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비대위 행보 주목...당정관계 재정립 관건
"김건희 특검법 대응 아쉬워...與 한계 못 벗어나나"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윤석열 정부가 3년차에 들어서는 시기 치러지는 총선 성적은 남은 임기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을 좌우할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당인 국민의힘 상황은 쉽지 않아 보인다. 참패했던 지난 21대 총선에 비해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각종 여론조사와 지표들이 여권 내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돌입한 여당은 '한동훈'이라는 카드를 앞세워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복안이나 결국 중요한 것은 '윤석열 리스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좌우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한동훈(가운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왼쪽 세 번째) 당대표 권한대행 등 참석자들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3.12.26 pangbin@newspim.com |
◆ 尹대통령 지지율이 곧 與 지지율..."대통령 변화가 승리의 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3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내년 총선 '정부 견제론'이 우세하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한국갤럽이 12월 5일부터 사흘 간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물은 결과 정부 견제론이 51%로 '정부 지원론'(35%)을 크게 앞질렀다. 견제론은 3월부터 매달 이어진 10차례 조사에서 꾸준히 50% 안팎을 유지한 반면 지원론은 30%대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여당의 총선 성패는 대통령의 인기에 크게 좌우된다. 그렇기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윤 대통령이 선거 승리를 견인하기보다는 오히려 정부 심판론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윤 대통령의 변화"라면서 "정권 심판론이 여전히 거센 이유가 있다. 스스로 논란을 자초했고 불통 정치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혁신위가 목소리는 냈지만 대통령과 당의 관계 정립에 대한 부분은 제대로 해결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과 지도부의 희생을 요구하긴 했으나 이마저도 따지고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며 거부한 것"이라며 "총선 승리의 키는 결국 대통령의 변화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국무위원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2.05.26 photo@newspim.com |
◆ 한동훈 비대위, 당정관계 재정립 우려는 여전..."한계 벗어나지 못해"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위기에 빠진 당을 수습하고 총선 승리를 이끌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젊고 스마트한 이미지로 '차기 대권주자'까지 언급되던 인물이다.
다만 여전히 물음표는 남아있다. 한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검사 시절부터 인연이 시작돼 윤 대통령의 검찰총장 재직 시절 역대 최연소 검사장에 올랐고, 현 정부에서는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활약했다.
'윤심'을 대변할 수 있는 한 위원장이지만 반대로 총선 승리 조건으로 여겨지는 당정관계 변화에는 제약이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따라붙는다.
한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이같은 시각에 대해 "대통령은 여당이 있기 때문에 정책 설명을 잘할 수 있고 여당이 사랑받아야 대통령이 힘을 갖게 된다"면서 "우리는 우리의 할 일을 하면 되는 것이고 대통령은 대통령의 할 일을 하면 된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최근 본회의를 통과한 '김건희 특검법'을 대하는 한 위원장의 태도에서도 당정관계 재편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고 여권에서도 수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 바 있다. 다만 한 위원장이 취임한 직후 여당이 특검법을 '악법'으로 규정하고 절대 수용 불가 방침을 정함에 따라 당정관계 개선의 첫 단추부터 꼬였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당을 중심에 놓고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것이 비대위가 해야 할 과제"라며 "대통령실에서 주는 메시지를 받아 쓰는 것이 아니라 당 내의 풍푸한 논의를 통해 나온 결과를 가감없이 대통령실에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고 결국 특검법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있었다. 그런데 한 위원장이 이에 대해 악법이라고 명확하게 이야기를 했다"면서 "한동훈 비대위도 결국 김기현 대표 체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총선을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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