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에 자신의 파벌인 기시다파 해산 카드를 꺼냈지만, 내각 지지율은 여전히 위험 수준이란 여론 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지난 20~21일 전국 11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 조사 때와 같은 2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률도 지난달 조사 때와 같은 66%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3일 자민당 내 정치자금 비자금 스캔들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요미우리신문도 지난 19~21일 전국 여론조사 결과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24%로 지난 2012년 자민당 정권 복귀 이래 최저였던 지난해 11월 때 조사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날 보도했다.
지난달 조사 때는 1%포인트(p) 오른 25%를 기록했는데, 다시 하락한 것은 자민당 파벌의 비자금 스캔들을 둘러싼 일본 국민의 정치적 불신이 여전히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분석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도쿄지검 특수부가 기시다파 전 회계 책임자를 기소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19일 파벌 해산 의사를 표명했다. 같은 날 최대 파벌 아베파와 다른 파벌 니카이파도 해산을 발표했다.
일본 정치권에는 지지율 20%대를 위험 수준으로 여긴다. 이보다 아래로 떨어지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한다고 판단해 총리를 교체한다. 이번 여론 조사는 파벌 해산 발표 후에 이뤄졌음에도 내각 지지율은 기시다 총리 교체 직전의 위험 수역에 머물고 있다.
요미우리는 자체 여론조사에서 기시다파 해산에 동의한다는 응답률은 60%로 과반에 달했다. 자민당이 설치한 정치쇄신본부에 대한 기대는 17%에 그친 반면 '기대할 수 없다'는 응답률은 75%에 달했고 각 파벌 간부가 국민에게 일련의 문제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 국민 여론은 무려 92%였다.
요미우리는 "정치 불신이 심각하다"며 "자민당이 검토 중인 정치개혁 방안에 대한 실망감이 확산하면 총리의 구심력 저하를 피할 수 없고 위태로운 정권 운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자민당 정치쇄신본부는 오는 26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 앞서 일부 협의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쇄신본부는 파벌이 법을 위반했을 경우 당이 활동 정지나 해산을 요구하거나 파벌의 정치자금 모금 행사와 개각 시 인사 추천 등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파벌 정치자금 보고서에 대한 외부 감사를 도입하는 방안이 부상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날 보도했다. 정치자금규정법에는 국회의원의 자금관리단체 등에 외부 감사는 의무화했지만 파벌은 대상 외였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21일 NHK방송에 "정치자금 법률 위반 시 회계 책임자뿐만 아니라 정치가도 책임을 지게 하는 제도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드러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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