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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이슈돋보기] '그놈 몸서리'...'학폭미투' 처벌 가능할까

기사입력 : 2021년02월26일 13:54

최종수정 : 2021년02월26일 13:54

세월 흐른 뒤 '학폭미투' 법적 처벌 난망
증거 불충분시 오히려 '사실적시 명예훼손' 우려도
학폭 발생시 적극적인 신고 등 즉시 해결 필요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연예인과 스포츠스타 등에 대한 '학교폭력(학폭) 미투'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학창시절 마음에 새겨진 트라우마의 힘겨운 발현이라는 주장과 스타에 대한 상처주기라는 반대의견이 맞선다. 

 '스타'를 향한 '학폭 미투'는 실제 처벌이 가능할까.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졸업 이후 법적 해결은 '글쎄'

학창시절 당한 괴롭힘을 십수년이 흐른 뒤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것은 녹록지 않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성인이 돼 학창시절 학교폭력의 처벌을 원한다면 공소시효가 발목을 잡는다.

공소시효는 법적 안정성을 위해 어떤 범죄에 대해 일정기간이 지나면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다. 일반적인 공소시효는 ▲고의성 있는 살인 : 없음 ▲사형에 해당 : 25년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 해당 : 15년 ▲장기 10년 미만 징역 또는 금고 해당 : 7년 ▲장기 5년 미만 징역 또는 금고, 장기 10년 이상 자격정지 또는 벌금에 해당 : 5년 등이다.

예컨대 폭행의 경우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에 해당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공소시효가 5년이다. 강요는 5년 이상 징역에 해당하기 때문에 공소시효가 7년이라고 볼 수 있다.

즉, 고교를 졸업한 이후 증거를 충분히 갖고 있는 경우 학교폭력을 법의 심판대에 세우려면 사법기관에 공소시효 내 고소 등을 제기해야 한다는 의미다.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할 수도 있다. 형법 307조1항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을 적시하고 있다.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사실이라고 해도 누구나 알수 있도록 공공연히 알리면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만 형법 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며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사실이라도 '공공의 이익'에 부합해야 처벌을 피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의 학창시절 학교폭력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폭로 내용이 얼마나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지 여부가 관건이다.

SNS나 인터넷 등을 통한 게시물은 정보통신망법에 의해서도 법령에 저촉받을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이같은 사실적시 명예훼손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제70조는 위헌 논란이 일었지만, 2016년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꽌 9명 가운데 7(합헌) 대 2(위헌) 의견으로 합헌 결정이 났다.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는 형법 307조1항에 대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조항에 대해 지난 25일 5대 4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어린시절 겪은 학폭 트라우마를 세월이 지나 법률의 힘으로 풀기는커녕 자칫하면 법적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발생시 즉각 해결 바람직

현행법상 학교폭력은 학생일 경우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과 '동법 시행령'이 우선 적용된다. 물론 형법과 소년법 등도 사안에 따라 배제할 수는 없지만, 미성년자 처벌상 형법과 소년법 적용에는 한계가 따르는 경우가 많다.

학폭법은 2004년 1월29일 공포돼 7월30일부터 처음 시행됐다. 2008년 전부개정을 거치는 등 최근까지 개정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시행중인 현행 학폭법은 학교폭력 심의를 기존 개별 학교에서 시도교육청으로 이관한 점이 두드러진다. 개정 학폭법에서는 경미한 학교폭력은 학교의 장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와 시도학생징계조정위원회로 이원화돼 있던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에 대한 재심기구를 행정심판위원회로 일원화했다.

2020년 12월 국회를 통과해 올해 6월 또 일부개정되는 학폭법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공존하는 학교라는 특성을 일부나마 극복하는 차원에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분리시키는 조항도 마련된다.

학폭법의 특징은 공소시효가 없다는 점이다. 시일이 흐른 뒤에라도 학교폭력 피해 신고는 가능하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한 경우에도 신고는 할 수 있다.

다만, 무작정 신고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증거가 명확해야 한다. 피해자가 증거를 확보해 보관하고 있다면 법적으로 가능하겠지만, 증거가 없다면 가해자의 행위를 증명하기 어렵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학생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해당된다. 만14세 미만 촉법소년(범법행위를 했지만 처벌받지 않는 형사미성년자)이라 해도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실제 대구지법은 2018년 6월 중학교 때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을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징계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대구지법은 "학교폭력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권 행사를 제한하는 기간이나 공소시효 등에 관한 규정이 없다"며 "상급학교로 진학했다고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교육 필요성이 없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중학교 때 일어난 학교폭력은 즉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채 고교에 진학하면 조치가 불가능해지는 '법 적용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해학생이 속한 고교 교장은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라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폭력은 학생이 피해자인 경우에만 해당된다. 물론 가해자도 학생 신분이어야 처벌이 가능하다. 따라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만 이전 사건이라도 학교폭력으로 신고할 수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라면 학폭법에 적용받지 않는다. 일각에서 학교폭력은 공소시효가 없기 때문에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도 고소를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고등학생때까지'만 적용될 뿐이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학교폭력을 당할 경우 부모나 교사 등에게 곧바로 알려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교육계의 한 인사는 "학생의 성품이나 주변 상황에 따라 신고를 주저하거나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용기를 내 알리는 것이 자신을 위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학교운동부 폭력 근절 및 스포츠 인권보호 개선방안에 대해 발표하기 하기 전 마스크를 고쳐 쓰고 있다. 황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학교폭력을 저지른 학생선수는 선수 선발과 대회 참가 등이 제한되고, 과거에 발생했던 체육계 학교폭력에 대해 피해자를 중심으로 구단과 협회의 처리 기준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2021.02.24 yooksa@newspim.com

◇학교폭력, 해외는 어떻게

해외는 학교폭력을 어떻게 다룰까. 학교폭력 예방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관한 법적 연구(정향기, 동아대학교 대학원 국제법무학과 법학박사 학위논문, 2017년)에 따르면 미국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다. 1960년대 후반부터 미국은 학교폭력은 물론 학생범죄에 대해 '무관용 정책'을 유지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미국은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예정된 정학이나 퇴학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규칙을 위반하면 위반자의 개별적인 형편을 고려하지 않고 적극적인 처벌을 시행한다는 의미다.

다만 사소한 비행이라도 엄격하게 처벌해 비행이 더욱 악화했다는 분석도 있어 '무관용 정책'은 유지하되 학교폭력의 가해 정도에 따라 처벌수준을 달리해야 한다는 새로운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영국은 한국과 비슷하다. 중앙정부 차원에서 학교폭력과 학교안전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다. 1990년대 학교폭력이 사회적 쟁점으로 대두되면서 청소년 범죄와 학교폭력 및 비행, 무단결석 등을 방지하기 위한 교육법, 인권법, 학교 기준 및 구조법, 교육 및 감사법 등을 제정했다.

주목할 부분은 정부가 나서 경찰, 학교, 학부모 등과 연합해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특히 경찰에게 많은 권한과 역할이 주어져 있다.

영국 경찰은 영국 전체 2만여개 학교 가운데 약 5000여개 학교에 전담경찰관제(1000명 이상 경찰관 담당)를 운영한다. 조건부 훈방제도인 '최후 경고제' 등도 실시한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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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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