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쇄신의 길은 개딸 정당 탈피"
"혁신위, 개딸의 전위대 돼...이재명은 방조"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대표적인 '비명(비이재명)계'로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는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3선·경기 화성시을)은 오는 28일 이재명 당대표의 취임 1년을 앞두고 "이재명 체제 1년은 엉망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한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 1년 동안 벌어진 건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김남국 코인 사태 등에 대해 민주당이 아무런 대응도 못한 것이다. 국민의 신뢰는 점점 떨어지고 혁신위조차도 혁신의 대상이 돼 버렸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이원욱 민주당 의원. 2023.08.10 choipix16@newspim.com |
이 의원은 이 대표를 향한 메시지의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최근 이 대표가 '비명계의 공천 학살을 원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의 '옥중공천'은 진심일 것이라고도 했다.
'발언 수위가 거세지는 이유'에 대해 묻자 이 의원은 혁신위를 언급했다. 그는 "혁신위가 당심과 민심이 어떻게 괴리되고, 총선 승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완전히 제쳐두고 개딸(개혁의 딸·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전위대가 됐다"고 했다.
이어 "(혁신위가) 개딸의 요구사항을 어떻게 하면 반영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는데, 그 혁신을 발굴하고 임명한 이 대표는 단 한마디도 안 했다. 당이 개딸을 완성시키는 데 있어서 이 대표는 방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혁신위는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 반영되는 대의원 30% 투표 비율을 폐지하는 안을 내놨다. 또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당 원로들의 불출마 선언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의원제는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해야 될 문제다. 공천룰은 이미 5월 8일 중앙위원회에서 확정이 됐는데 왜 혁신위가 건드리냐"며 "오히려 혁신위가 만들어지고 나서 당 신뢰가 더 떨어졌다"고 반발했다.
이 의원은 혁신위가 1호 혁신안으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를 냈을 때, 동료 의원 31명과 함께 이를 받아들이는 선언문을 냈다. 그는 "비명계 의원들이 다 나서서 해줬는데, 그때는 다(친명 의원) 방조하고 있었다"며 "이런 행태를 보며 어떻게 화가 안 날 수 있겠냐"고 했다.
이 의원은 '개딸'에 대해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 아니다. 이재명만 사랑한다"고 규정했다.
이유로 "'민주당의 길'이라는 모임에 한번 참가했다는 이유로 그 의원들은 '수박(민주당내 비명계)'이라고 낙인 찍고, 다음 총선에 떨어트려야 한다고 하는 게 어떻게 민주당을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얘기할 수 있느냐"고 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이원욱 민주당 의원. 2023.08.10 choipix16@newspim.com |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7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3선 이상 동일 지역구 제한·감점' 여론조사에서 찬성이 65.8%, 반대가 21.2%로 집계됐다.
해당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 의원은 "법적으로 들어온다면 찬성이다. 하지만 민주당만 하면 그건 민주당한테 총선 결과로서 굉장히 안 좋을 것"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지역구 내에서 아무리 못한다라고 평가받는 의원들도 5~10% 정도의 자기 득표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 질문의 여론조사는 '최악의 국회'라는 인식 때문에 결과나 안좋을 수밖에 없다며 여론조사 자체의 문제점을 짚었다. 이러한 여론조사가 오히려 정치 혐오를 부추긴다는 비판이다.
이 의원은 원래 "이 대표하고 굉장히 가까운 사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이 대표를 향해 비판적이게 된 것은 이 대표가 지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시점부터다. 이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친구. 상처뿐인 영광! 축하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비꼬았다.
이 의원은 "대선에 패배해놓고 바로 총선에 나간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정 나가고 싶으면 정치고향인 분당에 나가라고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종로를 버리고 부산으로 가지 않았나. 그런 게 정치 지도자의 모습이라고 했는데, 계양으로 옮겼다. 민주당 선거구 중 가장 좋은 곳"이라며 등돌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지방선거 참패였다. 김동연 지사도 원래 민주당 사람이었으면 졌을 거다. 중도층 소구력이 있어서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 당시 올린 페이스북으로 인해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공격받았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이원욱 민주당 의원. 2023.08.10 choipix16@newspim.com |
민주당의 가장 큰 리스크는 현재까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절대적이다. 오는 17일 검찰에 출석해 조사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남아있어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의 거취 여부를 떠나 당이 화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총선이) 다가올수록 화합을 시켜야 한다"면서도 "총선 승리를 위해 가는데 최대의 걸림돌이 있다면, 그것을 치우자는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의 리스크가 남아있다면 당내에서도 거취를 향한 목소리가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쇄신의 길을 묻자 "개딸 정당 탈피"라며 한마디로 정리했다.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점점 극단화하는 게 개딸 정당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황교안 전 대표가 태극기부대 정당화 된 것과 똑같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전 당대표 때 그들(극우 세력)하고 끊으려고 철저하게 노력하지 않았냐"며 "최근에도 국민의힘은 (극우 발언을 한) 김재원 전 최고위원, 태영호 의원, 전광훈 목사하고 관계를 끊으려고 노력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국민의힘이 선제적으로 극단 세력과 이별을 선언한 만큼 민주당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양극단 세력에서 벗어난 뒤에야 '공천 제도 문제', '새 인물 발굴 문제', '진정한 정책' 등을 순차적으로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7일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100%) 무작위추출(RDD) 자동응답방식(ARS)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8%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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