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화학 등 4개 계열사, 후속 펀드 출자 결정
신규 스타트업 발굴 및 신기술 투자 선순환 체계 강화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LG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운용 펀드 규모를 1조원으로 확대하면서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는 지난 2018년 LG 계열사의 주요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거나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혁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미국 실리콘밸리에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설립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그 동안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유플러스, LG CNS 등 LG 주요 회사 7곳이 출자해 조성한 약 6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해 왔으며 약 70%를 소진했다.
이에, 올해 LG에너지솔루션,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4개 계열사가 후속 펀드 조성을 위한 출자를 결정해 1조원이 넘는 펀드를 운용하게 됐다. 이를 통해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지속적으로 신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신기술 투자 선순환 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가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LG테크놀로지벤처스의 운용 펀드 규모를 1조 원으로 확대하면서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사진은 LG 트윈타워. [사진=뉴스핌DB] |
LG는 지난 5년간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글로벌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펀드 등 64곳에 4000억원 이상 투자하며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 미래 기술 확보에 집중해 왔다. 특히, 인공지능(AI), 바이오, 배터리, 모빌리티 등 분야에 투자한 비중이 누적 투자 금액의 절반에 이른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최근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올인원 솔루션을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올거나이즈(Allganize)',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연구진들이 창업한 기업 '앤스로픽(Anthropic)'에 투자했다.
올거나이즈는 한국, 미국, 일본 등 3개국에서 동시에 사업을 진행, 현재 200개 이상의 기업과 공공기관에 업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AI 솔루션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앤스로픽은 지난 7월에 대규모 언어 모델인 '클로드2'를 공개한 이후, 올해 구글로부터 20억 달러, 아마존으로부터 40억 달러를 유치하는 등 AI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유망 스타트업에 추가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메타버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게임 등 가상 환경에서 사용되는 가상 캐릭터를 제작하는 플랫폼을 개발하는 미국 스타트업 '인월드AI(Inworld AI)'에 올해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LG유플러스는 인월드AI의 AI 기술을 활용해 올해 상반기 어린이 대상 메타버스 서비스 '키즈토피아'의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기도 했다. 또, 리튬이온 배터리 관리 시스템 기술을 보유한 '엘리먼트에너지(Element Energy)'에 3차례, 자율주행 대중교통 및 공공 셔틀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메이모빌리티(May Mobility)'에 3차례 투자했다.
이 밖에도,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스타트업뿐 아니라,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탈 '프라이머사제 파트너스(Primer Sazze Partners)'를 포함해 노스존(Northzone Ventures), USVP(U.S. Venture Partners), 시에라(Sierra Venture Partners), SBVA(Soft Bank Ventures Asia)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 펀드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구광모 LG 회장은 취임 후 이듬해인 2019년,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방문해 글로벌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해 미래 준비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동수 LG테크놀로지벤처스 대표는 "LG 계열사들의 전략적 방향성에 맞춰 미래역량을 강화하는데 협력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을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leeiy52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