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근 안산시장, 독일 출국 시간 미루고 기억식 참석
김동연 경기지사, 해외투자 유치 위해 일정대로 출국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이 4월 16일 경기 안산시 화랑유원지에서 개최됐다. 이번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은 민선8기 안산시 시장 취임과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첫 대형 참사에 대한 애도와 참회의 자리로 의미가 깊었다. 내심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진상규명과 4.16 생명안전공원에 대한 시장과 경기도지사가 이번 기억식에서 목소리를 내줄 것으로 믿었다.
특히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이태원참사 관련 정부의 진상규명을 외쳤다. 그들의 아픔을 함께하겠다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는 다시는 젊은 청년들이 정부의 안일한 안전대응 때문에 희생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다며 유가족들과 포옹하고 애도를 표했다. 때문에 이번 9주기 기억식도 같은 맥락에서 더욱 주목을 받았다.
이민근 안산시장이 16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화랑유원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9주기 기억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DB] 2023.04.16 hwang@newspim.com |
세월호 참사는 지난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탑승객 476명 가운데 304명이 숨진 사고다. 탑승객 가운데 세월호를 타고 수학여행을 떠났던 안산시 단원고등학교 학생 325명 가운데 250명과 교사 11명이 숨졌다. 세월호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벌써 9년이 흘렀다. 4.16 생명안전공원은 예산을 확보됐으나 첫 삽도 뜨지 못했다.
이처럼 중요한 의미가 있는 세월호 9주기 기억식 두고 이민근 안산시장이 독일 방문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단체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에 이민근 시장은 시민과 여론의 비판을 받아들이고 독일 출국 시간을 조정해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애도를 표했다.
이 시장 측근은 모든 일정이 중요했지만 모든 비판 또한 맞는 말이라 겸허히 받아들이는 게 맞다는 생각에 이 시장이 일정을 조율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김동연 지사는 달랐다. 기억식 전날인 8일 세월참사 유가족을 만나고 기억교실을 돌아보며 눈물을 흘렸다. 4.16 생명안전공원에 대해서도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 하지만 시민과 여론의 비판을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뉴스핌이 취재하고 확보한 일정표와 미국 회사와 일본 회사 투자 유치 또한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많다. 일정표에서는 15~17일 사흘간 일정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가는 일정이다. 충분히 16일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에 참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참석이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또한 4조 3000억원 투자유치는 새로운 투자기업이 아닌 10여년전 이미 경기도나 한국에 진출한 기업들이다.
굳이 경기도지사가 가서 협약식에서 사인을 하지 않아도 된다. 경기도에는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있다. 또한 경기도 조직도를 보면 해외투자유치 관련 부서는 경제부지사 산하에 속한 조직이다.
이번에 투자협약을 체결한 기업들 대부분이 경기도에서 10여 년 동안 수천억원의 수익을 가져가는 기업들이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고 싶은 것은 일부 투자회사가 그동안 한국에서 수익을 내면서 경기도에 얼마나 기부금이나 사회공헌활동을 했나 하는 것이다. 한 기업은 1년에 600만원 또는 100만원, 연탄봉사 등의 기부금이나 사회공헌봉사 활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또한 외국계 회사들이 한국에서 수익을 내는 만큼 사회공헌활동이 이뤄졌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공무원들이 경기도 투자유치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감사하지만 새로운 해외시장 개척과 투자회사들을 유치하지 못하는 것은 매우 아쉽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미 90%가 넘는 자동차 반도체 분야 기업이 도에 진출해 있고, 이들 기업이 성장하고 지역 기업과 교류하면서 신기술 이전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 꿀 빨게 해줘야 다음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게 아닌가. 그러한 투자환경을 만들기 위해 경기도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4월 9일 미국과 일본 투자유치 일정으로 경기도대표단 단장으로 출국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사진=김동연 경기도지사SNS켑쳐] 2023.04.22 1141world@newspim.com |
이러한 사실 관계를 따져 볼 때 과연 김동연 지사는 일정을 미루거나 사흘동안 미국에서 일본으로 올 때 잠시라도 세월호 9주기 기억식에 참석해 그동안 대형참사에 대한 진심을 보여 줄 순 없었을까?
정치인이 비판하는 언론사를 '기레기'로 분류하고 조언하는 충신을 변방으로 내친다면 누가 옆에 남아 있겠는가?
레드팀 안산시장도 시장이 처음이다. 블루팀 경기도지사 또한 처음 도시사가 됐다. 세월호참사 9주기 기억식에 대해서 둘 다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안산시장은 겸허히 비판을 받아들여 해외 일정 시간을 조정해 기억식에 참석했고 경기도지사는 일정 그대로 밀고 나갔다. 온도차가 너무 크다.
경기도는 블루팀 텃밭이다. 그래서인가 레드팀 시장은 비판을 수긍하고 기억식에 참석했고, 블루팀 경기도지사는 불참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든 정당 대표들도 참석했다. 블루팀은 중앙당을 중심으로 연일 정부를 향해 일본에 굴욕외교를 했고, 미국의 도청 관련 연일 사과를 요청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블루팀 김동연 지사는 투자유치 활동을 앞세워 미국과 일본에 갔고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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