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트로트 열풍은 거셌다. 지난해는 송가인이 '미스트롯'을 통해 열풍의 시초를 알렸다면, 올해는 '미스터트롯'이 비주류 음악으로 꼽혔던 트로트를 단숨에 주류 음악으로 탈바꿈시켰다.
◆ "트로트 전성시대"…시청률 35% 기록한 '미스터트롯'
올해 가장 잘 된 예능 프로그램을 꼽으라면 단언코 TV조선의 '미스터트롯'이다. 지난해 '미스트롯'으로 18.1%라는 시청률을 기록한 TV조선이, 올해 초에는 차세대 남자 트로트 가수를 뽑는 '미스터트롯'을 런칭했다.
'미스트롯' 진으로 꼽힌 송가인이 방송 직후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오르며 트로트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질 때 '미스터트롯'이 방송되자, 시너지 효과는 가히 대단했다. '미스터트롯' 첫 방송은 12.5%(닐슨,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기준)으로 시작해 2회에선즌 무려 5.4%P 상승한 17.9%를 기록했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미스터트롯' 메인 포스터 [사진=TV조선] 2020.12.30 alice09@newspim.com |
이후 '미스터트롯'은 한번의 하락세 없이, 상승세를 보였다. 방송 중반인 6회는 27.5%를 기록, 지상파·종편 동시간대 1위는 물론, TV조선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냈다. 그리고 방송 내내 임영웅, 장민호, 김호중 등에 대한 관심이 쏠리기 시작하면서 트로트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지기 시작했다.
트로트 예능의 신드롬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3월 13일 방송된 마지막 무대는 사상 초유 실시간 문자 투표가 770만콜 이상 접수되면서 최중 순위 발표가 보류되는 일이 발생했다. 생방송으로 진행돼 방송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은 35.7%로 종편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 내면서 '트로트 열풍'을 제대로 일으켰다.
이후 '미스터트롯'을 통해 각각 진·선·미로 꼽힌 임영웅, 영탁, 이찬원과 TOP6에 꼽힌 김호중, 정동원, 장민호 모두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종편에서 탄생한 스타임에도 불구하고 지상파에서도 TOP3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방송사를 넘나들며 많은 프로그램에 출연, 인기를 실감케 했다.
◆ 이제는 '대세'…열풍 후 범람된 트로트 예능
TV조선이 만들어낸 트로트 열풍은 전 방송사로 퍼져나갔다. 지상파, 종편 가릴 것 없이 KBS, SBS, MBC, MBN 등이 트로트 예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MBC는 7월 각 분야 레전드 아티스트가 최고의 프로듀서로 변신해 직접 발탁한 멤버들로 최강의 드림팀을 선보이는 뮤직 버라이어티 '최애엔터테인먼트'를 런칭했다.
'뮤직 버라이어티'라고 소개돼 있었지만 베일을 벗은 '최애엔터테인먼트'는 트로트 예능이었다. 방송에서는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 가수들과 현역 트로트 가수들이 출연, 새로운 '트로트 그룹' 발탁을 위한 오디션을 보는 모습들이 공개돼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사진=SBS '트롯신이 떴다' 홈페이지] 2020.07.30 alice09@newspim.com |
SBS도 이번 열풍에서 빠지지 않았다. 3월 '트롯신이 떴다'를 런칭, 오히려 '미스터트롯'이 끝나기도 전에 방송을 선보이면서 이번 열풍에 제대로 숟가락을 얹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에는 남진, 김연자, 설운도, 주현미, 진성, 장윤정 등 방송에서는 쉽게 볼 수 없었던 트로트 가수들이 출연하면서 대중의 이목을 끌었다. 이로 인해 첫 방송 시청률은 14.9%를 기록하며 트로트 대세 열풍에 힘을 보탰다.
KBS도 지난 5월 '트롯 전국체전'을 선보이며 1회 16.5%로 성공적인 출발을 알렸다. MBN 역시 '보이스트롯' '트롯파이터'를 선보였고, 올해 추석 연휴에는 다채로운 예능 파일럿이 아닌, 트로트 특집 프로그램이 줄지어 방송을 타기도 했다.
그 중 가장 큰 호응을 얻은 것이 바로 KBS '2020 한가위 대기획-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이다. TV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나훈아, 그리고 그의 공연을 방송을 통해 볼 수 있었던 만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시청률은 추석 연휴에 29%를 기록, 세대통합의 장을 마련했다.
또 나훈아가 언택트 공연을 통해 선보인 '테스형' 노래는 방송 직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했고, 이 곡 또한 10대에서부터 50대까지 전 연령을 아우르며 큰 사랑을 받기도 했다.
◆ 연말은 가요 시상식만?…이제는 '트로트 시상식'도 있다
연말이 되면 모두 기대하는 것이 바로 '가요 시상식'이다.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 'MMA(멜론 뮤직 어워드'' 'AAA(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시상식 모두 그간 아이돌 그룹 위주로 진행됐지만, 올해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2020 트롯 어워즈' 포스터 [사진=TV조선] 2020.09.24 alice09@newspim.com |
트로트 열풍의 선두를 이끌었던 TV조선은 지난 10월 '2020 트롯 어워즈'로 트로트 가수들을 대상으로 한 첫 트로트 시상식을 개최하며, 성인 가요의 역사를 되새겼다. 이후 올해 시상식에서는 트로트 가수들의 이름이 연이어 호명되기도 했다.
임영웅은 '트롯 어워즈'에서 6관왕에 이어 '2020 AAA'와 '2020 MMA'에서는 각 3관왕을 기록했다. 또 방탄소년단, 강다니엘 등과 함께 '2021 대한민국 퍼스트 브랜드' 대상 인물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임영웅 외에도 '미스터트롯'에서 TOP7에 이름을 올렸던 영탁, 이찬원, 김호중, 장민호, 정동원, 김희재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으면서 트로트가 이제는 '성인가요'가 아닌, 전 연령을 어우르는 대세 음악으로 자리 잡게 됐다.
한 가요 관계자는 "트로트가 이전에는 '성인가요'라는 인식이 너무 강해 음악 방송에서도 쉽게 들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각 방송사에서 선보인 트로트 예능으로 가수들 뿐 아니라 리스너들의 연령대가 어려지면서 '성인가요'가 아닌 전 연령이 들을 수 있는 장르로 탈바꿈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TV조선에서 '미스트롯' 시즌2를 선보이는 만큼, 내년 상반기까지 트로트 열풍이 이어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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