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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소희' 제작자 김동하 "독립영화가 K-무비 약진 배경"

기사입력 : 2023년03월04일 07:01

최종수정 : 2023년03월06일 16:50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배두나 주연의 영화 '다음, 소희'가 칸 영화제 진출에 이어 국내에서도 호평 속에 순항 중이다. '아바타'나 '범죄도시' 같은 블록버스터는 아니지만, 또렷한 문제의식을 갖고 현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다. 특성화 고등학교 실습생들의 예상치 못했던 기업 파견 스토리를 만난다.

제작자 김동하 한성대학교 교수는 뉴스핌과 인터뷰를 통해 세계에서 통하는 조직에서 소외된 개인의 이야기와 가치있는 영화가 제작될 수 있는 영화계를 위해 필요한 점들을 전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다음, 소희'의 한 장면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2023.03.03 jyyang@newspim.com

"영화 평론가들은 너무들 좋게 봐주시고, 칸에서도 좋은 반응이 있었죠. 영화인들이 너무 좋아하는 영화는 흥행이 잘 안되는 면도 있는 것 같아요. 영화는 아주 큰 제작사 대표들이 아니고선 제작자들이 잘 드러나지는 않는 구조예요. 이 작품은 제가 기획, 제작, 투자에 배급까지 도맡았죠. 처음부터 끝까지를 책임질 수밖에 없는 영화였어요. 계속해서 제작자의 꿈이 있었고 제가 쓴 책 '명동'이라는 작품으로 시나리오를 쓰기도 했어요. 그 작품은 드라마화를 생각 중이죠."

'다음, 소희'는 '도희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받았던 정주리 감독과 배두나가 다시 의기투합한 작품이다. 작품에선 대기업 파견 실습생으로 나간 소희(김시은)가 영혼을 갉아먹는 업무와 부당한 처우에 직면하고 점차 생기를 잃어간다. 그런 실습생들을 안타깝게 여긴 상급자는 사라지고, 이중으로 쓰인 계약서는 고통스러운 업무의 대가를 받을 수 없게 한다. 학교와 기업, 경계에 선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균형감있게 담았다.

"이 영화의 이야기는 결국 경제적 이슈죠. 딱 잘라 노동 문제라기보다는 여성 이슈도 있고 경제적 취약 계층의 이야기이기도 해요. 지금은 대학가는 게 다수니까 상대적 소수의 이야기이고요. 칸이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든 해외에서도 공감을 받은 이유는 거대 조직에서 소외되는 개인이 글로벌하게 공감을 이끌어내는 코드임이 틀림없기 때문이에요. 우리 나라는 아시다시피 OECD 국가 중 자살률 단골 1위고 청년, 세대, 지방 문제들이 다양하게 영화에 담겨있죠."

일부에선 상당히 정치적인 해석을 내놓을 수는 있지만 김 교수는 그런 시각을 조금은 경계했다. 그는 "경제적 이슈에 빨려든 개인의 이야기"라며 "한국 사회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고 이 영화를 설명했다. 특히나 고교 실습생들이 어디에서도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계속해서 책임 소재를 묻는 영화 속 오유진 형사(배두나)의 모습은 마치 이 영화 자체의 존재감처럼도 느껴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다음, 소희'의 한 장면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2023.03.03 jyyang@newspim.com

"요즘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이 공공과 민간 사이에서 일어난다고 봐요. 그 둘 사이를 넘나들면서 성공하는 사람도 있지만 취약한 계층일수록 더욱 조직에 순응하게 되고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도 있죠. 소희는 학교에서는 온전한 학생 취급을, 직장에서는 온전한 노동자 취급을 받지 못한 거예요. 경계에 걸쳐 있는 친구고 실제 성격도 양심이 있고 정의감이 있지만 겉으론 문제아처럼도 보이죠. 모난 돌이 정맞는다고 현실적으로 취약계층이 노출되는 상황들을 얘기해요. 처음 감독을 만났을 때 '도희야' 때도 그렇고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잘 하는 감독이라고 생각했어요."

김 교수의 입장에서 흥행을 떠나 정주리 감독과 배우 배두나, 둘을 만난 건 꽤나 운이 좋은 일이었다. 그는 "두 사람이 이 영화의 주인"이라면서 호평의 공을 돌렸다. 영화를 작업하며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첫 제작 영화로 칸에 진출하고 감독과 배우가 인정받는 장면을 보는 건 몇 안되는 영화인들만 할 수 있는 경험임에 틀림없다.

"감독과 배우가 '도희야'로 연이 있는 사이였고 배두나 배우는 정말 프로같았어요. '세대의 롤'을 아는 배우라고 할까요. 저 스스로도 영화계에서 닳고 닳은 사람이라면 기획조차 못했을 그런 영화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주변인이라 할 수 있는 영화였죠. 주변에서는 상업적으로 가자는 요청이 많았지만 제가 원하는 저널리즘이 작품 트리트먼트에서 딱 읽혔기 때문에 오히려 예산이 적더라도 감독의 초고대로 가는 게 좋겠다 싶었어요."

특히 김동하 교수는 자신이 투자한 여러 영화들도 있지만, '다음, 소희' 역시도 믿고 투자해준 이들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음을 인정했다. 극장에서도 최대한으로 관을 내주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아쉬움은 있다. 그럼에도 김 교수는 "단체 관람을 해주시는 분들 덕에 힘이 된다"면서 웃었다.

"사실 자본주의 세상에서 이런 영화가 나올 수 있었던 건 자본의 사회적 역할까지 고려한 투자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영화제작의 배경에는 리스크 테이커들이 있고, 우리 영화 역시 투자자들의 투자금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 쏠레어투자파트너스의 메인 투자가 없었으면 못만들어졌을 영화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영화 '다음, 소희' 제작자 김동하 한성대학교 교수 2023.03.03 jyyang@newspim.com

K-콘텐츠와 K-무비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 시대지만 김 교수가 바라보는 독립영화, 저예산 영화의 현실은 조금 다르다. '다음, 소희'의 손익분기점은 디지털 판권 판매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재 20만 관객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프랑스, 스위스, 인도, 대만, 일본 등 해외 판권 수출도 20개국 정도 이뤄졌다.

""K-무비가 전 세계적으로 각광받는데 사실 그걸 받치는 게 독립영화와 신인 감독들이 아닌가 싶어요. 많은 창작자들이 기회를 얻고 육성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저야 벤처도 하고 교직에도 있으니 영화계에서 번 돈을 영화에 쓴다는 목표가 있죠. 제작한 작품이 흥행이 된다면 영화계에 나오지 못했던 기획이나 신인 발굴을 위해 쓰고 싶어요. 현재의 K팝이나 음악계는 단순히 가수가 노래를 잘해서만 된 시장은 아니잖아요. 엄청난 리스크 테이커들이 있었고 수많은 자본의 역할이 있었죠."

현재의 글로벌 광풍에 힘입어 콘텐츠와 영화 산업이 차세대 육성산업으로 여겨진다면, 여전히 적은 예산과 지원 등 한계가 많다는 게 업계인으로서 김동하 교수의 시각이다. 국가 기간산업, 육성산업이라는 타 분야 산업지원과는 절대적인 예산과 비중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한국 영화는 출발부터 모태 펀드와 지원 생태계 속에서 성장해 왔고 그걸 근간으로 지금의 영화계가 구축됐어요. 음악 쪽과 비교하면 뒷걸음질 치는 듯한 느낌마저 들 때가 있죠. 한국 영화가 성장산업이라고 한다면 1년에 40억 정도의 수준인 독립영화 지원사업은 정부가 연구개발(R&D)에 투입하는 한 해 예산이 약 30조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죠. 영화 쪽 참신한 인재들은 꾸준히 나와요. 그들을 수용하고 받아들일 그릇이 부족하죠.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작품 영화를 저희가 배급하기도 했듯이, 여력이 있다면 독립영화 선순환에 기여하고 싶다고 늘 생각하죠."

◇ 김동하 교수 약력

▲고려대학교 정치외교학과 ▲KDI국제정책대학원 MBA ▲홍익대학교 경영학 박사 ▲IHQ 경영전략실장(이사) ▲HQ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성균관대학교 문화융합대학원 겸임 교수 ▲중기벤처부 산하 성북구한성대 창업보육(BI)센터장 ▲한성대학교 미래융합사회과학대 교수, 트윈플러스파트너스㈜ 대표(現)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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