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2024 산업 전망] 불황형 소비 그림자…유통업계 생존경쟁

기사입력 : 2023년12월01일 16:40

최종수정 : 2023년12월05일 09:10

내년 소비시장 성장률 1.6% 전망
희망퇴직·물갈이 인사로 위기 대비
'오프라인' 투자하며 본업 살리기 나서

[서울=뉴스핌]노연경 기자 = 2024년 유통산업은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계속되면서 생존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기업들은 최대 매출, 성과급으로 훈훈한 연말을 보냈던 작년과 달리 올해는 창사 이래 첫 희망퇴직, 대규모 물갈이 인사로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불황에 정면 돌파해야 하는 내년에는 '본업 경쟁력'을 키워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마트 '쓱데이' 행사 첫 날인 지난 17일 이마트 용산점 내부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사진=이마트]

◆할인에만 지갑연다…'불황형 소비' 시작

할인 기간에만 지갑을 여는 '불황형 소비'는 올 연말부터 본격화됐다. 유통업계가 올 연말 쇼핑행사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소비 심리가 침체해 있어 예년처럼 성과가 나올지 걱정된다"라고 우려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3일부터 19일까지 진행한 그룹사 최대 쇼핑 행사 '쓱데이'에서 지난 행사 대비 22% 증가한 1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진행한 '무진장 블랙프라이데이'도 지난달 22일 하루 동안 500억원의 판매액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행사 첫날보다 42%가량 높은 금액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평상시엔 소비하지 않다 할인이 들어간 행사 기간에만 지갑을 여는 것은 전형적인 '불황형 소비'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먹기리와 같은 필수 지출 항목 외에 의류와 화장품 같은 선택적 소비는 최대한 줄이다 평상시보다 저렴한 가격에만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이 올해 가장 크게 체감한 것도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침체다. 대한상공회의소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유통업계의 가장 큰 이슈로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54.8%)'이 꼽혔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힘들다

문제는 올해보다 내년 소비 전망이 더 안 좋다는 것이다. 대한상의가 소매유통기업 250개 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24년 소비시장 전망' 결과를 보면 내년 소매시장은 올해 대비 1.6% 성장에 머물 것으로 집계됐다. 2021년 7.5%, 2022년 3.7%, 올해 1~9월 2.9% 등 성장률을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56.8%)은 내년 유통시장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유로는 ▲소비심리 위축(66.2%) ▲금리 인상 및 가계부채 부담 증가(45.8%) ▲고물가 지속(45.8%) 등이 꼽혔다. 

장근무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내년에는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계속되고 인구구조 변화의 영향이 가시화되면서 소매시장이 저성장기로 들어설 가능성이 커졌다"며 "시장 정체기에는 기존과는 다른 차원의 상품, 가격, 판매전략 마련이 필요하고 고객경험 개선과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희망퇴직·물갈이 인사…'위기 대응' 나선 기업들

짙게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에 유통기업들은 생존전략 마련에 나섰다. 올해부터 불기 시작한 희망퇴직 바람이 그 시작이다.

11번가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받기 시작했다. 모회사인 SK스퀘어가 상장과 매각이 모두 어려워진 상황에서 경영권을 재무적 투자자(FI)에게 넘기는 등 위기 상황에 내린 결정이다.

앞서 롯데홈쇼핑도 홈쇼핑 업황 부진에 이기지 못하고 지난 9월 첫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제빵업계 1위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 파리크라상도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조직에 큰 변화를 주며 내년을 대비하기도 했다. 신세계그룹은 대표이사 40%를 교체하는 최대 규모의 '물갈이 인사'를 단행하며 이마트 부문과 신세계 부문 대표를 동시에 교체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경영전략실의 수장도 8년 만에 교체하며 조직을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경영전략실 개편 후 처음으로 주재한 회의에서 '일하는 방식을 싹 다 바꿔라'고 주문했다.

◆위기일수록 기본으로

위기 상황에서 기업들은 기본으로 돌아가겠다는 다짐이다. 한채양 이마트·이마트24·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는 "회사의 모든 물적, 인적 자원을 본업 경쟁력 강화에 쏟겠다"고 밝혔다.

뜸했던 신규 점포 출점과 기존점 리뉴얼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양적·질적 성장을 이루고 대형마트와 편의점, 슈퍼마켓의 상품을 통합 운영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백화점 업계도 '오프라인에 대한 투자'를 통해 본업 경쟁력 회복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연도별 투자 계획에 올해(2880억원)보다 1.6배가량 많은 4560억원을 배정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월부터 개점 10년 만에 수원점 새단장을 시작했고, 롯데의 핵심 상권인 잠실점 본관도 곧 새단장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고금리에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고, 부동산 경기도 좋지 않아 내년 경기도 올해만큼 안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만큼 소비심리 위축이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yknoh@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환율 한때 1480원대...2009년 3월이후 최고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장중 1480원을 돌파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27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 전광판에 환율이 나타나고 있다. 2024.12.27 mironj19@newspim.com   2024-12-27 12:56
사진
'모바일 주민증' 27일부터 시범 발급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앞으로 17세 이상 국민 모두가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에 담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27일부터 전국민의 신분증인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한다고 26일 밝혔다.                             모바일 주민등록증= 행안부 제공2024.12.26 kboyu@newspim.com 행안부에 따르면,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먼저 세종특별자치시, 고양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발급을 해 시스템 안정성을 검증한 뒤 내년 1분기 중 전국에서 발급할 계획이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주민등록법령에 따라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되는 법적 신분증으로, 기존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모든 국민(최초 발급자 포함)이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2021년부터 제공된 모바일 운전면허증, 국가보훈등록증, 재외국민 신원확인증에 이어 네 번째 추가되는 모바일 신분증이다. 행안부는 먼저 세종시, 전남 여수시, 전남 영암군, 강원 홍천군, 경기 고양시, 경남 거창군, 대전 서구, 대구 군위군, 울산 울주군 등 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하며, 이후 내년 1분기 중으로 전 국민에게 발급할 계획이다. 시범 발급 기간 동안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해당 지역인 주민들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IC주민등록증'을 휴대폰에 인식시키거나 'QR 발급' 방법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신청할 수 있다. 전면 발급 시에는 정부24에서도 신청이 가능하며, 신청 시 6개월 이내의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QR 발급 방법은 사진 제출이 필요 없지만, 주민등록증 사진이 오래된 경우 모바일 신분증 앱에서 안면 인식이 어려울 수 있어 재발급 후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가능하다. 한편,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을 적용하여 개인정보 유출 및 부정 사용을 방지하고 높은 보안성을 제공한다. 본인 스마트폰에만 발급되며, 분실 시에는 잠김 처리되어 도용을 막을 수 있다. 고기동 행안부 차관은 "1968년 주민등록증 도입 이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변화가 이루어졌다"며 "이번 시범 발급을 통해 국민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oyu@newspim.com 2024-12-26 13: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