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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복잡다단한 인간 내면 들여다보는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기사입력 : 2021년10월13일 07:14

최종수정 : 2021년11월02일 15:20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20세기 초반 미국 남부지방의 적나라한 사회상과 더불어 좌절, 욕망, 무기력으로 점철된 인간의 내면을 조명한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가 현재 대학로 홍익대학교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이다. 미국의 유명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원작을 기반으로, 이번 시즌엔 박해미, 김예령, 고세원, 임강성, 임주환, 태항호, 오현철 등이 출연한다. 극의 내용은 충격적이고, 서사는 불친절하지만 TV 화면에서 만나던 익숙한 배우들이 실제 무대 연기에 도전했단 점에서 색다른 매력이 느껴진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공연 장면 [사진=컴퍼니다] 2021.10.12 jyyang@newspim.com

◆ 낯설고 생경한 분위기가 가득한 무대…임주환의 탄탄한 기본기

로렐 지방에서 교사로 일하던 블랑쉬(김예령)는 충격적인 사건에 휘말리며 뉴올리언스에 사는 동생 스텔라(임예나)의 집으로 가게 된다. 그의 남편은 폴란드 출신 노동자 스탠리(임주환)는 허영이 가득한 블랑쉬를 못마땅해 한다. 블랑쉬는 갈 곳이 없는 처지로 동네 노총각인 미치(태항호)를 꼬드기지만 모욕적인 과거가 폭로되면서 파국을 맞는다. 극중 모든 인물은 속물적이고 각자의 욕망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묘한 거부감을 안긴다.

주연인 블랑쉬는 극을 이끄는 것은 물론, 시작과 끝을 담당하는 만큼 가장 중요한 인물이자 역할이다. 블랑쉬는 몰락한 지주 집안의 딸로 교사로 살면서 과거 사랑에 대한 트라우마로 문란한 사생활을 즐기다 파멸을 맞는다. 김예령은 매사에 꿈꾸듯 허상을 좇거나 인지부조화에 빠진 듯한 블랑쉬의 캐릭터를 구현해낸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공연 장면 [사진=컴퍼니다] 2021.10.12 jyyang@newspim.com

임주환의 스탠리는 뜻밖의 발견이다. 2004년 데뷔한 그는 무려 17년 경력의 배우답게 꽤 탄탄한 기본기를 보여준다. 연극 무대가 처음임에도 브라운관이나 영화 등 다른 장르에서 익숙한 일상톤을 벗어나, 연극톤 발성과 연기를 제법 훌륭하게 구사한다. 스탠리는 가정폭력, 처참한 도덕관, 속물 근성 등 부정적인 면이 도드라지는 인물. 그럼에도 블랑쉬를 향한 강한 적대심과 불호를 통해 인물 자체의 특성을 관객에게 납득시킨다.

◆ 오프닝 공연의 한계?…더 발전될 공연을 기대하며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미국에서 1947년 초연됐으며 이듬해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번 시즌 공연은 기존의 캐스트를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반가운 얼굴들이 다수 나선 데다 무대 소품 하나하나, 잦은 암전 등 모든 면에서 조금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지난 8일에 막을 올려 한달 반이나 기간이 남은 만큼 앞으로 나아질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2021 연극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공연 장면 [사진=컴퍼니다] 2021.10.12 jyyang@newspim.com

그럼에도 이 작품을 통해 생각해볼 점은 분명히 있다. 집안이 몰락했지만 허영심을 버리지 못하고 인지부조화에 빠진 블랑쉬, 임신 중에 뺨을 맞아도 현실적으로 남편이 필요한 스텔라, 고된 노동을 하며 삶을 이어가지만 술과 도박, 폭력의 굴레에 빠진 스탠리를 통해 당시 미국인들의 처지와 삶의 단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폴란드 출신을 비하하는 '폴락'이란 단어에 펄펄 뛰던 스탠리가 가장 '폴락'같은 최악의 짓을 저지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개인적인 성적 트라우마로 인해 17세 소년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블랑쉬의 복잡다단한 내면이 표현되는 방식도 낯설지만 새롭다. 허영심과 허언증에 시달리는 블랑쉬를 사사건건 의심하며 무대 위 벌어지는 사건들이 과연 어디까지 진실인가 하는 의문이 찾아오는데, 이 역시도 작품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가장 속물적이고 더러운 과거를 지닌 블랑쉬(하얀색)의 이름, 그에 대응되는 흰 커튼 장식들도 상징적이다. 충격적인 사건을 덮고, 또 받아들이는 인물들을 통해 복잡다단한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고 생각에 잠기게 된다. 오는 11월 21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에서 공연.

jyya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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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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