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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지원 탈락에 대학도 학생들도 뿔났다..."교육부 평가기준 공개하라"

기사입력 : 2021년09월03일 15:36

최종수정 : 2021년09월03일 15:36

성신여대·인하대등 52개 대학 일반재정지원에서 탈락
3년간 국비 지원 못 받아…대학 운영 등 어려움 가중될 듯
재학생·졸업생도 불만 "불명예와 낙인 책임질 건가"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박성준 인턴기자 = 교육부가 전국 52개 대학을 재정지원 대상에서 제외키로 최종 확정한 가운데 탈락한 대학들의 혼란과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이들 대학들은 교육부의 평가가 불공정하게 이뤄졌다며 향후 법정 대응 등을 예고했다. 해당 학교 학생들도 1인시위에 나서며 불만을 제기했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 대학구조개혁위원회는 3일 이들 대학을 일반재정지원에서 제외하는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가결과 발표 뒤 이의신청 절차를 거쳤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탈락한 대학들은 내년부터 향후 3년간 정부의 일반재정지원사업인 '대학혁신지원사업'에서 배제된다. 수도권에서는 성공회대, 성신여대, 인하대 등 4년제 대학 11곳이 여기에 해당되며 지방대 14개교와 전문대 27개교도 국비를 지원받을 수 없게 됐다.

교육부의 최종 확정에 이들 대학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조명우 인하대 총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비상식적인 평가 결과"라며 "법적 수단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활동을 통해 70년간 쌓아올린 대학의 명예를 다시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양보경 성신여대 총장도 "자율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환경에서 대학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획일화된 평가로 가장 큰 피해를 받는 건 학생들"이라며 "실추된 명예 회복을 위해 대학 구성원 의견을 수렴해 강경하게 대응하겠다"고 불복 절차를 시사했다.

앞서 가결과에서 탈락한 성신여대와 인하대 등 47개교는 총 218건의 이의신청을 제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부분 재결과에 대한 재평가 요구 사항이다. 그러나 교육부는 "이의신청처리소위원회 위원 전원일치 의견으로 결과를 변경할 만한 사항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반박했다.

[서울=뉴스핌] 박성준 인턴기자 = 인하대학교 학생들이 지난달 23일 일반재정지원 대상에 인하대가 미지정된 것에 대해 항의하는 뜻으로 교내 대강당에 수백개의 학과 점퍼를 내걸었다 2021.09.03 parksj@newspim.com [사진제공=인하대]

◆ '과점' 시위까지 학생들 "교육부 평가 불공정해"

교육부의 평가에 학생들도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인하대 영어영문학과 2학년인 이민경(21)씨는 "교육부가 평가를 어떻게 했는지 제대로 내놓고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평가 결과에 대해)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공개할 수 있는데 왜 공개를 안 하는지 의문이고,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 경영학과 2학년인 이하림(21)씨는 "정량평가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는데 정성평가인 서술형 평가에서는 문제가 있다고 나왔다"며 "서술형 평가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왜 탈락했는지 알려달라고 해도 교육부는 비공개라고 한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인하대 학생들은 가결과가 발표된 지난달 '인하대 사태 학우 모임'을 결성하는 등 교육부의 가결과에 불공정 의혹을 제기했다. 또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보내온 수백개의 학과 점퍼(과점)를 모아 캠퍼스에 진열하는 '과점' 시위에 이어 세종시 교육부 앞에서 1인 시위에도 나섰다.

자신을 시위 참가자라고 소개한 익명의 재학생은 "폭우라고 할 정도로 거센 비 속에서 총동문회까지 1인 시위를 했는데 교육부는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느꼈다"며 "학생들은 정치 단체가 아니고 합당한 교육부의 설명을 듣고 싶어 시위에 나섰던 것"이라고 전했다.

일반재정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성신여대 학생들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1인 릴레이 시위를 하며 교육부의 항의의 뜻을 밝혔다. 1인 릴레이 시위에 나선 성신여대 일본어문화학과 3학년인 안병란(22)씨는 "학생들 대부분이 이번 교육부의 최종 결과를 납득할 수 없고 불공정한 심사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씨는 "성신여대의 경우 정량지표와 정성지표의 진단항목이 서로 중복된 내용이 있고 구성원 참여소통에 낮은 점수를 받았다"며 "과거 전직 총장 사퇴 시위, 성희롱 교수 사퇴 촉구 시위 사례 등을 보면 학교와 학생이 서로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많은데 교육부가 이를 제대로 평가를 한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성신여대 재학생인 안병란(22·일본어문화학과)씨가 3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교육부의 2021년 대학 기본역량 진단 최종 결과에 항의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9.03 filter@newspim.com

이같은 분노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까지 이어졌다. 자신을 성신여대 졸업생이라고 밝힌 한 작성자는 지난달 19일 "교육부가 대학의 교육적 가치, 민주적 가치 등을 고려했다면 최종 결과가 나오기까지 언론 공개는 삼갔어야 했다"며 "언론을 통해 부실대학이라는 불명예와 낙인이 찍힌 데 대해 교육부는 어떻게 책임을 지시겠냐"고 지적했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발표가 날 때까지 다들 몰랐다고 할 정도로 의아했다"며 "현재 52개교가 함께 공동으로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음주 월요일 학생 교수, 직원 등으로 이뤄진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논의해 오는 최종 대응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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