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사회 사건·사고

속보

더보기

[종합] "악마를 봤다, 살인죄 적용하라"…정인이 사건 첫 재판에 울음바다

기사입력 : 2021년01월13일 13:20

최종수정 : 2021년01월13일 13:20

시민들 자발적으로 나와 150여명 법원 앞에 모여
경찰, 집회 변질 우려에 해산 요구하자 곳곳 충돌
양모 탑승한 호송차 나오자 시민들 "사형하라" 고함

[서울=뉴스핌] 김유림 이학준 기자 = "사랑받고 보호받아야 할 아이에게 악마 같은 짓을 저질렀다. 그에 맞는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 양부는 왜 구속을 하지 않고 사회에 내보내냐."

13일 오전 6시 30분 새벽부터 추위를 뚫고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과 개인적으로 나온 시민들이 서울남부지법 앞에 모이기 시작했다.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16개월 아동 일명 '정인이 사건'의 첫 재판을 앞두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진 것. 순식간에 법원 앞에 모인 인파는 150명을 넘어섰다.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원래 릴레이로 거리두기를 하면서 1인 시위를 하려고 했다"며 "따로 회원들에게 모이라고 공지한 적도 없는데 자발적으로 모여서 150명이 넘게 온 것 같다"고 전했다.

법원 앞에는 정인양을 추모하고 양모인 장모 씨에게 살인죄 적용을 촉구하는 근조화환 수십개가 늘어섰다. 화환에는 '정인아 미안해 사랑해', '살인자 양부모를 살인죄로', '누가 정인이의 웃음을 빼앗아갔나요' 등 메시지가 담겼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이 열리는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에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관계자들이 살인죄 처벌 촉구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21.01.13 mironj19@newspim.com

시민들은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다', '악마를 보았다', '살인죄! 사형!'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사형 양모 장씨"라고 구호를 외쳤다. 정인 양 생전 사진과 함께 '16개월 정인이를 추모하며 입양부모의 살인죄 처벌을 원한다'는 피켓도 보였다.

두 딸의 아버지라는 최경환(43) 씨는 "너무 충격을 받아서 어제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가입하고 직장 휴가까지 내고 나왔다"며 "오늘 모인 사람들은 조직적으로 모인 것이 아니다. 아이 키우는 입장이라면 일상생활을 못할 정도로 우울감을 주는 사건"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지금 양부모는 반성하는 자세가 아니라 변호사를 고용해서 감형하려고 한다"며 "오늘 나와서 합당한 벌을 줘야된다고 소리라도 외치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오전 9시 22분쯤 양모 장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차가 법원으로 들어오자 시민들은 "넌 사형이다", "죽어라"고 외치며 흥분이 최고조로 높아졌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코로나19 방역수칙 준수 여부 점검을 위해 양천구청 직원들이 나왔으며, 경찰 역시 곳곳에 경력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 따른 집회 금지에 '마스크 미착용 단속반'이라고 적힌 조끼를 입은 양천구청 관계자는 "간격 유지를 부탁한다"며 거리두기 권고 방송을 했다. 하지만 흥분한 시민들은 흩어지지 않고 밀접하게 붙어 계속 "사형"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 안모 씨가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1.01.13 mironj19@newspim.com

결국 경찰이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측에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있으며, 지금 집회로 변질된 것 같다"며 "해산을 하지 않으면 경찰에서 대응을 한다"고 했다. 그러자 공 대표는 "잡아가려면 잡아가라. 우린 경찰 측에서 요구한 대로 했는데 먼저 둘러싸고 막은 건 경찰이다"며 언성을 높였다.

오전 9시 32분쯤 공 대표가 "일단 모여있지 말고 검찰이 살인죄를 적용하는지 10시 30분 이후에 볼 수 있으니 다시 모이자"고 말하고 나서야 모여있던 시민들이 조금씩 흥분을 가라앉히고 흩어지기 시작했다.

장씨와 양부 안모 씨에 대한 재판이 진행된 306호 법정에도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법원은 이날 방청권 다툼을 우려해 추첨에 당첨된 시민들만 법정 안에 들어가도록 안내했다. 길게 줄을 서고 큐알(QR)코드를 체크한 후 신분증 확인 절차를 거쳐야 입장할 수 있었다.

오전 10시 30분 재판이 시작되고 검찰이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추가 적용하겠다며 공소장 변경을 신청, 이를 재판부가 허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대기하던 시민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오전 11시 20분 재판이 끝난 후에도 안씨는 한참 동안 법정 안에서 자리를 뜨지 못했다. 분노한 시민들이 안씨를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안씨가 나오자마자 시민들은 달려들면서 핫팩을 집어 던지고 질서를 유지했던 거리두기 라인도 무너졌다.

시민들은 "아이는 못 살리고 가해자는 왜 이렇게 보호해", "살인자 나와라", "애한테 왜 그랬냐", "정인이는 못 지키면서 넌 그렇게 지키냐"는 등 소리를 질렀고 법원은 이내 울음바다가 됐다. 안씨가 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도 시민들은 차를 두들기고 따라붙었다. 경찰과 취재진까지 뒤엉키며 일대 소동이 빚어졌다.

뒤이어 정문으로 장씨가 탑승한 호송차가 나오자 시민들은 차량을 손으로 치고 미리 준비한 눈덩이를 던지며 바싹 따라붙었다. 이 과정에서 사고가 날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시민들은 호송차가 나간 후에도 한참 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장씨는 살인자, 안씨는 구속하라"며 울부짖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16개월 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종료된 1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시민들이 양모 장모 씨가 탄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 차량이 나오자 눈을 던지며 분노하고 있다. 2021.01.13 mironj19@newspim.com

6살 아들의 엄마인 전주형(38) 씨는 "모든 아이들은 보호받고 사랑받고 자랄 권리가 있다. 우리가 지켜주고 보호해줘야 한다"며 "친부모든 양보무든 보호자가 아이를 학대해도 말도 안 되는 양형이 나오고 있다. 양모가 꼭 살인죄를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악마가면을 쓰고 나온 시민 김재원(39) 씨는 "아직 꽃도 피지 않은 아이의 삶을 망가뜨렸다. 오늘 양모가 사형을 꼭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직접 가면까지 준비했다"며 "경찰뿐만 아니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방관해 정인이 양부모의 살인을 도와준 거나 마찬가지다. 한 번 끓어오르고 끝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거리에 나왔다"고 했다.

검찰은 이날 재판에서 "살인죄를 주의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변경하겠다"며 공소장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장씨 측은 학대하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ur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외교부 1차관 인사 충격파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국장급에서 일약 차관으로 직행한 박윤주 외교부 1차관 임명에 외교부가 술렁이고 있다. 외교부 조직과 인사를 총괄하는 책임자인 1차관에 현재 실장급(1급)보다 후배 기수인 박 차관을 전격 기용한 배경을 놓고 설왕설래 중이다. 이번 인사는 파격을 넘어 충격에 가깝다. 박 차관은 전임 김홍균 1차관보다 외무고시 기수로 11기 아래이며 나이도 9살이나 어리다. 박 차관이 미국 관련 업무를 오래했다고는 하나 본부 주요 국장도 거치지 않았고 공관장도 특명전권대사가 아닌 총영사를 지냈다. 기수나 나이, 경력 모든 면에서 전례가 없는 인사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박윤주 신임 외교부 1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06.11 gdlee@newspim.com 퇴직한 외교관 출신의 한 인사는 "차관이 실장보다 후배였던 경우는 외교부 역사상 한 번도 없었다"면서 "이 정도 인사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보성 출신인 박 차관은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을 거쳤다. 노무현 정부 출범 때 정권인수위원회를 거쳐 이종석 당시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밑에서 일했다. '자주파·동맹파 파동'으로 외교부 북미국장에서 물러난 위성락 현 국가안보실장도 당시 NSC에서 함께 일했으며, 위 실장이 주미 대사관 정무공사일 때도 워싱턴 공관에서 함께 근무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북미국 심의관과 인사기획관을 거쳐 애틀랜타 총영사로 임명됐지만, 1년여 만에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교체됐다. 외교부가 술렁이는 이유는 단순히 의외의 인물이 발탁됐기 때문만은 아니다. 박 차관 임명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 전례없는 파격 인사로 조직에 충격을 가하고 강도 높은 조직 개편과 체질 개선을 추진하기 위한 인사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민주당 정부가 집권했을 때마다 개혁의 대상이었으며, 실제로 외교부를 '손보려는' 시도도 자주 있었다. 노무현 정부때는 중앙인사위원회·행정자치부 출신의 차관을 임명해 조직 개편을 시도했고, 문재인 정부 때는 주미 대사관의 한·미 정상통화 유출사건을 계기로 외교부 내 '친미 라인'을 제거하기 위해 과도한 징계를 가해 물의를 빚은 적도 있다. 외교부의 한 중견 간부는 "이번 차관 인사가 태풍의 전조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외교부 내에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박 차관 임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는 신선한 충격으로 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2025-06-11 16:23
사진
[이재명의 사람들]김현지 총무비서관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1주일이 지난 가운데 비서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급 인선도 추가로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이재명 대통령 인선의 핵심은 '실용'이다. 인수위원회 없이 출발해야 하는 정부인 만큼 기존에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등용하는 모습이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성남·경기라인 인물들은 정부 요직에 내정됐다. 대표적인 인물이 총무비서관으로 내정된 김현지 전 보좌관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이던 때 시민운동을 하면서 인연이 닿았다. 대학 졸업 직후인 1998년 당시 변호사이던 이 대통령이 설립을 주도한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으며 이곳에서 집행위원장, 사무국장 등을 거쳤다. 이 대통령이 정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됐던 성남시립병원 설립 운동도 함께했다. 성남시립병원추진위원회에서 사무국장을 역임한 것. 이후 이 대통령이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에도 시민운동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2011년 성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환경·도시 전문가 등이 주축이 된 민관 협력 기구 '성남의제21'에서 사무국장으로 활동했다. 그러다 이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된 후에야 도청 비서관직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하기 시작했다. 김 전 보좌관은 '그림자 보좌'로 유명하다. 본인이 전면에 나서지 않는 성향이다. 시민운동가로 활동할 때는 지역 언론 인터뷰에도 응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입성한 이후에는 언론 노출을 지양해왔다. 또한 김 전 보좌관은 이 대통령에게 직언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김 전 보좌관은 리스크 관리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문제가 될 만한 것들은 사전에 차단하려고 하고 조심성이 강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던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각각 대장동 사건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당직을 내려놓은 영향도 있다. 김 전 보좌관이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의 자리를 대체했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김 전 보좌관이 맡게 될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 예산을 총괄하는 직책으로 공무원 직제상 1급에 해당한다. 특히 대통령실 2급 이하 행정관 등 실무진 인사에 관여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수석급 인선에는 강훈식 비서실장, 우상호 정무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 비교적 친명(친이재명) 색채가 옅은 통합형 인재를 등용하는 한편 실무라인에는 김 전 보좌관처럼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온 '복심'들을 배치하고 있다. 대통령실 1부속실장에 내정된 김남준 전 당대표 정무부실장, 의전비서관의 권혁기 당대표 정무기획실장, 인사비서관의 김용채 전 보좌관 등이 대표적이다. 원외에서 이 후보를 후방지원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 핵심인물들도 이재명 정부에서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조 혁신회의 집행위원장은 대통령 국가안보실 비서관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강위원 혁신회의 상임고문은 전남 경제부지사에 내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새 정부와 더 긴밀히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heyjin@newspim.com 2025-06-11 17:1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