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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프 650억 매출, 홍콩의 7% 못미쳐...정교+입체적인 전략 필요

기사입력 : 2021년10월18일 16:49

최종수정 : 2021년10월18일 16:49

닷새간 코엑스 열기로 달궜던 Kiaf SEOUL 폐막
역대 최고 매출, 최다 관람객 달성.. VVIP티켓 과발행 문제로
내년 '프리즈 서울'과 동시개최로 전환.. 국제경쟁력 제고 시급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서울 삼성동 코엑스를 닷새간 미술열기로 가득 채웠던 'Kiaf SEOUL 2021'이 역대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17일 막을 내렸다. 키아프 운영위는 닷새간의 페어에 8만8000여명의 관람객이 찾았고, 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판매액은 국내 아트페어 역사상 가장 많은 것으로, 지난 2019년 키아프가 달성한 매출 310억원의 두배를 넘는 규모다.

주최측은 지난해 오프라인 페어가 취소되며 2년 만에 페어가 열리자, 미술축제를 기다려온 많은 미술팬이 몰려들어 성황을 이뤘다고 밝혔다. 특히 근래들어 국내 미술시장이 전례없는 호황을 보이며 매수세가 폭발함에 따라 개막 첫날인 13일 VVIP오프닝에 5000여명의 관람객이 운집한 바 있다. 또 이 날 6시간동안 350억원의 매출이 올려진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역대 최다 관람객과 최고 매출을 올리며 폐막한 키아프 2021. 사진은 리만머핀 갤러리 부스. [사진=키아프 운영위] 2021.10.18. art29@newspim.com

전세계 10개국에서 170개 화랑이 참여한 올 키아프는 국내외 주요 화랑의 경우 작품판매가 큰 호조를 거뒀다. 세계적인 유력 갤러리들은 가져온 작품을 거의 다 소화했고, 일부 작품은 개막 전에 판매가 완료되기도 했다. 국내 화랑들 또한 전반적으로 판매가 활기를 띄어 블루칩 아티스트와 인기 작가의 경우 '작품이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을 연출했다. 이는 블루칩 작풍의 경우 경매시장에서의 낙찰가에 비해 아트페어 출품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생긴 현상이기도 하다. 페어에서 작품을 손에 넣으면 그 즉시 수익이 생기는 것으로 판단한 수집가들로 인해 치열한 선점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치 한정된 샤넬백 등 럭셔리 아이템을 둘러싸고 사재기 경쟁을 벌이는 것과 같은 진풍경이 아트페어에서도 연출된 것.

그동안 국내 미술시장을 견인했던 중장년층 고객에 이어 올해 키아프에는 신규 컬렉터와 MZ세대 고객이 대거 몰려들어 열기를 배가시켰다. 이들 중에는 작품에 끌려 감상과 향유를 즐기는 것 보다, 투자 목적으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주식투자와 가상화폐 투자 등으로 돈을 번 신규 컬렉터 중에는 "1000만원 또는 1억원 정도는 얼마든지 작품을 살 준비가 돼있다"며 눈에 불을 켜고 투자할만한 작품을 찾는 이들이 상당수였다. 여럿이서 자금을 모아, 공동투자 형식으로 블루칩 작품을 사들이는 예도 있었다. 이에따라 해외 인기작가 작품과 국제 무대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국내 블루칩 작가 작품은 솔드아웃 러시를 이뤘다. 아울러 젊은 세대들이 좋아하는 내러티브가 담긴 몇몇 인기작가들의 작품과 젊은 감성을 자극하는 힙한 작품도 매진을 거듭하는 등 금년도 키아프는 전체적으로 '사자' 열풍이 거셌다.

[서울=뉴스핌]이영란 기자= 지난 2019년보다 두배가 넘는 650억 매출을 기록하고 폐막한 키아프 2021. [사진=키아프 운영위] 2021.10.18 art29@newspim.com  

올해 650억원이라는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판매도 활기를 띄자 우리 미술계는 고무된 상황이다.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핑크빛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키아프를 비롯해 아트부산, 대구아트페어 등 한국의 주요 아트페어들의 목표가 '아시아 아트마켓의 중요한 거점'이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현실을 정확히 직시하고, 치밀한 성장 전략을 수립해야 그 같은 비전이 현실로 다가오는 법이다. 실제로 650억원이라는 올 키아프의 매출은 아트바젤 홍콩의 1조원대 매출(2018년 기준, 2019년은 이를 상회했을 것으로 추정)의 6.5%에 그치는 수준이다. 큰 손들이 엄청난 작품들을 활발히 거래하는 홍콩 페어에 비해선 아직 갈 길이 멀고도 멀다. 아시아 아트마켓의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국내용 전략으론 어렵다는 것을 직시해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기 전인 2019년 한국에서 무려 4000여 명의 미술팬이 '아트바젤 홍콩'을 찾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중국에서는 이보다 몇배 더 많은 고객이 찾았으며, 일본 싱가포르 대만에서도 많은 고객이 홍콩을 찾았다. 아트바젤 홍콩 2019의 닷새간 관람객 8만8000명은 올해 키아프와 동일하지만 자국의 일반입장객(티켓 8만7000원)의 비중은 우리보다 훨씬 낮은,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국제아트페어라는 점은 우리와 큰 차이가 있다. 근래 아트바젤 홍콩에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비롯해, 슈퍼컬렉터이자 배우인 브래드 피트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도 왕림(?)해 아시아 아트허브를 넘어 세계적인 아트허브로 똬리를 틀었다. 내년 3월 24~26일 개최되는 아트바젤 홍콩 2022는 벌써부터 '포스트 팬데믹' '위드 코로나' 시대에 발맞춰 다각적인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단 홍콩의 정세가 예측불가능한 것은 걸림돌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국내를 대표하는 메이저화랑인 국제갤러리의 키아프 부스. 아니쉬 카푸어의 조각을 관람객이 살펴보고 있다. [사진=키아프 운영위] 2021.10.18. art29@newspim.com

그간 아트바젤 홍콩 주최측은 한국 VVIP고객을 대상으로 아트페어 개최 수개월 전에,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사전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실제로 작품을 수집할 고객을 철저히 관리해왔다. 주요 출품작을 미리 소개하고, 사전 구매와 예약을 독려하는 것. 각 나라별로 그 나라 미술시장 정보에 밝고, 경험이 풍부한 전문인력을 VVIP고객 대상 슈퍼바이저로 기용해 연중 활동하게 하고 있다. 고객을 대상으로 사전은 물론, 사후관리 또한 철저해 "아트바젤 홍콩이 나를 섬세히 챙기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셈이다. 급한 불이 떨어져야 부랴부랴 대책을 세우는 우리와는 구체적이면서도 체계적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현저히 다르다 하겠다.

또한 아트바젤 홍콩은 2019년의 경우 아시아, 미국, 유럽의 36개국 242개 화랑이 참여해 1만여 점의 괄목할만한 미술품을 내건바 있다. 내년도 페어는 서울에서 프리즈가 '프리즈 서울 2022'의 닻을 올리게 돼 규모와 내용이 다소 가변적이지만 예년 수준에 맞추기 위해 아트바젤 홍콩 측은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년간 코로나사태로 페어가 위축됐기에, 내년을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며 의지를 불태우는 중이다.

한편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키아프는 VVIP오프닝을 처음 시도해 큰 화제를 뿌렸다. 키아프 운영위는 참여갤러리에 VVIP카드 2000여매를 배포했는데 화랑으로부터 이 카드를 받은 VVIP고객의 약 70~80%가 첫날 페어를 찾아 북새통을 이뤘다. 개막시간에 앞서 코엑스를 찾아 코로나방역 체크를 받고, 입장을 기다리는 고객들로 넓은 로비는 발디딜 틈이 없었다. 예년의 경우 VIP카드를 제공받은 초대고객의 30%정도가 페어를 찾았으나, 올해는 처음 시행된 VVIP카드의 가격이 30만원으로 책정되자 초대손님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마침 미술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이고, 티켓값이 30만원이라고 하니 "하루라도 빨리 키아프를 찾아 그 혜택을 맘껏 누려보자"며 VVIP들이 동반자(1인 동반)를 대동하고 코엑스를 찾은 것. 여기에 아트페어 스폰서와 파트너사의 초대손님까지 더해져 VVIP 오프닝은 관객 5,000명을 찍으며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내년부터 키아프는 영국의 프리즈아트와 동시 개최되며 마켓의 판이 몇배 커진다. 사진은 키아프2021의 갤러리바톤 부스. [사진=키아프 운영위] 2021.10.18. art29@newspim.com  

이에 한정된 일부 골수(또는 큰손) 고객을 중심으로 출품작을 차분히 확인한 후 구매하려던 진짜 VVIP들은 "이게 무슨 난리통이냐? 조용해야 할 페어장이 시장통과 다를 게 없다"며 눈쌀을 찌푸렸다. 게다가 운영위가 VVIP 카드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사실이 알려지며 "어느 페어가 VVIP 티켓을 일반에 판매하느냐? 들어본 적이 없다"며 힐난했다. 아트바젤을 비롯해 세계적인 아트페어들은 VVIP(VIP블랙라벨) 또는 VIP티켓은 철저히 주최측과 화랑에서 주요 고객을 선별해 전달하는 것이 원칙이다. 물론 '퍼블릭 오픈'이라 하여 일반관람객은 티켓을 사전예매하거나 현장에서 구입해 입장하지만 VVIP와 VIP고객은 작품 구매이력이 있거나,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 국한해 초대하는 것이 불문율이다. 올 키아프는 개막 이틀째인 VIP 오픈에도 초대권을 받은 이들이 대거 몰려들어 코엑스 전시실은 순간허용인원(3036명)에 육박하기도 했다. 이에 주최측은 입장을 전면제한하고, 내부 인원이 줄어들기를 기다리기도 했는데 이 같은 현상은 주말까지 이어졌다.

올들어 키아프에는 유력인사들의 발길도 더욱 늘었다. 리움미술관 재개관 작업을 진두지휘한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아트뉴스' 선정 '세계 200대 컬렉터'에 남편인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과 함께 매년 이름을 올리고 있는 최윤정 파라다이스문화재단 이사장이 페어를 둘러봤다. 파리를 기반으로 한 세계적인 화랑인 페로탕의 엠마뉴엘 페로탕 대표와 뉴욕 기반의 메이저 화랑인 리만머핀의 라쉘 리만 대표도 현장을 찾았다. 아울러 내년부터 키아프 서울과 손잡고 아트페어를 동반개최하는 프리즈(Frieze)의 디렉터도 페어를 꼼꼼히 둘러봤다. 또 BTS의 RM과 뷔, 전지현, 이병헌 이민정 부부, 소지섭, 황신혜, 소유진, 성유리, 한지혜 등 유명 연예인들도 키아프를 참관해 눈길을 끌었다.

올해 여러모로 큰 성과를 거둔 키아프는 내년도 명실상부한 국제아트페어로의 전환을 앞두고 체질 개선과 입체적이면서도 정교한 전략 수립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통의 명문 '아트바젤'의 뒤를 이어 세계 정상의 아트페어로 자리매김한 영국의 '프리즈(Frieze)'가 '서울(아시아) 진출'을 선언하며 키아프와 동시에 장을 펼치게됨에 따라 우리에게 맡겨진 숙제가 만만찮다. 긍정적으로는 세계 일류의 아트페어와 협력해 국제 수준의 행사를 동반개최한다는 것은 더없는 기회다. 프리즈는 2003년 영국 런던의 리젠트파크에서 '패기 넘치는 젊은 아트페어'로 출발해 뉴욕과 LA로 페어를 다각화했고, 내년부터는 아시아 마켓 공략을 위해 서울에서 장을 펼친다. 이를 위해 키아프측과 5년간 공동개최 계약을 체결했는데, 구체적인 페어 포맷과 시행내역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프리즈측은 올 키아프를 방문해 코엑스 전시관의 컨디션과 홀 내부상황, 갤러리 수준, 방문객 시스템 등 전반적인 사항을 면밀히 체크했다.
 
프리즈가 서울에 상륙하게 됨에 따라 세계 일류 화랑들이 대거 한국의 가을 아트페어 시장을 수놓는 것은 고무적인 측면이 크다. 일류들의 전략과 노하우를 배우면서 우리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체질개선과 대책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올 키아프가 끝난 지금부터 국내 화랑들은 바로 내년을 준비해야 한다. 우선 국내용으로 짜여졌던 페어 전략을 국제아트페어 수준으로 전면 개편해야 한다. 경쟁력있는 작품과 작가를 발굴하는 작업도 꼭 필요하다. 과거 프리즈 아트페어도 데미안 허스트 등을 중심으로 한 영국의 독창적이고 파워풀한 아티스트가 포진해 있어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성공을 견인한만큼 우리도 세계 무대에 내놓을만한 한국의 역량있는 작가들을 더욱 활발히 찾아내 스타작가로 부지런히 키워야 한다. 아울러 가장 중요한 슈퍼컬렉터 고객을 찾아내 서울로 초치하는 노력도 경주해야 한다. VVIP고객을 선별하고, 전담해 케어하는 국제 전문가들을 하루빨리 기용해 투입해야 할 것이다.

미술시장은 승자독식의 시장이요, 강자만이 조명받는 시장이므로 가만히 손놓고 있으면 필패하기 마련이다. 프리즈에 참여하는 다국적 화랑들의 노련한 공략에 속절없이 밀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화랑들의 분발과 치밀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강자를 만나 잘 싸우면 우리 미술가들을 국제무대에 널리 소개해 키우고, 시장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현대미술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만큼 이번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뷰잉룸과 각 화랑의 웹사이트 등 온라인 컨텐츠의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는 것도 필요하다. 국내 화랑들의 웹사이트는 몇몇 화랑을 제외하곤 아직 일천한 수준이다. 이에 대한 정비와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다. 또 세계 마켓을 하나로 엮어주는 온라인 뷰잉룸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항목이니 이를 업그레이드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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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윗집 발망치 소리, 내년부터 끝" [세종=뉴스핌]김정태 건설부동산 전문기자= 지난 2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주택성능연구개발센터(HERI). 세종시에 위치한 이곳에는 주택 성능을 시험할 수 있는 여러 시험동이 있지만, 5층짜리 실제 아파트 건물 한 동이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 한켠에는 'db35lab(데시벨 35 랩)'이란 영문과 숫자 표기가 부착돼 있었다. 아파트 1층 내부에 들어가야 이 표기의 의미를 알게 됐다. 이는 LH가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보다 낮은, 도서관처럼 조용한 집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층간소음기술연구소의 시험동 이름이다. 층간소음 등급별 시연 모습 [사진=국토부기자단 공동] 거실에 설치된 대형 모니터 화면에는 2층의 층간소음을 일으킬 수 있는 런닝머신, 책상과 의자, 공 등의 도구들이 보였다. 우선 화면을 통해 윗층에서 아래층에 전달되는 성인의 발걸음 소리를 들려줬다. 말 그대로 '발망치' 소리였다. 들려오는 소음은 49데시벨로 4등급 수준이다. 층간소음의 기준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2005년 전에 지어진 공동주택의 경우 일부에서 이러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중량충격음이다. 이번에는 실제로 윗층에서 걷는 소리를 듣는 순서였는데, 귀를 쫑긋 세우지 않고서는 소음을 느끼기 어려웠다. 미세한 진동음이 들리긴 했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다. 이어 1m 높이에서 3kg 무게의 공을 떨어뜨리는 실험도 시연됐다. 이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는 중량충격음으로, 역시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운 소음과 진동이 느껴지지만, 이곳의 실제 시연에서는 역시 진동음이 확 줄었다. 의자 끄는 소리는 비교적 가볍고 딱딱한 충격음이어서 경량충격음이라고 하는데 4등급 수준에서는 참기 어려울 정도로 불편했지만, 실제 시연에서는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충격음이 전달되지 않았다. 이처럼 층간소음이 획기적으로 줄어든 데는 1등급 기준인 37데시벨에 맞춘 성능으로 시공된 바닥 때문이었다. 기존 슬래브 두께보다 두꺼운 250mm로 시공하고, 그 위에 40mm 복합완충재와 30mm 고밀도몰탈 및 와이어 메쉬 등을 함께 깔아 놓은 바닥재다. 공동주택 층간소음 저감기술은 2023년부터 개발되기 시작했으나, 슬래브 두께는 210mm로 상대적으로 얇고 낮은 등급의 완충재와 일반 몰탈을 적용해 3등급 수준에 머물렀으나, 이를 매년 개선해 온 결과 올해 1등급 기준을 충족하게 됐다. LH는 이러한 기술 개발을 실험동 연구에 그치지 않고, LH 공동주택 각 현장에 실증 시공을 하면서 실증 결과 데이터를 쌓아왔다. LH가 층간소음 저감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 단지는 양주회천 A15블록으로, 당시 3등급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평택고덕 ab57-2블록에 2등급 수준으로 끌어 올려 적용했다. LH 연구원 관계자는 "이 같은 1등급 기준을 달성하기 위해 2022년부터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과 공법을 연구해 왔다"면서 "47개의 기술 모델 개발과 총 1347회에 걸친 실증을 거쳐 자체 1등급 기술 모델을 정립해 내년부터 주택 설계에 본격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같은 1등급 기준 설계로 분양가 상승의 요인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기존 공동주택 24평형(전용면적 59㎡) 기준으로 가구당 300만~400만 원의 공사비가 더 소요되는 것으로 LH는 추정하고 있다. 정운섭 LH 스마트건설본부장은 "층간소음 1등급 설계 적용 때문에 수분양자의 분양가 상승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자체 원가절감과 함께 정부 재정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면서 "지속적인 기술 개발로 공사비 상승의 주요인인 슬래브 두께를 슬림화하면서도 1등급 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층간소음감지기를 통해 경고 알람이 뜨는 월패드 시연 장면 [사진=국토교통부기자단 공동] 층간소음 1등급 설계는 새로 짓는 공동주택에서만 가능하다. 때문에 구축에서는 이러한 혜택을 누리기 어렵다. LH는 이를 보완하는 방안으로 층간소음 감지기를 IT업체와 협력해 개발 중이다. 바닥에 여러 차례 충격을 줄 경우, 층간소음 감지기의 센서가 작동해 해당 세대 월패드를 통해 주의를 당부하는 알람이 뜨도록 하는 장치다. 정승호 LH 스마트주택기술처 팀장은 "구조적으로 층간소음을 줄일 수는 없겠지만, 층간소음을 일으키는 기준을 해당 세대에게 알림으로써 아래층 이웃과의 분쟁을 줄일 수 있도록 고안한 장치"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시연은 기존 공동주택에 적은 비용으로도 층간소음을 저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팸투어에 참여한 국토교통부 기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층간소음 1등급 바닥구조 [사진=뉴스핌DB] LH는 바닥에서 발생하는 층간소음에 국한하지 않고, 옆 세대와의 벽간소음, 화장실 배관 소음 등 공동주택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생활소음 저감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벽간소음을 저감하는 소음 차단 성능 1등급 벽체 구조는 2019년 11월부터 이미 설계에 반영한 바 있다. 내년부터는 화장실 배관이 아래층을 통하지 않고 각 세대 내에서 설치되는 자체 배관을 적용해 배관을 통해 전달되는 소음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또 내구성이 좋은 장수명 주택, 수요자의 취향에 맞게 가변형 평면 구성이 가능한 라멘 구조 주택, 레고처럼 조립·건설하는 모듈러 주택 등 주택 건설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는 주택 유형에도 층간소음 1등급 접목 방안을 모색해 적용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LH는 층간소음 저감 기술 저변을 민간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우선, 민간의 고성능 신기술을 발굴하고, 다양한 1등급 기술 요소의 시장화를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올해에는 층간소음 기술 마켓을 통해 6개의 고성능 기술을 발굴했으며 LH 공공주택 현장에서 그 성능을 검증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LH는 층간소음 1등급 적용 확산을 위해 db35lab을 내년 3월부터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자체 층간소음 시험 시설이 없는 중소기업에 데시벨 35랩을 테스트베드로 제공해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LH는 또 그간 개발해 온 층간소음 저감 기술 요소와 시공법, 실증 결과를 중소 민간 건설사들과 공유할 계획이다. 더불어 자체 기술 개발과 층간소음 저감 시공·품질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건설사들에 대한 기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이한준 LH 사장은 "2년 전 취임 당시 제일 먼저 강조한 게 층간소음 문제 해결을 약속한 것이었다"면서 "내년부터는 LH가 짓는 모든 아파트에 1등급 기준을 적용해 국민 일상의 생활 고통을 덜어주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궁극적으로는 벽식 구조의 공동주택에서 벗어나 라멘(기둥식) 구조와 모듈러에도 층간소음 1등급 기준을 적용해 100년 이상 가는 장수명 주택의 근간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dbman7@newspim.com 2024-11-2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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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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