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현대건설이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2단계 확장공사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주 낭보를 전한 가운데 ′중동 붐′을 이어가는 K건설 주역으로 자리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에서만 누적 총 170여 건, 약 280억 달러(37조7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안정적으로 수행했다고 25일 밝혔다. 사우디 건설시장의 약 18%에 해당하는 실적이다.

현대건설이 수행한 아람코 대표 프로젝트 위치도. [자료=현대건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는 1973년 고속도로 건설공사 이후 50년간 국내 건설사의 전통 수주텃밭으로 불리며 K건설의 영향력이 가장 큰 국가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창업주 정주영 회장 시절인 1975년 해군기지 해상공사(2억 달러)로 사우디 건설시장에 첫 진출을 한 이래 이듬해인 1976년 '20세기 최대의 역사'라 불리는 주베일 산업항을 건설하며 1970년대 중동건설 붐을 절정으로 이끌었다.

9억6000만 달러에 달하는 계약 총액은 당시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25%에 달하는 금액으로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며 사우디 정부는 물론 중동 지역에서 기술력과 역량을 인정받고 본격적인 해외진출의 기틀을 마련했다. 이 공사는 세계 최대 에너지 기업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회사인 '아람코(Aramco)'가 주베일 지역에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데 핵심 항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후 항만과 담수시설, 고속도로, 내무성 청사 등 수많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사우디의 주요 인프라를 구축했다. 특히 사우디 전력청의 신뢰를 통해 광활한 사우디 사막에서 약 70개의 송·변전 프로젝트를 담당했으며, 현대건설이 건설한 사우디 내 송전선로 길이는 지구의 반을 두를 수 있는 2만㎞에 달한다.

현대건설과 아람코가 다져온 오랜 신뢰는 사우디의 정유·석유화학·가스 분야 산업 발전에 굵직한 족적을 남기는 기반이 됐다.

1979년 얀부 천연액화공장 해상 정박장 공사를 시작으로 쿠라이스 가스처리시설(8억 달러, 2009년 준공), 카란 가스처리시설(14억 달러, 2012년 준공), 우쓰마니아 에탄회수처리시설(8억 달러, 2019년 준공) 등을 수행했다. 현재는 마잔 오일처리시설 및 가스처리공장 부대시설공사(28억 달러, 2024년 준공 예정), 자푸라 유틸리티 및 부대시설 공사(16억 달러, 2025년 준공 예정)를 비롯해 울산에 국내 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설비를 건설하는 샤힌 프로젝트(2026년 준공 예정)를 수행하며 상호 협력관계를 견고히 하고 있다.

한-사우디 건설협력 50주년을 맞아 현대건설은 사우디 투자부와 부동산 및 인프라 분야 개발에 대한 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양국 최대 통신기업인 KT 및 STC와 사우디 데이터센터 건설을 비롯해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한 MOU를 맺는 등 미래사업 분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 주요 발주처와의 신뢰에 기반한 전략적 협력을 보다 공고히 다져 양국의 공동 번영을 위한 K건설의 중동 붐을 '포스트 오일' 시대까지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