수)

먼저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들의 지리감으로 인해서 나타난 '땅울림'의 유형들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경제적으로 경부축 건설을 통해서 국가 경제발전의 성장축을 만들었고, 정치적으로는 영호남 갈등의 씨를 뿌렸다.

이후 신군부를 주도한 전두환 대통령(1980년 5월 18일 당시, 중앙정보부장 서리)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압으로 우리나라 역사에서 '너무나도 가슴 아픈 호남'을 만들면서 영호남 갈등을 극한으로 몰아갔다.

노태우 대통령은 서해안 시대를 통해서 '광주'의 치유를 고민하기도 했지만 '광주'는 치유할 수도, 치유될 수도 없는 땅울림으로 자리 잡았다. 21세기 우리는 '추모와 관광이 결합해 승화하고 있는 광주'(신혜란, 2022, 누가 도시를 통치하는가)의 지리감을 공유하고 있다.

또 노태우 대통령은 서울로 집중된 인구를 분산시키고자 안양, 평촌, 산본, 분당, 일산 등에 신도시 건설 정책을 추진했고, 이는 서울의 인구를 경기도에 분산시키는 일부 효과는 얻었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경기도와 인천을 연결하면서 수도권이라는 괴물의 발육을 돕는 계기가 돼버렸다.

김영삼 대통령은 이른바 'IMF 시대'(동아시아 금융위기 시대), 글로벌 자본의 강력한 횡포로 인한 국가 공간의 처참한 부도 위기를 겪었다. 이는 1990년대 초반 세계화라는 '글로벌 지리감'에 대응했던 대한민국 지리감이 떨어져서 나타난 결과이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1980년대 중반 이후 급격한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산업위기에 대응하고자 1998년부터 대구 섬유산업, 부산 신발산업, 경남 기계산업, 광주 광(光)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산업 육성의 단초를 마련했다. 이는 국가 중심의 산업발전의 일부를 지역단위로 전환하는 계기가 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통해서 국가발전의 분배 구도를 만들었고, 정치적으로 수도권 대 비수도권이라는 새로운 지역주의를 탄생시켰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은 이 시기 기획된 행정중심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새로운 균형발전 동력으로 인해서 지역 간 대이동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통해서 자연재해에 도전하는 토건정책을 펼쳤지만, 이는 자연 공간을 대상으로 정치경제적 실험을 한 것이었고, 국민과 합의가 결여된 지리감의 결과로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 시기 또 다른 차원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지역경쟁력의 규모를 16개 광역시·도에서 5+2 광역경제권(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동남권, 강원권, 제주권)으로 재편해 지역정책 단위에 대한 지리감을 확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개별 광역시도 발전에 단초를 마련하는 창조경제혁신센터 사업을 통해서 '대기업의 지역 할당제' 정책의 바탕을 마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뾰족한 지역정책 없이 지역을 관망했다.

역대 대통령들의 지리감은 우리 국민들을 때로는 희망의 시대로, 때로는 좌절과 절망의 시대로 이끌어가면서 어느덧 대한민국은 인구와 지역 소멸 위기의 시대를 본격적으로 맞이하게 됐다.

다음으로 세상과 소통의 결과로 만들어지는 미술작품이 지닌 지리감을 들 수 있다. 박수근의 작품에 나타난 '돌판에 글씨나 그림을 아로새기듯 각인된 인상을 주는 선조(線彫)'(오광수, 2005, 자료로 본 우리의 화가 박수근, 한국미술연구소)는 마치 그의 고향에서 늘 볼 수 있는 화강암 경관을 연상시키면서 그가 작품을 통해 철저히 지역적 삶의 일상과 상호작용함을 보여준다.

이 같은 지리감의 확대는 최근 '그림에 담긴 지리이야기'(임은진·어우러진 지리이야기, 2022)로 이어지면서, 저자들은 벼농사 지역의 기후 조건과 경제 구조를 그린 단원 김홍도의 '벼타작', 지중해성 기후를 지닌 프랑스 남부 지방 아를(Arles)을 담은 고흐(Gogh)의 '아를의 붉은 포도밭' 등 다양한 작품들이 지닌 지리감을 논하기에 이른다.

지리감은 인간이 주체가 되어 펼치는 다양한 환경과의 상호작용에서 주로 구현돼 왔지만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식물과 동물의 지리감 또한 강조되면서 지리감의 주체는 모든 생명체와 자연 간의 상호작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류는 잘못된 지리감으로 자연과 상호작용하면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등장하는 새, 도도를 약 200년에 걸쳐 멸종시킨 경험을 갖고 있다(이우평, 2023, 한권으로 떠나는 세계 지형 탐사). 이렇게 지속된 지리감의 결핍으로 인해 자연은 이상 기후라는 결과를 인류에게 되돌려 주면서 결국 우리는 탄소중립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면서 복잡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나타나는 지리감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리고 글로벌 차원에서 벌어지는 국가 간 영토 전쟁, 부의 재편, 산업을 둘러싼 지정학적 갈등 등 세상을 통찰할 수 있는 지리감 확립이 절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세계의 이면에 놓인 진실을 바라보기 위해서는 개인적·공동체적 지리감의 축을 바로 잡아주는 지리학이 필요하다. 학술적 차원에서 '지리학(地理學)'은 지역, 국가, 세계 등 다양한 공간적 단위에서 인간과 자연의 소통을 통해 나타나는 인문 및 자연 현상의 다양성과 상호 관련성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한지리학회는 앞으로 우리의 삶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는 지리감을 대중과 소통하고 깨달으면서, 학문적·실천적 차원에서 우리들의 지리감을 일깨우고자 한다.

▶정성훈 강원대학교 지리교육과·지역산학협력학과 교수는= 대한지리학회 회장(2023∼2024)이다. 前 한국경제지리학회장, 산업클러스터학회장,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장 및 사범대학장을 역임했다. 2025년부터는 차기 국제지역학회장으로 선출되어 활동할 예정이다.

 

※ 외부 필진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wideope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한중, FTA 2단계 협상 재개키로...서비스·문화·관광·법률까지 개방 확대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우리나라와 중국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재개키로 합의했다. 그간의 상품 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서비스 분야에서 문화, 관광, 법률 분야까지 양국 간 개방을 확대한다. 또한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가 참여하는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해 다음달 첫 회의를 개최키로 했다. 이밖에 중단됐던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를 13년 만에 재개하며 올 하반기에 한중 공급망 협력‧조정 협의체와 한중 수출통제 대화체도 개최키로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에 앞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2024.05.26 photo@newspim.com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과 리창 중국 총리와의 양자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김 차장은 "윤 대통령은 먼저 '어떤 대내외 환경 속에서도 한중 양국이 소통을 지속해나가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만 서로 존중하면서 공동 이익을 추구하고 역내 평화와 번영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고 제안했고 이에 대해 리창 총리는 '오늘 같은 유익한 대화가 이어지길 바란다. 중국은 한국의 좋은 친구, 좋은 이웃, 좋은 동반자가 되고 싶다. 앞으로 한중 우호 관계를 계속 발전시키고 상호 신뢰 관계를 제고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우선 고위급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해서 6월 중순 첫 회의를 개최한다. 외교부와 국방부 당국 간 2+2 협의체라고 볼 수 있는데 외교부 차관과 국방부 국장급 관료가 참석하게 된다"며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새로 출범시키면서 그동안 있었지만 뜸했던 대화체도 하반기에 다시 이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경제 협력 분야, 투자 분야에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가 13년째 중단됐는데 다시 재개하기로 했다"며 "한국 산업부, 중국 상무부 간 장관급 협의체로서 양국 간 무역, 투자 활성화에 기대를 걸어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양국 간 투자, 기업 활동을 얘기하면서 윤 대통령은 리창 총리에게 '우리 기업들이 중국에 보다 활발히 투자하고 이미 가 있는 기업들이 보다 안심하고 기업 활동을 펼 수 있도록 글로벌 기준, 스탠다드에 맞는 경제, 투자 지원정책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고 여기에 대해 리 총리는 '법치에 기반한 시장화를 계속 추진하겠다. 국제화를 더욱 더 높여나가겠다'고 화답함으로서 한국 기업에 대한 배려 지원 의지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리창 중국 총리와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2024.05.26 photo@newspim.com 대통령실에 따르면 양국은 경제·통상 관련 한중 간 경제 협력이 서로의 경제와 민생에 기여하는 중요한 원동력이라는 데 공감하면서, 양국 간 교역·투자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2011년 이후 중단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를 13년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또한 FTA 수석대표회의를 6월 초 개최해 한중 FTA 후속협상의 동력을 다시 살려 나가기로 했다. 이밖에 올해 하반기 '한중 공급망 협력‧조정 협의체' 개최, '한중 공급망 핫라인' 수시 가동, '한중 수출통제 대화체' 출범 등을 통해 원자재와 핵심광물의 수급 등 안정적 공급망 관리를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양측은 올해 하반기에 제2차 '한중 경제협력교류회'를 개최해 양국 기업인들과 중앙, 지방 정부 관계자들 간의 교류와 협력도 촉진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한중 간 항공편과 인적 교류 규모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양국 간 인적 교류를 더욱 활성화해 나가자고 했다. 양측은 마약·불법도박·사기(피싱) 등 초국경 범죄 대응을 위해 경찰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해 국민 안전을 실질적으로 증진시켜 나가기로 하는 한편, 한중 인문 교류 촉진위원회를 재가동하고,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양국 청년 교류 사업을 재개해 나가기로 했다. kimsh@newspim.com 2024-05-26 18: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