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9월2일 콜로라도 선발 4연승 도전
4년만에 쿠어스 필드 방문... 역대 1승 4패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돌아온 괴물'은 과연 '투수들의 무덤'에서도 살아남을까. 류현진의 4연승 도전 장소는 해발고도 1600m에 위치한 쿠어스 필드다. 높은 고도에 공기가 건조해 타구가 붕붕 떠 비거리가 늘어난다. 다른 구장이라면 펜스 앞에서 잡힐 타구가 홈런이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류현진이 다저스에서 뛰던 2019년 8월 1일 이후 4년 1개월 만에 '타자의 천국'에 들어간다.
9월2일 9시40분(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리는 콜로라도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류현진. [사진 = 로이터] |
토론토의 류현진은 9월 2일 오전 9시40분(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와의 원정 6연전 첫 경기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류현진은 여느 투수들처럼 쿠어스 필드에서 약했다. 통산 6경기에 등판해 1승 4패, 평균자책점 7.09를 기록했다. 류현진이 3경기 이상 등판한 MLB 야구장 중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26.2이닝 동안 홈런을 8개 맞았다. 피장타율이 0.667에 달한다. 류현진이 홈런보다도 싫어하는 볼넷도 12개나 내줬다. 홈런을 피하려다 제구가 흔들려 볼넷이 많아졌다. 2017년엔 쿠어스 필드 등판 3경기에서 10과 3분의 2이닝 동안 17실점(12자책점) 하면서 3패를 기록했다. 2019년 첫 등판이던 6월 29일에는 4이닝 동안 홈런 3개 포함, 9안타를 맞고 7점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최근인 2019년 8월 1일 등판에선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의 역투로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 류현진의 자책점 6점 중 절반인 3점을 솔로포 3개로 내줬다. 류현진의 느린 직구나 커브는 핀포인트 제구가 안되면 장타로 연결되기 쉽다. MLB에서 보기 드문 시속 100㎞대 초반의 느린 커브로 재미를 본 류현진에게 쿠어스 필드 등판이 부담스러운 이유다. 게다가 토론토 타선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주전 유격수 보 비셋과 주전 3루수 맷 채프먼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내야 수비가 허술해졌다. 팀 선발 중 가장 많았던 타선의 득점 지원도 적어질 공산이 크다.
그래도 4연승의 기대를 거는 이유가 있다. 더욱 영리해진 류현진의 투구 운용과 콜로라도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꼴찌 타선이라는 점이다.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컷 패스트볼 4구종을 절묘하게 배합해 타자들을 농락해온 류현진이 쿠어스 필드에서는 다른 투구 스퀸스를 선보일 가능성이 크다. 3연승을 거두며 소문난 100㎞대 초반의 느린 커브를 대신할 다른 필살기를 꺼낼 수도 있다. 콜로라도는 가을야구를 포기한 팀이다. 49승 83패 0.371로 내셔널리그에서 가장 승률이 낮다. 홈런이 잘 터지는 '파크 팩터'덕에 팀타율은 0.246으로 중위권이다.
토론토의 처지도 류현진의 승리 욕구에 보탬이 될 수 있다.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 4위인 토론토는 포스트시즌 막차 탑승권이 걸린 3위팀과 3경기 차로 쫓는 중이라 매일매일 필승 각오로 싸운다. 위기에 강한 '코리안 몬스터'였다. '투수의 무덤'에서 살아나오는 괴물을 기대한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