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방·안보

속보

더보기

[한눈에 보는 이슈] 부실급식부터 성추행‧백신 사고까지…軍, 바람 잘 날이 없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4월 부실급식→5월 女 중사 성추행→6월 부사관 접종 후 사망
軍, 수뇌부까지 나서서 대응 진두지휘 중이지만…파장은 계속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군이 최근 각종 사건사고로 그야말로 '바람 잘 날'이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월엔 부실급식 제보로 몸살을 앓더니, 최근에는 공군의 여성 부사관이 상관의 성추행과 회유 압박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여기에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군 장병이 사망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최근 장병들의 부실급식 논란과 관련한 제보 내용. 좌측 첫번째와 두번째는 육군 격리장병 급식, 세번째는 공군 격리장병 급식 [사진=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 軍, 연일 수뇌부 현장 시찰하며 대책 내놓는데도…끊이지 않는 부실급식 제보

지난 4월 말,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휴가 복귀 후 격리 중인 장병들에게 제공하는 도시락 사진이 다수 게시됐다. 장병들이 직접 제보한 사진들을 보면 국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반찬의 개수나 양도 모자라며, 이에 비해 밥 양은 지나치게 많은 경우가 다반사였다.

심지어 공군의 한 부대에서는 생일을 맞이한 장병에게 PX(충성마트)에서 파는 1000원 짜리 빵이 지급된 것으로 알려져 군이 뭇매를 맞았다.

이에 서욱 국방부 장관이 4월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일부 부대에서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한 조치과정 중에 발생한 격리장병 급식 부실 등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됐다"며 사죄했다.

동시에 서 장관을 비롯한 군 수뇌부가 연일 현장 부대 시찰에 나섰고, 서 장관은 5월 한 달 간 두 차례나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소집해 부실급식 대책을 논의했다.

그러나 부실급식 제보는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파주 모 육군 부대에서 "여전히 격리장병들에게 부실한 급식이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이 이달 초 한 방송 보도로 알려진 것. 해당 부대에서는 '제보자 색출 시도를 하려 했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심지어 갑자기 늘어난 군 지휘부 현장 시찰과 강화된 감독으로 조리병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는 불만까지 제기됐다. '조리병 업무 과다'는 기존에 이미 제기된 바 있는 문제인데, 부실급식 문제를 해결하려다 조리병들의 고충이 더 심화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군은 "장병 급식 개선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급식과정 전반에 대한 재점검을 통해 식별된 사항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기본급식비 인상 ▲민간조리사 추가 채용 및 조리병 편제 확대 등 급양지원인력 확대 ▲간편식 도입 ▲민간위탁 시범사업 추진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 2일 오후 공군 부사관 성추행 피해 사망사건 피의자 장 모 중사(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소법정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 공군 女 중사 사건으로 軍 성폭력 문제 집중 조명…재발방지 대책에도 커지는 수뇌부 책임론

군의 오래된 '악습'으로 꼽혀 온 군대 내 성폭력. 군내 성폭력 문제로 인한 논란은 최근 정점에 다다랐다. 공군의 20대 여성 부사관 이 모 중사가 상관의 성추행과 회유 압박에 시달리다 지난달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국방부 성폭력 사건 발생 시 대응 매뉴얼에 따르면 사건 발생 이후부터 ▲상담‧신고 ▲통합지원 ▲조사 및 수사(징계‧형사처분) ▲사후관리 순서로 절차가 진행된다.

특히 통합지원 단계에서는 ▲가해자와 즉시 분리 ▲개인 신상 보호 ▲휴가‧휴직 등 기타사항 조치 등이 이뤄지도록 했고, 이후 군사경찰 및 군검찰이 수사를 개시해 징계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

사후관리 단계에서도 ▲본인 희망 시 보직조정 ▲개인신상 및 피해사실 보호 ▲부대 내 따돌림 등 2차 피해 예방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 사건만 보더라도, 이 절차 중 상당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 이 중사는 사건 발생 2개월이 지나서야 부대를 옮겼는데, 옮긴 부대에서 '관심병사' 등으로 취급받으며 마음 고생을 해야 했다. 아울러 '군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업무 매뉴얼'에 명시된 '여성 피해자에 대한 여성 변호인 우선 배정'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가해자들에 대한 수사 및 형사조치도 제 때,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공군 검찰은 지난 4월 초 성추행 사건을 송치 받고도 50일 넘게 가해자 장 모 중사를 조사하지 않았고, 장 중사의 휴대전화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고도 집행을 미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 중사는 지난 2일에야 구속됐다.

국방부 검찰단 역시 사건 발생 약 3개월이 지난 7일에야 이 중사에 대한 회유 압박 등 2차 가해를 한 의혹을 받는 노 모 준위와 노 모 상사 등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 부대원들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들에 대한 구속 영장은 아직 검토 중이다.

이 중사 사건이 알려진 이후, 그간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던 수많은 군내 성폭력 사건이 재조명받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이 중사 역시 이미 수차례 성폭력 피해에 노출돼 온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지난 2일 이 중사 추모소를 찾아 유족들과 만난 자리에서 "철저하게 수사를 해서 한 점 의혹이 없이 수사 하겠다. 또 2차 가해 부분에서도 지휘관으로서 문제는 없었는지, 낱낱이 살펴서 이 중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국방부는 김성준 인사복지실장을 책임자로 한 '성폭력 예방 제도개선 전담팀(TF)'을 구성해 운영하는 한편, 오는 16일까지 '성폭력 피해 특별신고기간'을 운영하는 등 유사사건 재발방지 대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의 파장이 서 장관을 포함한 군 지휘부로 확대될 조짐이 보이면서 군 내부에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미 이성용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4일 이번 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표를 80분 만에 수리했다. 사실상 '경질'인데, 야당에선 '국방장관까지 책임을 져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국내 첫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송파구보건소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검수하고 있다. 2021.02.25 dlsgur9757@newspim.com

◆ 공군 40대 男 부사관, AZ 백신 접종 후 열흘 만에 사망…'상관이 접종 강요' 주장도 나와

여기에 백신 접종 사고까지 발생했다.

지난 4일 뉴스핌이 단독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공군의 한 40대 남성 부사관(A 상사)이 최근 사망했다.

A 상사는 이달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기지에서 실시되는 다국적 연합 공군훈련인 '레드플래그' 훈련 참가에 대비해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친 상태였는데, 백신 2차 접종 7일 만인 지난달 31일 사무실에서 돌연 쓰러졌다. A 상사는 뇌사 판정을 받았고, 그 이후 사흘이 지난 뒤인 3일 사망했다.

A 상사가 평소 기저질환이 있었는지,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인지는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통상 백신 접종 후 사망하면 부검을 해서 인과관계를 밝혀내지만, 유족 측의 요청으로 이런 과정 없이 곧바로 사망 당일 장례절차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 외에도 일부 부대에서는 "지휘관이 백신 접종을 강요하며 '안 맞으면 불이익을 준다'고 했다"거나 "평소 기저질환이 있는데도 상관의 강요로 백신을 맞고 나서 부작용이 생겼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군 당국은 "백신 접종은 자율이며, 24시간 이상반응전담팀 운영 등을 통해 상황 관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관련 제보가 잇따르고 있어 군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suyoung071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