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회장 모친 손복남 고문 5일 별세
이맹희 떠난 뒤 홀로 시부모 모셔
보유 지분으로 CJ 독립에 결정적 역할
여든 넘어서도 활발한 경영 활동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CJ그룹 이재현 회장의 어머니 손복남 고문이 5일 오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9세.
손 고문은 현재 CJ그룹의 경영체제를 마련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33년생인 손복남 고문은 손영기 전 안국화재 사장의 딸로 태어났다. 고인은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장남 고(故) 이맹희 CJ명예회장과 결혼하면서 삼성가와 인연을 맺었다.
이맹희 CJ 명예회장이 동생인 이건희 회장에게 후계자 자리를 내준 뒤 집을 떠나자 홀로 시부모님과 이재현·이미경·이재환 삼남매를 키웠다.
고(故) 손복남 CJ그룹 고문 [사진=CJ] |
지난 1987년 이병철 창업주가 별세한 후 시어머니 박두을 여사를 2001년 1월 타계할 때까지 장충동 본가에서 모셨다.
이병철 창업주는 손 고문을 아껴 손영기 사장 사망 후 안국화재(현재 삼성화재)의 지분을 상속해줬다.
이 지분은 CJ가 삼성그룹에서 독립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993년 이재현 회장이 삼성그룹에서 제일제당을 계열분리 해 나올 때 손 고문 등이 보유한 안국화재 지분과 제일제당 지분을 맞바꿔 현재 CJ그룹의 근간을 마련했다.
이후 장남인 이재현 회장에게 제일제당 주식 전부를 증여해 현재 CJ그룹 지분 구조의 토대를 닦았다.
CJ그룹 독립 후 이재현 회장의 공백기에도 동생인 손경식 회장이 CJ그룹 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그룹 내 손 고문의 영향력이 컸다.
형제간 분쟁 없이 이미경 부회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맡고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이 광고 사업을 맡은 것도 손 고문의 교통정리 덕이었다는 평이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본사에 출근해 정기적으로 업무를 보며 CJ그룹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다.
지난 2015년엔 뇌경색으로 쓰러진 후 건강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는 서울 장충동 CJ인재원에 마련되며, 장례는 비공개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친지 및 지인 조문은 6일 오전 10시부터 가능하다.
CJ는 "사회분위기를 감안해 검소하고 차분하게 장례를 치르겠다는 것이 가족들의 뜻"이라고 밝혔다.
CJ인재원은 이재현 회장이 어린시절 고인과 함께 살던 집터로, CJ그룹 창업 이후 인재양성을 위해 만든 곳이다.
슬하에 이재현 CJ 회장, 이미경 CJ 부회장, 이재환 재산홀딩스 회장 삼남매를 두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