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한 달째 공석…"업무공백 우려"
금감원장 인선 원점…청와대 새 후보 물색
이르면 다음 주 금감원장 인선 마무리
[서울=뉴스핌] 홍보영 기자=금융감독원장이 한 달째 공석이다. 대통령 G7정상회의 일정,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입장 등이 맞물리면서 인선 작업이 지연된 가운데, 청와대가 새로운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금감원장 인선 재검토에 들어갔다.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이상복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원승연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금융위, 금감원의 반대 여론에 부딪히면서 금감원 후임 인선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 교수는 지난 2017년 언론사에 실은 기고문으로 금감원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오창화 금감원 노조위원장은 "이 교수는 기고에서 금감원이 금융감독을 하는 행정행위는 민주적 정당성이 취약하다고 주장했다"며 "금감원 직원들이 이런 인물이 금감원의 수장으로 오는 것을 반길 리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와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원 교수는 금융위가 직접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교수가 금감원 시장담당 부원장을 지냈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금융위와 갈등을 빚었기 때문이다.
후보 하마평에 올랐던 손상호 전 금융연구원장은 최근 신상 조회를 거부하며 금감원장 자리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정은보 한미방위비분담 협상대표가 다시 거론되고 있지만, 관료 출신들은 1년도 채 못 있을 금감원장 자리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분석이다. 금감원장 자리는 내년 3월 대선 이후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새롭게 떠오른 후보군에는 박영석 자본시장연구원장, 김태현 금융위 사무처장,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날 자본시장연구원장 임기가 만료된 박 원장은 2000년부터 서강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를 지내며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 공자위원장, 증권학회장, 금융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김 사무처장은 행시 35회로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금융서비국장, 금융정책국장, 금융위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의 퇴임 이후 한 달여간 원장 대행 업무를 맡고 있는 김근익 수석부원장도 재부상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권 만료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인물보다는 검증된 인물을 금감원장에 앉히는 게 낫다는 견해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장이 장기간 비어있어 금융감독 동력 상실이 우려된다"며 "이날부터 13일까지 열리는 G7정상회의를 마치면 다음 주 안에 금감원장 인선이 마무리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byhong@na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