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대…대중국 수출 부진 지속
올해 성장률 전망 1.4% 유지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우려되지만 중국 리스크로 인한 수출 및 국내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을 더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24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월과 4월, 5월, 7월에 이어 5회 연속 기준금리 동결이다.
올해 초 5%를 웃돌던 물가 상승률이 최근 2%대까지 내려온 점이 기준금리 동결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물가 상승률은 2.3%로 2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지난 7월 3.3%를 기록했다. 8~9월 이후 물가 상승률이 3%대로 갈 수 있다고 전망하는 한국은행은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기 둔화로 국내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딜 수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을 실어줬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하반기 경기 회복을 전망했으나 최근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채무불이행 사태라는 악재를 만났다. 중국 내 수요 둔화로 대중국 수출 회복 기대감도 줄어드는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279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16.5% 감소했다. 이 기간 대중국 수출은 22.1% 줄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2023.08.24 ace@newspim.com |
원/달러 환율이 상승 중이나 기준금리 인상으로 제어할 수준은 아니라고 한국은행이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은 중국 부동산 리스크 고조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강달러' 현상이 이어지며 최근 원/달러 환율이 올랐다고 보고 있다. 2.00%포인트(p)까지 벌어진 한국과 미국 간 금리 격차가 원/달러 환율 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게 한국은행 입장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연준 추가 긴축 우려가 불거지나 중국 경기 불안 등을 감안할 때 추가 인상보다는 동결로 대응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 상승은 중국발 경기 부담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위축이 반영된 결과로 한미 금리 차 확대를 우려하며 기준금리를 인상시킬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증가 추세도 우려되나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가며 대출 규제 등 정부 금융정책과 병행해 관리해야 한다고 한국은행이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증가를 이유로 7월 금통위 대비 매파적 입장(금리 인상)을 강화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은행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 1.4%를 유지했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3.5%를 유지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오전 11시10분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 등 금통위 회의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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