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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갈등, 조선시대에는 없었다"

기사입력 : 2022년09월01일 21:21

최종수정 : 2022년09월01일 21:21

국학진흥원, 유연·합리적인 추석 모습 기록 일기 공개

[안동=뉴스핌] 남효선 기자 = 조선시대에도 명절 갈등이 심각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매우 유연하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조선시대 양반가는 명절을 지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한국국학진흥원이 조선시대의 추석 풍경을 담은 일기를 1일 공개했다.

공개된 자료에는 차례를 모시는 장소와 참여 범위, 역할 분담에 이르기까지 오늘날보다 더 유연하고 합리적이었던 추석 모습을 담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북 예천의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 1534~1591)의 '초간일기(1582년 (음)8월 15일)'.[사진=한국국학진흥원)2022.09.01 nulcheon@newspim.com

◇ 산소에서 지내는 추석 차례, 차례와 성묘의 이중 부담 해소

경북 예천의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 1534~1591)의 '초간일기(1582년 (음)8월 15일)'에는 "용문(龍門)에 있는 선조 무덤에서 제사를 지내서 어머니를 모시고 산소에 올라갔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안동 예안에 살았던 조성당(操省堂) 김택룡(金澤龍, 1547~1627) 역시 '조성당일기(1617년 (음)8월 15일자)'에서 "술과 과일을 마련해 누이의 아들 정득, 조카 김형, 손자 괴를 데리고 가동(檟洞)의 선산에 올라 선영에 잔을 올리고 절을 했다"고 기록했다.

조성당은 그 전 해에도 "가동의 선조 무덤에 제사를 지내므로 직접 그곳으로 갔다"고 적어놓았다.

이를 통해 추석 차례를 가족과 친척이 산소에 모여 지내기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주의 청대(淸臺) 권상일(權相一, 1679~1759)은 '청대일기(1745년 (음)8월 15일자)'에서 "시냇물이 불어나 건너기 어려워 산소에 성묘하러 갈 수가 없었다. 해가 저문 뒤에 손자 복인과 아우 상기가 술과 포를 조촐하게 갖추어 성묘하고 돌아왔다"고 하며,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때는 간소한 제물로 성묘를 지낸 모습을 보여준다.

안동 예안의 조성당(操省堂) 김택룡(金澤龍)이 쓴 당시의 추석 관련 일기인 '조성당일기(1616년 (음)8월 15일자'.[사진=한국국학진흥원) 2022.09.01 nulcheon@newspim.com

◇ 친가, 외가, 처가의 구분 없는 차례문화, 함께하는 추석

김택룡의 '조성당일기(1616년 (음)8월 15일자)'에는 "가동에서 합제(合祭,여러 사람에게 함께 제사를 지냄)를 지냈는데, 영해(寧海)의 외조부모도 함께 제사를 지냈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다음 해 추석에는 산소에 가기에 앞서 집에서 외조부모의 제사를 지냈고, 선조의 무덤에서 차례를 지낸 후에는 "제물을 나누어 영해의 장인에게도 절을 올렸다"고 기록하였다.

안동 예안의 계암(溪巖) 김령(金坽, 1577~1641)은 '계암일기(1621년 8월 15일자)'에서 "먼저 외가의 추석 차례를 지낸 후, 집의 사당에서 추석 차례를 올렸다"고 기록했다.

추석 차례에 참석하는 친족의 범위도 지금과는 달랐다.

대구의 모당(慕堂) 손처눌(孫處訥, 1553~1634)은 '모당일기(1601년 (음)8월 15일자)'에서 "오후에 조부 와 부친의 묘에서 돌아왔다. 동생 희로가 두 사위를 데리고 와서 참석했다"고 하였고, 김택룡은 1617년 성묘에 생질이 함께한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경북 상주의 청대(淸臺) 권상일(權相一, 1679~1759)의 '청대일기(1745년 (음)8월 15일자)'.(사진=한국국학진흥원)2022.09.01 nulcheon@newspim.com

◇ 같이하는 추석 준비, 모두가 행복한 명절 지내기

김택룡 일가는 추석 준비도 함께했다.

"조카 김형을 시켜 수록동(水錄洞)에 있는 조부의 묘소를 벌초하고 음식을 올리도록 했다"(1616년), "누이의 아들 정득의 무리가 수록동에서 벌초했다"(1617년)와 같이 친가와 외가의 후손이 번갈아 산소의 벌초와 차례를 맡았음을 알 수 있다.

또 음식 마련도 서로 도왔다.

"가동의 제사에 범금과 임인이 술을 가지고 와 올렸다"(1616년), "포태(泡太, 두부를 만드는 데 쓰는 콩)를 보냈다. 내일 누님이 가동의 선조 무덤에 가려하시기 때문이다"(1617년 (음)8월 13일자)는 기록은 형편껏 역할을 분담해 서로 도와가며 추석을 지낸 모습을 담고 있다.

추석은 신라시대부터 내려온 우리의 명절로 수확의 기쁨을 가족과 함께 나누며 조상을 기리는 날이다. 조선후기 가례의 보급과 확산으로 양반 가문에 사당이 건립되고, 제례의 순서 및 제사상 음식의 조리법과 배치까지 정례화됐다.

여기에 신분제 동요와 재산상속 문제와 맞물려 더욱 보수화된 제례 문화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주요한 가족 갈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관계자는 "형식에 치우친 차례 문화는 명절의 본래 취지에 맞지 않는 것이다. 조상을 기리며 함께 모여 수확의 기쁨을 누린다는 추석의 의미를 되살려, 가족 모두를 포용하는 추석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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