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충청남도 유형문화재 '공주 갑사 대웅전',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의성 대곡사 범종루',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순천 팔마비' 등 3건의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한다고 26일 밝혔다.
공주 갑사 대웅전은 정유재란 이후 갑사에서 가장 먼저 재건된 건축물 중 하나로 이후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쳤고 현재까지 이어져 오면서 대체로 원형을 유지해 온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대웅전 내부의 '갑사소조삼세불(보물 제2076호)'가 1617년 만들어졌고 1569년에 '갑사사적비'가 세워지는 과정을 고려하면 갑사대웅전의 건립연대는 17세기 초임을 알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갑사 대웅전 [사진=문화재청] 2021.01.26 89hklee@newspim.com |
17세기 건축으로서 갑사 대웅전은 전환기 건축의 특징을 지닌다. 정면 5칸, 옆면 3칸의 맞배집의 구성인데 정면이 5칸이면서 맞배지붕을 한 사례는 많이 남아 있지 않다. 또한 정면과 배면 공포의 형식이 동일하고 기둥 간격이 중앙 3칸이 12척, 측면과 나머지 주칸은 8척으로 나타나 기둥을 일정한 간격으로 간결하게 배치하고 있다. 목구조에서 휘어진 재료를 최소한으로 가공해 사용한 것은 경제적 상황과도 연관돼 이 시대에 새로 등장한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의성 대곡사 범종루는 '대곡사 창건 전후 사적기'의 기록을 통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병화로 전소돼 17세기 중·후반인 1644년에서 1683년 사이에 중창됐다고 전해진다. 범종루는 정면 3칸, 옆면 3칸 평면을 갖고 있고 이후 누각 평면이 3칸에서 5칸, 6칸으로 점차 확장돼 가는 경향을 살펴볼 때 범종루는 기존에 남아 있는 누각 건축 중에서도 이른 시기인 17세기 전반의 특징을 가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의성 대곡사 범종루 [사진=문화재청] 2021.01.26 89hklee@newspim.com |
공포(전통 목축건축에서 처마 끝 하중 받치는 부재)의 첨차(짤막한 부재)와 살미(첨차와 직각으로 짜올린 보재)의 형태, 창방을 비롯한 다수 부재의 의장적 요소 등에서 조선 중·후기의 건축적 특징이 잘 남아 있다. 특히, 중앙칸에 주간포를 생략하고 화반을 대체한 절충식 양식이 주목된다. 범종루는 의성지역의 불교사찰이 부흥하기 시작한 17세기의 양식적 변화를 잘 간직하고 있는 문화유산으로서 누각 건축의 변천과정을 살필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다.
'순천 팔마비'는 1281년(충렬왕 7) 이후에 승평부사 최석의 청렴함을 기리기 위해 승평부(지금의 순천)에 건립한 비석이다.
최석의 행적과 승평부의 읍민들이 팔마비를 건립한 사실은 '고려사'의 열전(많은 사람의 전기를 차례로 기록한 책)에 나타난다. 이 기록에 따르면 승평부에서는 수령이 교체되면 말 8필을 기증하는 관례가 있었는데 최석은 승평부에서 기증한 말을 타고 비서랑의 관직을 받아 개성으로 떠난 후 자신이 기증받은 말과 자신의 말이 승평부에 있을 때 낳은 망아지까지 돌려보냈다. 이후로 승평부에서는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수령에게 말을 기증하는 폐단이 사라졌고 읍민들은 최석의 청렴한 공덕을 기리기 위해 팔마비를 세웠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순천 팔마비 [사진=문화재청] 2021.01.26 89hklee@newspim.com |
순천 팔마비는 건립된 이후 중건시기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순천 지역을 대표하는 중요 유물로서의 위상과 13세기에 처음 건립됐다는 역사적 유래가 있고, 1617년에 순천부사 이수광이 중건한 비의 실물이 현전해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또한 팔마비의 주인공인 최석을 청렴한 지방관의 표상으로 삼아 현재까지 이어온다는 점에서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서 역사, 예술, 학술 가치가 충분하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한 '공주 갑사 대웅전', '의성 대곡사 범종루', '순천 팔마비' 등 3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 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할 예정이다.
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