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자산 이전보다 크고 만기 짧아
높은 인플레, 올해 중반까지는 지속 전망
"이젠 정상화의 시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올해 후반 양적 긴축(QT)을 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적 긴축은 연준이 양적 완화(QE)를 통해 확대한 보유자산을 줄여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파월 의장은 이번 양적 긴축이 금융위기 이후의 것보다 더 일찍,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예상대로라면 우리는 3월에 자산 매입을 종료하고 올해 금리 인상을 진행해 나갈 것이며 아마도 후반에는 보유자산 축소를 시작해 통화정책을 정상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맞아 경제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월 1200억 달러의 자산 매입을 진행한 후 지난해 11월부터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부터 자산 매입 규모를 월 150억 달러에서 300억 달러로 늘린 연준은 기존보다 이른 오는 3월 자산매입을 완전히 종료할 예정이다.
◆ "재투자 않는 방식·자산 매각 모두 배제 안 해"
연준이 지난주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당시 회의에서 양적 긴축을 논의했다. 정확한 시점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통화정책을 진행하면서 9조 달러로 불어난 자산을 줄여나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QT 개시 예측 시점을 올해 12월에서 7월로 앞당겼다.
파월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양적 긴축과 관련해 "12월 회의에서 처음 논의했고 1월 회의에서 더욱 명확해질 것"이라면서 "이전과 비슷할 수 있지만 다를 수 있고, 지난번보다 더 일찍, 빠르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명확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파월 의장은 "자산매입 중단과 보유자산 축소 사이의 기간이 이전보다 짧을 것이고 보유자산이 훨씬 크기 때문에 긴축도 더 빠를 것"이라고 했다.
지난 금융위기 이후 연준은 보유한 채권 중 만기가 도래한 자산에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보유자산을 줄여나갔다.
다만, 파월 의장은 "정해진 바는 없지만 (과거 방식이나) 자산 매각 어느 쪽도 배제하지 않았다"면서 "지난번보다 자산 규모가 훨씬 더 크고 만기가 짧으며 경제가 훨씬 강한 상황이라 다르다"고 판단했다.
파월 의장은 양적 긴축과 관련한 결정에 대해 위원들이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앞으로 2~4번의 회의를 진행한 후에야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날 별도로 공개 발언에 나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연준이 빠르게 보유 자산 축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지 총재는 "연준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리면서 보유한 장기채를 줄여간다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조지 총재는 연준이 금융위기 이후 보유자산 축소에 나섰을 때보다 빠른 속도로 이를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올해 3차례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다만, 최근 월가에서는 연준이 3월 첫 금리 인상을 단행해 올해 총 4차례 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골드만도 3월 첫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다.
별도로 공개 발언에 나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3월 금리 인상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로이터 뉴스핌] 2022.01.12 mj72284@newspim.com |
◆ "인플레 더 오래 지속하면 금리 더 올릴 수 있다"
이날 파월 의장은 예상보다 오래 지속하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고심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높게 유지된다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고 표현했던 것에 대해 파월 의장은 "공급 측면의 문제라고 생각했었기 때문"이라면서 "공급망 문제가 더 오래가고 있고 진전이 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청문회 서두에서부터 인플레가 고착화하는 것을 막겠다고 선언한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은 올해 중반까지 지속할 것으로 본다"며 "인플레 압력이 더 오래가면 정책을 변경해 나가겠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연준의 두 가지 책무 중 현재 물가 안정에 더욱 집중할 때라고 판단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완전 고용도 위협할 수 있다며 경기의 장기 확장을 위해서는 강한 고용시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연준이 통화정책 정상화를 진행해도 고용시장이 타격을 입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이제 우리가 팬데믹 시기에 채택한 긴급 조치에서 보다 정상적인 수준으로 옮겨갈 때"라면서 "그러나 고용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파월 의장은 연준이 디지털 통화 보고서를 공개할 준비가 됐다며 몇 주 안에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파월 의장의 인준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전장보다 1.3bp(1bp=0.01%포인트) 내린 1.767%에서 거래되면서 증시는 주식시장은 상승 흐름을 보였다.
미국 동부시간 오후 12시 11분 기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누는 전장보다 20.88포인트(0.06%) 오른 3만6089.75를 기록했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2.82포인트(0.49%) 상승한 4693.11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89.86포인트(1.27%) 오른 1만5132.69를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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