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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궤적 켜켜이 담아낸 김근중의 단색추상 'Natural Be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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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색채로 변화무쌍한 인간의 본질 탐구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존재의 이면 꾹꾹 눌러담아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깊고 아득한 단색의 추상화 속에 보일 듯 말듯 시간이 흐른다. 오돌도돌 도드라진 돌기에는 자연 속 존재들의 태어남과 스러짐이, 그 삼라만상이 켜켜이 담겨져 있다. 강렬한 원색의 추상 작품들을 지긋이 마주하다 보니 문득 '우리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 것일까'라는 질문이 고개를 내민다. 아무 형상도 없는 그림들이 이렇게 말을 걸고, 철학적 상념에 빠져들게 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김근중의 'Natural Being(존재)' 연작이 내걸린 개인전 전시장. Mixed Media, Pigment. 2021 [사진= Courtesy of artist, Gallery We] 2021.10.27 art29@newspim.com

데뷔 이래 존재의 진면목을 탐구해온 화가 김근중이 경기 용인시 수지구의 갤러리위(대표 박경임)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 갤러리위의 높고 너른 전시장 1,2층에는 김근중이 올들어 제작한 대형 신작 등 40여 점의 추상화가 내걸렸다. 초대전의 타이틀은 'Natural Being'. 오랫동안 김근중이 천착해온 주제이지만 작품은 확연히 바뀌었다. 10여년간 추구해온 단색화 작업이 더욱 간결하고 묵직해졌다. 대신 색채는 흰색부터 노랑 빨강 분홍 파랑 보라 등 보다 풍부해지며, 압도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때문에 이번 개인전은 그야말로 색의 향연이자, 색면의 축제다.

우리를 감싸는 빛처럼, 산과 들을 구비구비 흐르는 물처럼 어느 한 곳에 얽매임 없이 자유롭게 작업하길 원하는 작가는 대형 화폭 속에 자신의 오랜 화두를 다시금 녹여냈다. 아울러 틈틈히 제작한 드로잉 80점도 곁들여 자유분방한 조형세계도 보여준다. 이번 전시는 김근중이 오랫동안 재직했던 가천대학교 교수직을 작년 2월 정년퇴임한 후 갖는 본격적인 개인전이다. 온전히 전업작가의 길로 접어들며 지난 봄과 여름을 꼬박 매달린 끝에 걸러낸 작업들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김근중은 하나의 틀에 얽매이기를 거부하는 작가다. '예술은 틀 밖에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을 벗어나야 하는 게 예술이라고 믿기에 그는 1990년 금호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래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왔다.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를 나와 대만문화대학교 예술대학원을 졸업한 김근중은 귀국 후 가진 전시에서 수묵풍경 작업을 선보였다. 수묵과 채색으로 동양의 노장사상 속 이상향을 그린 그림이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대형 신작 앞에서 포즈를 취한 화가 김근중. [사진=이영란 기자] 2021.10.27 art29@newspim.com

그리곤 1990년대부터는 중국 돈황의 막고굴 벽화에 매료돼 벽화의 현대적 변용을 시도했다. 당시 김근중의 이 작업은 국내 미술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특히 전통벽화 속 기호와 상징을 그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변주했는가 하면, 금속핀이라든가 짚 같은 다양한 오브제를 회화에 곁들이는 시도로 주목받았다. 이어 벽화를 미니멀리즘적 형식으로 표현해 '참신한 조형세계'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05년부터 김근중은 화려하고 변화무쌍한 모란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전통서화와 민화 속 모란을 오늘의 어법으로 과감하게 형상화해 갈채를 받았다. 그의 모란꽃 그림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얻어냈고, 패션및 디자인 영역과의 협업도 이끌어냈다. 2010년대부터는 모란꽃을 추상화하는 작업과 함께 색면추상 작업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김근중의 표현의 대상은 5~10년을 주기로 여러 번 달라졌다. 변화의 폭도 여느 작가보다 몇배 넓다. 하지만 그가 지난 30년간 일관되게 매달린 화두는 'Natural Being', 곧 '자연 속 존재'이다.

김근중은 금강경의 '응무소주 이생기심(마땅히 머무는 바가 없는 마음을 내어라)'라는 귀절을 가슴에 품고 작업한다. 끝없이 생겨나고 소멸하는 우주의 수많은 생명체처럼, 인간 또한 자연 속에서 태어났다가 스러지는 필멸의 존재요, 참과 거짓, 쾌락과 고통을 널뛰듯 넘나드는 존재이기에 인간의 이 같은 본질을 여러 겹의 색면추상 속에 집적해내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캔버스에 거즈를 붙인 뒤 검은 안료와 원색의 안료를 수십 번 바르며 제작한 김근중의 푸른빛 추상화. Plaster Bandage, Pigment 2021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위]. 2021.10.27 art29@newspim.com

수십 번의 붓질과 사포질, 문지르기와 지워내기를 반복하며 마침내 완성된 김근중의 색면회화는 단색이지만 결코 단색이 아니다. 표면의 색채 아래로는 언뜻 언뜻 다른 색깔이 똬리를 틀고 꿈틀거린다. 따라서 김근중의 회화는 엄밀히 말하면 단색추상이 아니다.

우리의 삶이 겉으로 드러난 모습 저 아래로 억겁의 순간들이 포개져 있는 것처럼 그의 추상화 또한 마지막 빛깔 저 아래로 검정, 파랑, 빨강, 노랑 등 무수히 많은 색채들이 겹겹이 입혀져 있다. 한마디로 규정할 수 없는 인간의 불가사해함을 작가는 수많은 색면을 켜켜이 올리며 묻고 또 묻고 있는 것. 따라서 그의 단색화는 눈에 보이는 것의 몇 배를 깊고도 진득하게 품고 있는, 잠재적 추상의 세계요, 은유적 드러냄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이 세계는 내가 존재하기에 존재한다. 이 세계, 이 우주는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다. 나는 이같은 근원적 명제를 들고, 두가지 방식으로 탐색한다"고 했다. 하나는 돌가루와 접착제, 물, 검정안료를 섞어 캔버스에 5,6회 바르며 요철과 텍스추어를 만든 뒤 다양한 색상의 안료를 접착제와 혼합해 수없이 바르는 방식이다. 이는 현실에서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존재와 사건들의 다채로운 모습에 대한 표현인 것. 안료가 착색되면 형광색이나 여러가지 펄(pearl)을 더해 동시대적 색채를 구현한다. 이후 표면에 물을 뿌리며 수세미로 문지르면서 다양한 색상의 속살이 드러내게 하며 작품을 완성한다. 역사를 관통하며 축적된 존재의 흔적들을 드러내게 하기 위한 마무리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김근중은 이번에 'Natural Being' 대형 신작과 함께 80점의 작은 드로잉을 함께 출품했다. [사진=Courtesy of artist, 갤러리위]. 2021.10.27 art29@newspim.com

또 다른 방식은 거즈를 캔버스에 횡으로 연달아 붙이며 시작한다. 거즈 위에 검정색 돌가루를 발라 표면을 단일한 검정색으로 만든 후 역시 다양한 안료를 십수 겹 바르고 그 위에 반짝이는 펄을 발라 말린 후 물을 뿌리고 수세미로 문질러 부분적으로 표면의 색깔을 벗겨내 화석 내지는 흔적처럼 표현한다.

이렇듯 김근중의 회화는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20~30회의 붓질과 문지르기, 갈아내기 기법이 동원되는 등 많은 시간과 공력을 요한다. 쉬운 길도 있을 법한데 일부러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을 고집한다. 이에대해 작가는 인간을 포함한 여러 존재들이 장구한 역사를 관통하며 드러났다 사라지는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캔버스와의 끈질긴 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근중은 그간 금호미술관, 국제갤러리, 동산방화랑, 겐지다끼갤러리(도쿄) 전시를 필두로, 통인옥션갤러리, 고려대학교박물관, 김세중미술관까지 21회의 개인전을 개최했고,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을 비롯해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미술관 금호미술관 토탈미술관 우양미술관 한국방송공사 SK본사 사옥 등에 소장돼 있다. 김근중의 'Natural Being' 전시는 12월 25일까지 이어진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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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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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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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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