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17일 금호아트홀연세서 '사월 삼십이일' 독창회
김기경 피아노 반주에 맞춰 귀에 익숙한 가곡 연주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코로나의 시간을 겪으면서 하루하루가 정말 선물 같은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요즘은 안에 무엇이 들었을까, 늘 설레는 마음으로 '하루라는 상자'를 열어요. 올 4월은 '당신이 있어 고마워요'라고 제 마음을 포장해 보내 드리고 싶어요. 한 달은 대부분 30일과 31일까지만 있지만, 이달엔 특별히 하루를 더 만들었어요. 그 소중한 날에 생큐(thank you)를 가득 채워 음악선물을 보냅니다. 꽃 같은 당신, 꼭 받아주세요."
콜로라투라 소프라노 김성혜가 오는 17일 금호아트홀연세서 '사월 삼십이일(4월 32일)'이라는 타이틀로 리사이틀을 연다. 이번 무대에서는 외국과 한국의 가곡을 들려준다. [사진 = 오앤엠엔터테인먼트] |
소프라노 김성혜가 오는 17일 오후 8시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독창회 타이틀을 '사월 삼십이일(4월 32일)'이다. 오롯이 당신만을 위한 하루를 새로 만들어 감사의 마음을 부친다는 의미를 담았다.
그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팬들에 대한 사랑을 다시 한 번 실감했다. 한국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롯데콘서트홀에서 콜로라투라의 스킬을 드러낸 오페라 아리아를 중심으로 단독 독창회(2019년 11월)를 열었다. 가에타노 도니제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와 빈센초 벨리니 '몽유병의 여인' 등에 나오는 매드신(광란의 장면)으로 뜨거운 갈채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들이닥친 팬데믹으로 예정됐던 공연이 취소되고 축소되는 상황을 맞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송세월을 보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지 못하는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이탈리아, 프랑스, 스페인, 독일, 러시아 가곡을 골고루 섞어 롯데콘서트홀에서 '힐링 아워(Healing Hour)'라는 랜선 콘서트(2020년 6월)를 열었다.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당시 그는 "예술가의 인생에서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준 것은 관객과 소통하는 무대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그런 자리를 마련하지 못해 속상하다"라며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더 느끼며 이번 비대면 공연이 위로와 감사와 희망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때 피아니스트 김기경과 호흡을 맞췄다. 콘서트를 마친 뒤 두 사람은 의기투합했다. '케미'가 워낙 좋아 외국 가곡과 한국 가곡을 섞은 음반을 발매하기로 하고 녹음을 마쳤다.
이번 4월 리사이틀은 당시 녹음한 곡을 뼈대로 삼아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막바지 작업이 진행 중인 앨범을 미리 만나보는 시간이다. 리사이틀에서도 김기경이 반주를 맡는다.
1부는 외국 가곡을 들려준다. 헨리 퍼셀 'Music for a while(음악은 잠시 동안)', 주세페 조르다니 'Caro mio ben(사랑스러운 나의 연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Ständchen(세레나데)', 로베르트 슈만 'Widmung(헌정)', 가브리엘 포레 'Clair de Lune(달빛)', 프랑시스 풀랑 'Les chemins de l'amour(사랑의 길)'를 연주한다.
또한 안토니오 비발디의 오페라 '바야제트'에 나오는 'Sposa son Disprezzata(멸시당한 신부)'와 페르난도 오브라도스의 'Classical Spanish Songs(스페인 고전 가곡)'도 기대되는 프로그램이다. 특히 김성혜는 '오직 나만의 라우레올라' '사랑으로' '내 마음은 어찌하여' '질투에 찬 젊은이' '사랑하는 나의 어머니' '부드러운 머릿결' '작은 신부' 등 모두 7곡으로 구성된 '스페인 고전 가곡'으로 고막여친 매력을 뽐낸다.
2부에서는 한국가곡을 노래한다. '산유화'(김소월 시·김순남 곡) '얼굴'(신봉석 시·신귀복 곡) '보리밭'(박화목 시·윤용하 곡) '고향의 봄'(이원수 시·홍난파 곡) 등 귀에 익숙한 곡뿐만 아니라 비교적 최근에 선보인 곡들도 선사한다.
'돌아가는 꽃'(도종환 시·임태규 곡) '봄비 젖은 벚꽃 길'(한상완 시·임긍수 곡) '위로'(고옥주 시·이안삼 곡) '어느 날 내게 사랑이'(다빈 시·이안삼 곡)는 최근 여러 음악회에서 빠지지 않고 연주되는 신흥 명품가곡들이다.
김성혜는 "이번 리사이틀은 음악이 주는 위대한 능력을 느껴봄과 동시에 음악의 힘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연이 되기를 바란다"라며 "제 음악을 통해 치유와 위로, 평안과 행복, 기쁨과 즐거움이 가득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finevie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