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경제5단체장 간담회 자리서 발언
"부정적 의견 많아...정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까 걱정"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최근 정부와 여당에서 추진하는 기업 규제와 관련한 법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4일 서울 상공회의소 회관 챔버라운지에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 5단체장과 '2021년 경제정책방향 수립' 간담회가 열렸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21년 경제정책방향 수립을 위한 경제단체장 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12.04 yooksa@newspim.com |
이날 간담회에서 박 회장은 "집단소송, 징벌적 손해배상 등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여러 법안들이 갑작스럽게 추진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다"며 "우리와 법문화와 법체계가 다른 영미법 제도들을 전방위적으로 도입하는 데 대해서는 사실 전문가 사이에서도 부정적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경제계에서 문제점을 호소해도 '기업들 잘못이 좀 있으니까 감수해야 된다'는 식의 논리를 갖고 당국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는 않을지 걱정이 참 많다"면서 "입법 필요성만으로 결론부터 내리기 보다는, 더 나은 대안은 없을지 '깊이 있는 연구와 논의'가 선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회장은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의 효과를 높이는 데에도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재무 상황이 우량한 회사들은 큰 문제없이 헤쳐 가고 있지만, 비우량 회사들의 경우 자금 수요는 높은 반면, 실제 준비된 유동성 조치 활용에 허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향후 유동성 지원 기구들을 연장 운영할 경우, 이런 허들을 낮춰 비우량 기업들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 보완이 이뤄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은 단기 유동성도 중요하지만 사업재편이나 구조조정에 대한 기업들 자금 수요가 훨씬 커진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충격에 대비한 재원들 가운데 활용이 많이 되지 못한 재원이 있다면, 이를 사업 재편 등에 지원될 수 있게 조치해줬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미래지향적인 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일도 필요하다고 했다. 박 회장은 "창업 통계를 봐도, 우리는 주요국에 비해 생계형 창업 비중은 높은 반면 R&D나 기술에 기반한 '기회형 창업' 비율은 한참 뒤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며 "개발 연대에 만들어진 낡은 법과 제도들을 정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한국판 뉴딜 관련 입법 과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그동안 만난 청년들은 뉴딜 입법으로 해결되지 않는 사업 모델이 여전히 많고, 아직까지 관련 법안이 발의조차 되지 못한 경우가 상당하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사업들도 내년 2월이면 임시 허가가 만료되는데 정부 차원에서 기득권 설득, 법안 발의, 적극적 유권 해석 등을 통해 적극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후 홍 부총리는 경제5단체장과 내년도 경제정책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홍 부총리는 "기업부담을 줄이고 활력을 되찾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생존을 넘어 글로벌 선점을 위해 기업의 선제적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경제단체장들에게 ▲미래차·바이오·시스템반도체 등 빅(BIG)3 산업 관련 생태계 구축 ▲한국판 뉴딜프로젝트 본격 추진 ▲2050 탄소중립 실현 등 저탄소 신산업 육성 ▲재정·세제상 인센티브와 규제 혁파 등 민간기업 투자 활성화 ▲공모 리츠·부동산펀드를 활용한 건설임대주택 공급 활성화 ▲금융·외환시장 급변동 완화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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