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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효선의 7번국도를 따라] ③ 8000년전 고대사 비밀 품은 어업전진기지 죽변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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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해파랑길 "수로부인의 戀情을 만나다"
후포항서 북면 '할무개' 포구까지 200리 청람빛 파도길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수로부인과 용의 길'인 경북 울진군 죽변면 죽변항 작은 갯마을인 대가실 포구. 코발트빛 겨울바다가 짙은 푸른 물을 쏟으며 가슴 속으로 밀려온다.

삼라와 만상이 새순을 틔우고 꽃을 피우는 새봄을 준비하기 위해 차운 겨울 속으로 발길을 놓고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드라마세트장과 하트해변, 스카이레일, 청람빛 바다가 있는 경북 울진 죽변항의 대가실해변. 2022.12.11 nulcheon@newspim.com

프랑스의 인류학자 반 제넵은 그의 유명한 저서 '통과의례(通過儀禮, passage rite)'를 통해 사람의 일생을 '자연의 순환'으로 환치했다.

반 제넵은 사람의 일생인 '출생·성장·생식·죽음'을 '통과의례'라는 용어를 사용해 모든 의례가 '분리(分離)—전이(轉移)—재통합(再統合)' 등 3단계의 보편적인 형태를 지니고 있다며 자연의 순환인 '봄-여름-가을-겨울'로 설명했다.

때문에 사람의 일생 중 마지막 의례인 '죽음'은 재통합의 의미에서 '마감'이 아니라 '재통합을 위한 새로운 시작'인 셈이다.

울진의 새벽은 포구로부터 온다.

도통 속내를 드러내지 않던 짙푸른 빛깔의 겨울바다가 흰 포말을 뿌리며 청람빛으로 몰려온다.

속이 훤하다. 온몸이 금세 푸른 물에 물들 듯 청람빛 울진바다는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매혹적이다.

동해안 해파랑길의 백미인 '울진 200리 해파랑길'[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해파랑길 중 '200리 울진구간'은 전국 최고의 '에코힐링로드'

'해파랑길'은 '동해를 박차고 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길동무삼아 걷는다'는 뜻을 지닌 '부산 오륙도 해맞이 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에 이르는 10개 구간 50개코스를 지닌 770Km의 '걷기 길'이다.

이 중에서도 동해안의 절경과 역사와 문화를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117Km의 울진 구간'은 청람빛 바다와 동해로 치닫는 강과 이를 터전으로 삶을 일궈 온 갯사람들의 곡진한 삶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최고의 '힐링에코로드'이다.

'해양관광도시'인 울진군의 남쪽 관문이자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의 주산지 후포항에서 '전국 최고의 자연산 미역' 주산지인 북면 고포(姑浦 할무개)포구까지 푸른 파도소리를 들으며 이어지는 200리 해안길은 '님을 만나는 설레임으로 울렁거리는' '수로부인의 연정의 길'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죽변등대와 고려시대 왜구퇴치위해 조성한 전죽숲.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8000년전 고대사의 비밀을 품은 외세저항 현장...어업전진기지 죽변항

울진의 북쪽 관문이자 해산물의 보고이자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의 옛 이름은 '죽진(竹津)'이다.
낙동정맥이 동쪽으로 뻗어 이룬 동해안 천혜의 항구이다.

죽변항을 에돌아 감싸고 있는 죽변곳 일대에는 청동기시대 유물인 패총무지 원형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또 삼국시대 당시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축조된 죽변성 유적과 당시 사용했던 '전죽(箭竹; 대화살촉을 만든 시누대의 일종) 숲'이 해풍을 머리에 이고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일본의 동북아 수탈의 현장'인 죽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 '노'와 '목재선박 목편'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울진 죽변항 일대가 동해연안 고대사의 단초를 제공해주는 중요한 역사고고학적 유적지임을 확인시켰다.

지난 2010년 울진군 죽변면 죽변리 즉변등대 구릉 일대에서 출토된 목재유물이 8000년 전 신석기 시대 초기(BC 5500년 전)에 낚시 도구를 싣고서 물고기잡이에 쓰인 '목재 선박'과 '노(櫓)'로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함께 죽변지역이 동해연안 고대사의 현장임이 재확인됐다.

'전죽' 숲은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군사용 대숲이다.

울진군은 전죽 군락지를 '대숲길'로 조성하고 '용의 꿈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죽변등대를 품고 해안절벽을 끼며 조성된 하늘을 덮은 대숲길에 들어서면 세상은 고요하고 오로지 절벽을 부딪는 푸른 파도소리뿐이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전죽이 울진지방의 특산물로 기록되어 있어, 이의 군락지인 '대가실(죽변항 북동쪽 나들목)'은 국가적 요충지이자 외세 저항의 역사적 현장임을 보여준다.

'왜구퇴치를 위해' 고려시대에 조성된 전죽(箭竹) 숲을 돌아 나오면 '드라마셋트장'과 '하트해변' '죽변등대'로 이름난 '죽변대가실' 해변을 만난다.

대가실 해변의 '하트해변'은 청람빛 바다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는 울진바다의 정수이다.

두발을 담그면 청람빛 바다가 금세 온 몸을 물들이듯 가슴 속엔 어느새 울진의 바다가 출렁인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 죽변항의 새 관광명소로 각광받는 '죽변항 스카이레일'. 2022.12.11 nulcheon@newspim.com

건듯 부는 바람 속으로 '죽변항 스카이레일'이 흰 포말로 부숴지는 파도 위를 느릿한 속도로 지난다. 지난 해 첫 선을 보인 '죽변항 스카이레일'은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인 죽변항과 봉개포구(봉수동, 烽燧洞), 후정해변을 잇는 '바다 위 레일'이다. 코로나19 기간에도 외지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죽변항의 관광명소이다.

◆ 한반도 고대사의 비밀을 캐는 아이콘…봉평신라비

죽변항의 인근에서 주목할 만한 역사유적지는 '울진 봉평 신라비'이다.

죽변항을 찾으면 싱싱한 해산물의 주산지인 죽변항과 청람빛 바다를 가슴가득 들이는 대숲길과 함께 반드시 들러봐야 할 역사명소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신라 고대사의 비밀을 품고 있는 경북 울진의 '봉평신라비'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울진봉평신라비는 현재까지 발견된 고비 중 남한에서 가장 오래된 석비이다.

학계에서는 지금도 봉평신라비의 완전한 성격을 구명하지 못하고 있다. 음각된 문자를 완전히 해독하지 못한 까닭이다.

몇 해 전 울진군은 국비를 지원받아 한국 고대사의 현장인 '죽변 봉평리'에 '울진봉평신라비 전시관'을 조성, 개관했다.

특히 야외 전시관에는 전국에 산재하고 있는 고비석을 원형에 가깝게 제작.전시해 '고 비석 산 교육장'으로 거듭났다.

하늘에서 본 동해안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인 경북 울진의 죽변항.[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죽변항은 동해안 해산물의 '종다양성의 보고'

죽변항이 주목받는 까닭은 비단 이것에 머물지 않는다.

죽변항이 동해안 제일의 항구로 각광받는 까닭은 대게와 방어와 오징어와 대구와 미역과 고등어와 꽁치 등 동해안 어종의 '종 다양성'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는 생태자연사박물관임과 동시에 전통문화의 숨결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민속(民俗)의 보고라는 점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동해안의 최고의 어업전진기지이자 해양생물 종 다양성의 보고인 울진 죽변항. 2022.12.11 nulcheon@newspim.com

또 여기에 동해안 인류의 시원지라는 역사성이 한데 어우러져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오롯이 보여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죽변항은 지난 2002년 해양수산부로부터 '어항수질개선 대상 어항'으로 선정되어 동·남방파제 연장신설을 비롯 물양장 정비, 수제선 정비 등 동해안 제일의 어항으로 위용을 갖춘데 이어 최근 '죽변 미항사업'과 '죽변항이용고도화 사업'을 통해 '동해안 최대 어업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면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또 울진군은 한국 동해안의 어로기술의 발상지이자 해양민속의 보고인 죽변항을 해양역사문화관광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하는 등 '죽변항 르네상스'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죽변수협의 공개위판을 기다리는 울진의 명품 브랜드인 '울진대게'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죽변항 대게 입찰은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생태관광의 정수

겨울 죽변항을 찾으면 싱싱한 활어처럼 바다를 차고 튀어 오르는 포구사람들의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울진의 명품 브랜드인 '울진대게' 조업철인 12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죽변항에서는 '한 편의 역동적 드라마'처럼 펼쳐지는 생생한 삶의 현장을 조우할 수 있다.

죽변항에서 펼쳐지는 한편의 역동적 드라마는 죽변수산업협동조합(죽변수협)과 죽변항을 삶의 무대로 살아가는 어업인들의 펼치는 '해산물 위판 풍경'이 그것이다.

오전 8~9시. 어부들과 대게상인들과 중매인들 그리고 죽변항을 찾은 외지 관광객들로 왁자한 죽변수협 위판장이 호루라기 소리에 정적을 되찾는다.

'울진대게' 공개위판을 알리는 소리이다.

죽변수협의 공개 위판은 경매방식으로서 죽변수협으로부터 위판 허가를 득한 중매인들만 참여할 수 있으며 일명 후다를 이용한 '최고가 낙찰' 방식이다.

죽변항에는 15~20명의 중매인이 활동하고 있다.

또 울진의 남쪽 관문인 후포항에는 40명의 중매인이 위판가격을 결정한다.

죽변항과 후포항을 이용하는 모든 어선은 반드시 위판과정을 거쳐야 한다.

죽변수협 직원인 경매사가 '위판을 알리'는 호루라기를 불며 가지런히 진열된 대게 앞에 서면 중매인들이 일제히 '대게 1마리의 가격'을 기입한 '후다(나무조각으로 만든 경매용 도구)'를 경매사에게 제시한다.

경매사는 후다를 내미는 순서대로 받아 제시한 금액을 확인한다.

경매사는 중매인이 제시하는 순서대로 '후다'에 적힌 가격을 재빠른 눈길로 읽어내고 기억한다.

이렇게 중매인이 제시한 가격을 일람한 후 경매사는 이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매인에게 낙찰한다.

대게는 주로 크기별로 구분해 진열해 놓은 무더기별로 경매를 붙인다.

울진대게 중 가장 최상품으로 치는 '박달대게'는 마리 별로 따로 경매를 붙인다.

경매위판이 시작되면 흥청거리던 죽변항은 일순 고요 속으로 빠져든다.

중매인들의 눈초리는 경매사의 눈길과 표정에 꽂혀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대게 주산지인 경북 울진 죽변항의 대게 위판 모습.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죽변수협의 대게 위판과정은 죽변항을 무대로 삶을 버팀해 온 어업인들의 어로문화가 오롯이 담겨있는데다가 매우 긴박한 속도로 치러지면서 위판 과정 자체가 한 편의 역동적인 드라마를 보듯 보는 이들에게 긴장미를 안겨준다.

최근에는 죽변항의 드라마틱한 위판과정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많은 외지인들이 이를 보기 위해 새벽부터 죽변항을 찾는 등 위판과정이 죽변항 생태관광의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위판 순서도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 가장 먼저 위판을 받으면 그만큼 빨리 외지로 이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죽변항의 자망어민들은 자율적으로 조(組)를 나눠 위판순서를 정해 엄격하게 적용한다. 이를 대게잡이 어민들은 '굴뚝차례'라고 부른다. 가장 먼저 위판을 한 사람은 다음날에는 순번이 가장 늦게 배정되는 방식이다. 죽변항 어업인들의 어족자원 보존을 위한 생태어로의 특성이 도드라져 보이는 대목이다.

한 무더기의 대게 위판이 끝나면 이내 옆자리에 진열된 대게 무더기로 이동해 순차적으로 위판이 진행된다.

위판이 끝난 대게는 미리 기다리고 있는 활어차 등으로 옮겨지고 그 자리에는 항구에 정박해 위판 순서를 기다리는 다른 대게잡이 어선이 어창에서 대게를 끄집어 내 진열한다.

울진대게 중 가장 최상품으로 치는 '박달대게'는 마리 별로 따로 진열해 경매를 붙인다.

죽변항 대게 첫 입찰을 보기위해 전날 죽변항을 찾았다는 김태우(58, 대전시)씨는 "속이 꽉찬 울진대게를 맛보기 위해 기족과 함께 죽변항을 찾았다"며 "특히 죽변항의 공개위판 과정은 매우 긴장감있게 진행돼 묘미를 준다"고 말했다.

경북 울진의 해넘이.해돋이 핫플로 각광받는 '울진 남대천 은어아치보행교'[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 동해안 최고의 '일출명소'…울진 남대천 銀魚아치 보행교

"맑은 햇살이 부서져 은빛 해비늘이 돋는 코발트빛 바다, 신라 수로부인의 은밀한 연정과 망양정.월송정의 200리 관동팔경을 따라 석류알처럼 쏟아져 나오는 스토리텔링, 후포.죽변항이 풀어놓는 싱싱한 먹을거리, 은어와 연어 그리고 울진금강소나무를 좆아 빠져드는 힐링"

울진의 옛 이름은 '선사(仙槎)'이다.

'신선이 떼배를 타고 유유자적 자연에 묻혀 삶을 영위하는 고장'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때문에 울진은 예부터 '신선의 땅'으로 불렸다.

세계적 명품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는 '울진미역'을 얻기 위해 울진의 사람들은 아마득한 시절부터 오동나무로 엮은 '떼배'를 이용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경북 울진의 대표적 특산물인 자연산 돌미역 채취 운반선인 '떼배'와 돌미역 채취 모습.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지금도 울진미역철인 4월에 울진을 찾으면 '떼배'로 싱싱한 돌미역을 건져 올리고 뭍으로 나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돌미역 주산지인 '짬'에서 해녀들이 건져 올린 돌미역을 가득 싣고 떼배를 저으며 바람을 따라 뭍으로 오는 어부의 모습은 한편의 그림이자 오랫동안 울진사람들이 지켜 온 '생태어로'의 역동적 현장이다.

울진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핫플레이스는 '남대천 은어아치 보행교'.

은어와 연어 회귀천인 울진 왕피천과 남대천, 말루.현내항을 잇는 '남대천 은어아치 보행교'는 동해안 최고의 해넘이와 해돋이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바다와 강이 맞닿은 곳에 조성된 '은어아치 보행교'를 배경으로 동해의 부상(扶桑)을 박차고 떠오르는 일출은 그야말로 '장엄'이다.

때문에 사철 전국의 사진 마니아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에 울진군은 은어아치다리와 이마를 맞댄 염전해변에 오토캠프장을 개설했다.

염전해변은 1960년대까지 왕성하게 생산되던 전통 천일염인 '울진 토염(土塩, 炙塩)' 생산 현장이다.

이곳 울진 염전에서 생산된 천일염은 '울진 십이령 바지게길'을 통해 영주, 봉화, 안동 등 영남내륙으로 유통되었다.

'울진의 젖줄' 왕피천과 왕피천 공원을 잇는 '왕피천 케이블카'[사진=울진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염전해변과 맞닿은 곳은 우리나라 '친환경생태농업'의 발상지인 '왕피천 공원'이다.

우리나라 전통 자연관인 풍수설에 근거한 '비보(裨補)' 숲을 품은 가족 공원이다.

작은 동물원과 아쿠아리움, 곤충박물관, 왕피천케이블카, 안전체험관, 놀이공원 등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누릴 수 있는 즐길거리가 수두룩하다.

또 인근에는 '울진의 젖줄'인 왕피천을 끼고 발달한 망양정해수욕장과 관동팔경의 하나인 '망양정(望洋亭)을 만날 수 있다.

◆신라 수로부인이 펼친 열정의 스캔들'현장…기성 조도잔(鳥道棧)

코발트빛 바다와 붉은 장엄이 연출하는 빛깔은 가히 자연만이 가져다주는 '황홀'이다.

송강(松江) 정철(鄭澈)선생이 일찍이 울진 망양정(望洋亭)을 찾아 비로소 눈으로 확인한 '천근(天根 하늘뿌리, 수평선)'이 '푸른빛과 붉은 빛이 어우러진' 형용할 수 없는 빛깔을 선사한다.

망양정이 본래 기성면 망양리에서 이곳 근남면 산포리로 이건하기 전 송강(松江) 정철선생이 밟은 망양정은 바다와 맞닿은 해안 절벽 위에 자리를 틀고 있었다.

이는 조선조 최고의 진경화가인 겸재 정선의 '망양정도(望洋亭圖)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겸재 정선의 망양정도는 그야말로 해안 기암절벽에 단아한 모습으로 푸른 동해를 조망하는 당시의 망양정을 실사(實寫)처럼 보여준다.

파도가 햇볕에 흰 포말을 유리알처럼 부수며 해안절벽을 오르는 모습은 상상 속에서도 황홀 그 자체이다.
망양정에는 사뭇 가슴을 치는 수로부인의 연정이 오롯이 녹아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관동팔경의 하나인 '울진 망양정(사진 위)'과 옛 망양정 터. 2022.12.11 nulcheon@newspim.com

남편인 강릉태수를 만나기 위해 당시 신라 수도인 동경(현 경주)을 떠나 험한 파도 넘실대는 바다길을 따라 먼 여정에 나선 수로부인이 울진 땅 기성에 도착해 '열정의 스캔들'에 빠진다.

삼국유사는 수로부인이 얽힌 소중한 사랑의 노래 두 편을 남겼다.

하나는 '헌화가(獻花歌)'이며 또 하나는 '해가(海歌)'이다.

최근 영덕군이 진작에 새천년도로를 개설하면서 수로부인 설화를 차용해 관광명소 조성에 나선 강원도 삼척시에 '헌화가 발상지는 영덕'이라며 화살을 날렸다.

영덕군은 몇 해 전 '수로부인 헌화가 재조명 학술심포지엄'을 갖고 영덕군 굴곡포가 '헌화가의 발상지'라고 주장하고, '임해정이 울진 월송정 인근'이라고 제시해 두 지자체 간 논란에 불을 당겼다.

당시 심포지엄에서 전영권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지리학)는 '수로부인 행로의 문화.역사.지리적 분석'이라는 학술논문을 통해 "영덕 굴곡포가 헌화가의 배경 발상지"라며 이의 근거로 "삼국유사 '수로부인 조'의 배경과 굴곡포의 지형적 배경이 맞아떨어지고, 굴곡포로부터 이틀거리인(1일 도보 30Km 기준) 울진 평해 월송정이 삼국유사 수로부인 조에 나오는 임해정"임을 제시했다.

이 같은 주장에 근거해 '영덕 굴곡포가 헌화가의 발상지'일 경우 울진군 월송정 일원은 삼국유사의 '해가'의 발상지인 '임해정(臨海亭)'이 유력해지며 이와 반대로 삼척시의 주장대로 '삼척 새천년도로 일원이 해가의 발상지'이면 '울진은 헌화가의 발상지'가 되는 셈이다.

최근 일부 사학자들과 울진지역 향토사학가들은 "울진 기성 옛 망양정 부근이 수로부인 관련 배경지"임을 비정한 바 있다.

실제, 조선 숙종.영조 대의 뛰어난 문인인 옥소(玉所) 권섭(權燮, 1671~1795)의 '玉所稿' '遊行錄' 권二에 "임의(해?)대(臨猗(海?)臺)는 망양정 아래에 있다"는 기록에 미루어 옛 망양정 부근이 임해대(정)로 확인될 경우, 울진 망양정 부근이 '수로부인 관련 역사문화적 배경지'로 새롭게 조명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옥소 권섭 선생의 '기성팔경' 등 옛 문헌기록에 나타나는 기성 망양리의 해안 절벽을 잇는 옛길인 '조도잔(鳥道棧)'으로 미루어 '기성 망양 해안'이 수로부인의 해가(海歌)의 현장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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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18일 한강공원서 개최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선선한 가을바람이 부는 한강에서 청년 음악가들의 다채로운 공연과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감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서울특별시가 후원하는 '2026 한강 청년 버스킹 축제 : DAY OFF SEOUL'이 오는 17일 여의도한강공원 녹음수광장에서 열린다. 행사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진행되며 모든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은 무료로 운영된다. 올해 축제는 '한강 위에서 하루를 통째로 쉬어가는 청년 문화 축제'를 주제로 마련된다. 음악과 피크닉, 한강, 가을을 결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열린 문화 공간을 조성하고 시민 참여와 청년 예술가 발굴을 함께 꾀한다. 청년 예술가에게는 시민과 만나는 무대를, 시민에게는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문화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축제의 중심은 청년 음악가들의 버스킹 무대다. 싱어송라이터 오디션 '히든스테이지' 출신의 김은찬밴드,신직선,윤태경,윤준,채수빈,심각한 개구리, 채비(Che!vee), 혼즈(Hon'z) 등 10팀이 참여해 각기 다른 장르와 개성을 담은 음악을 선보인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히든스테이지' 대상 심각한 개구리(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최우수상 윤태경, 우수상 김은찬밴드.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특히 지난 7일 열린 '히든스테이지' 결선에서 대상을 받은 심각한 개구리를 비롯해 최우수상 윤태경, 우수상 김은찬밴드 등 수상자들도 이번 축제를 통해 다시 관객들과 만난다. 경연 무대에서 실력을 겨룬 청년 음악가들이 이번에는 한강 야외 무대로 자리를 옮겨 시민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할 예정이다. 청년 아티스트들의 공연에 더해 특별 초청 무대도 마련된다. 뉴올리언스 사운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컨템포러리 재즈밴드 '김루꾸밴드'와 국악·비보이·아크로바틱 등을 결합한 퍼포먼스팀 '라스트릿크루',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이 무대에 올라 축제의 볼거리를 더한다.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부터 재즈와 퍼포먼스, 비트박스까지 서로 다른 장르의 무대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사진 위쪽부터 라스트릿크루, 김루꾸밴드, 비트박서 잭브라이언(Jackbryan).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시민도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시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참가 희망자는 축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할 수 있으며 개인 또는 팀 단위로 지원 가능하다. 신청자의 자기소개와 활동 경력, 희망 공연곡과 장르, 공연 영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참가자를 선정한다. 선정된 참가자는 '시민과 함께하는 버스킹' 무대에 참여하게 된다. 청년 뮤지션의 공연과 함께 시민에게도 직접 무대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무대 밖에서는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서울의 향을 찾아서'에서는 서울을 대표하는 핫플레이스 이미지를 향으로 구현해 시향한 뒤 원하는 향료를 더해 자신만의 맞춤 향수를 만들 수 있다. 여러 향을 직접 맡아보고 취향에 맞게 조합해 결과물을 만드는 방식이다. '한강 포토 스테이션'에서는 축제 현장의 즐거운 순간을 간직할 수 있도록 즉석 사진 인화 부스 '한강로 사진관'을 운영한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 축제의 순간을 기록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한강 포토 스테이션 [사진=감엔터테인먼트] 2026.10.08 taeyi427@newspim.com 음악과 한강의 풍경, 청춘에게 전하고 싶은 문장을 엽서에 적어 남기는 참여형 아카이브 프로그램 '한강 사운드 엽서'도 준비된다. 공연 관람에 더해 향수 제작과 사진, 엽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주최 측은 "청년 음악가들이 시민과 가까이에서 소통하고, 시민들도 공연과 체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며 "가을 한강에서 음악과 휴식을 함께 즐기는 특별한 하루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taeyi427@newspim.com 2026-10-13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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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직원 35명' 日 NEC…한달 인건비는 300만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 NEC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35명으로만 구성된 '무인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부서장부터 중간관리자, 실무 직원까지 모두 AI로 채웠으며, 한 달간 투입된 비용은 약 35만엔(약 300만원)에 불과했다. AI 에이전트 한 명당 월평균 비용은 약 1만엔으로, 사람을 고용하는 방식과 비교해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낮출 가능성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14일 닛케이(日經)비즈니스에 따르면 NEC는 지난 8월 1일 '코퍼레이트 AI·워크포스 부문'을 출범했다. 9월 3일 기준 35명의 AI 에이전트가 소속돼 있으며, 경영진 역할을 맡은 AI부터 재무·전략 담당자, 실무 직원까지 일반 조직과 유사한 구조로 운영된다. 이 부서는 법무·인사 등 기업의 관리 업무 가운데 특히 경영기획에 가까운 일을 맡는다. 사내외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정보 현황판을 작성·운영하는 것이 핵심 임무다. ◆ AI 35명이 월 300만원으로 경영기획까지 NEC가 공개한 실증 결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비용이다. AI 부서의 실증 기간인 7월 한 달간 AI가 정보를 처리할 때 발생하는 토큰 비용은 약 300만원이었다. 같은 업무를 사람이 수행한다면 인건비가 훨씬 많이 들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AI 에이전트 한 명당 단순 평균으로 환산하면 월 약 8만5000원이다. 다만 이 금액은 급여나 전체 운영비가 아니라 AI 모델이 작업을 수행하면서 사용하는 토큰 비용이다. 시스템 구축·유지보수, 전력, 보안 관리 등에 드는 비용까지 포함한 총비용과는 구분해야 한다. 실제 업무도 구체적이다. 재무 담당 AI는 매월 사내 결산 자료를 취합해 재무 보고서를 작성하고, 주가 분석 담당 AI는 매일 아침 자사와 경쟁사의 주가 동향을 정리한다. 또 다른 AI는 정부기관의 시스템 갱신 시기를 분석해 영업 대상으로 삼을 고객을 추려낸다. NEC 무인 부서 구성 [출처=닛케이비즈니스] ◆ AI가 AI를 평가하고 조직을 개선 이 부서의 특징은 AI가 단순히 주어진 작업만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AI 에이전트들은 서로 역할을 나눠 자료를 검토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한다. 예컨대 품질관리 담당 AI는 다른 에이전트가 만든 자료를 점검해 누락된 내용을 지적한다. 비용 관리 담당 AI는 토큰 사용량을 줄이는 방법을 찾아 조직 전체에 공유한다. 재무 담당 경영진 AI는 AI 활용에 투입하는 비용과 성과를 비교해 투자 판단을 내린다. AI 경영진은 매주 '임원회의'를 열어 조직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AI 직원의 역할과 직책이 맞지 않으면 인사 면담을 거쳐 강등하는 사례도 나왔다. 사람의 조직에서 볼 수 있는 평가와 관리 절차를 AI 조직에도 적용한 것이다. 업무 중 오류가 발생하면 AI 에이전트가 스스로 수정하고 외부 환경 변화에도 대응한다. 실패를 점검하고 개선안을 적용하는 순환 구조를 통해 업무 수행 방식을 계속 다듬는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종 평가와 의사결정, 거버넌스 통제는 사람이 담당하며, 사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에도 직원이 개입한다. ◆ 사람은 AI가 만든 결과로 현실을 움직인다 NEC가 무인 부서를 만든 배경에는 AI 활용 방식을 바꾸려는 전략이 있다. 사람이 필요할 때마다 AI를 도구로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 AI 자체가 독립된 조직처럼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고다마 히로시 AI전환최고책임자는 "사람이 AI를 매번 사용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AI의 속도와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기 어렵다"며 "이에 따라 인적 자본과 AI 자본을 분리하고, 각각의 강점을 살려 가치를 창출하는 조직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가 제공하는 분석은 경영 판단에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NEC 측은 기존에는 사업 부문이 보고하는 수치가 보수적으로 제시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AI는 예측에 기반한 객관적인 수치를 제공해 사업 부문과 더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AI 부서의 업무 범위는 향후 총무 등 기업 관리 업무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AI가 사람의 일자리를 곧바로 대체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NEC의 입장이다. [AI 일러스트=오영상 기자] goldendog@newspim.com 2026-10-14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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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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