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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A 칼럼] 통일부를 위한 변명  

기사입력 : 2023년08월14일 09:36

최종수정 : 2023년08월14일 09:36

사그라들지 않는 부처 폐지론에 술렁
尹대통령 발끈하게 만든 北인권보고서
'진의' 왜곡보고한 참모 때문일 수도
헌법 '통일 조항' 곱씹어 볼 필요 있어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광화문 관가에 '통일부 폐지'라는 유령이 떠돌고 있다. 조직 축소를 통한 기사회생의 안도감도 잠시, 결국 종착점은 정해졌다는 얘기다.

부처의 간판을 떼지는 않겠지만 사실상 해체에 가까운 형해화(形骸化)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거나, "위원회나 청(廳)의 수준으로는 유지될 것"이란 말은 그나마 기대와 낙관이 담겼다. 지난달 말 취임한 김영호 장관이 '마지막 통일부 장관이 될 것'이란 관망은 폐지론의 결정판이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앞서 장차관 동시 경질을 두고는 '윤 대통령이 사실상 통일부를 파면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런 직후인 지난달 2일 나온 대통령의 "마치 대북지원부 같은 역할을 해왔다"는 질타는 결정타가 됐다.

용산 수뇌부는 물론 대통령까지 이렇게 격노케 만든 이유 중 대표적인 게 통일부가 발간한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의 서문(序文) 한 구절이라고 전해진다. 탈북민 508명의 진술을 토대로 북한 정권의 인권유린 실태를 생생히 기록한 책이 화근이 됐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이 책의 영문판을 만들며 "이 보고서에 담긴 수치, 분석, 의견 등 정보의 정확성, 완결성, 신뢰성, 적시성에 대해 보증하지 않는다"면서 "통일부는 이 보고서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직·간접적 피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문구를 넣었다.

언뜻보면 김정은 정권의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는 보고서를 펴내면서도 윤석열 정부와 통일부가 그 신뢰도에 대해서는 발뺌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일부 매체도 이런 점에 착안해 대통령과 보수층을 발끈하게 만들려는 심산에 기사를 쓴 듯하다.

하지만 좀 더 깊숙한 내막을 따져보지 않고 너무 호들갑을 떠는 건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대통령에 대한 기망(欺罔)이란 말까지 나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국문 보고서와 달리 영문판에 '면책조항'을 넣은 건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 북한 인권에 관심이 큰 서방국가와 유엔 등 국제사회의 깐깐한 잣대를 고려한 나름 근거있는 처사로 볼 수 있다. 이들은 한국 정부보다 더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게 북한 인권에 주시해왔지만 검증의 과정 또한 만만치 않다.

통일부 관계자는 "영문판에 문제의 조항을 넣게 된 건 국제사회에 큰 망신을 샀던 탈북자 신동혁 씨 사건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고 귀띔했다.

북한 정치범 수용소에 수감됐다 탈북해 국제 인권단체나 전문가·인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은 신 씨는 2012년 '14호 수용소 탈출'이란 책을 펴냈다. 생생한 체험담에 북한 정권의 잔혹성이 드러난 것으로 평가되면서 27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내용이 허구로 드러나면서 신 씨가 몰락한 건 물론이고 탈북민의 인권관련 증언도 진실성을 의심받는 상황에 처했다. 북한도 이를 열악한 인권 실태를 은폐하고 역으로 선전·선동하는 호재로 삼았다.

이런 반면교사를 잘 알고 있는 담당관이 만약의 불미스런 사태를 막기 위해 직접 유보적인 표현을 넣었다는 게 통일부 내부에서 들려오는 얘기다. 마치 문제가 된 담당관이 '좌파 성향'이라 그런 것이란 억측까지 나오지만 실상은 그 반대쪽에 가깝다는 것이다.

사실 통일부는 북한인권보고서 영문판을 만들면서 시간이 쫓길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있었다고 한다. 용산 국가안보실에서 터무니없는 촉박한 일정으로 영문판 발간을 재촉하고 나선 때문이다.

윤 대통령이 워싱턴 한미 정상회담(현지시간 4월 25일)에 맞춰 보고서 영문판을 가져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미 행정부 관계자들에게 전달하도록 하려고 참모들이 과욕을 부린 게 화근이었다. 통일부 장차관이나 용산의 참모들도 제대로 체크해볼 겨를 없이 비행기에 보고서를 실어 보냈다는 것이다.

물론 윤 대통령과 용산 측에서는 통일부의 '죄목'이 한 두개가 아니라고 항변할지 성낼지 모른다. 탈북 청년 강제북송이나 해수부 공무원의 북한군에 의한 피격·사망 사건 등에 부적절한 대처를 했다고 문제 삼을 수 있다.

그렇지만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국가정보원이 주도해 북송을 강행하는 과정에서 남북 문제와 판문점 연락업무를 관할하는 통일부 담당관들이 일부 관여했다고 이를 중범죄자 취급하는 건 상식을 넘어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자칫 정부가 국제적 망신을 살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고자 노력한 공무원과 부처에 엉뚱한 낙인을 찍는다면 곤란하다.

통일부는 지금 전체 정원의 15% 수준엔 80명을 감축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다. 1급 고위직 간부들은 민간 개방직을 제외하고 모두 사표를 냈고, 다른 간부와 직원들은 선별적으로 인사 조치를 받게 된다.

퇴직이나 타부서 전출 등에 응하지 않을 경우 서울 수유리의 국립통일교육원으로 출퇴근하며 기약 없는 교육연수를 받는 과정에 돌입하게 된다. 별다른 직무 없이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등을 전문가 강사로부터 듣거나 영상을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직원들 사이에 "삼청교육대를 보낸다는 거냐"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통일부를 수술하는 '칼잡이'로 대사 출신의 전문 외교관을 임명한 걸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두 부처는 견원지간이라 불릴 정도로 알력이 심한 것으로 관가에서는 정평이 나있다.

정부중앙청사(현 정부서울청사) 시절 한 건물을 쓰면서 '아랫것들' '상것들' 하는 저속한 표현으로 감정싸움을 했다. 2002년에는 정세현 당시 통일부 장관의 대북 중유지원 관련 발표를 석동연 당시 외교부 대변인이 "공식입장이 아니다"며 서면으로 반박하는 충돌까지 빚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부 출신에게 통일부 숙청을 맡긴 건 굴욕스런 일이란 반응이다.

통일부 내부는 지금 적막감만이 감돈다. 후임 장차관이 임명됐지만 새롭게 신발끈을 고쳐 매겠다는 에너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부처 안팎에선 운명을 예감하는 듯한 비관적 기류만 감돈다.

윤석열 정부의 싸늘한 시선을 고려하면 결국 부서의 몰락이나 사실상의 폐지는 불을 보듯 뻔하다는 관망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용산 쪽에서는 통일부를 안락사 시키기 위한 로드맵이 짜여지고 있다는 입소문까지 번진다.

헌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제69조에서는 대통령이 취임 때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밝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통일은 대한민국과 대통령과 국민이 함께 추구해야 할 지상의 과제이자 공동의 지향점이다. 주무부처인 통일부의 다양한 업무 가운데 정부의 성향이나 대통령의 관심에 따라 어느 한쪽에 치중했다고 이를 잘라내고 담당 공무원을 책벌해야 한다는발상은 근시안적일 수 있다.

윤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헌법의 구절을 곱씹어보고 그 무게에 합당한 판단과 지혜로운 정책결정을 내리길 기대해 본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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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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