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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줄 수 있는건 기도뿐"...코로나19 확산에도 '노심초사' 수능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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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코로나19 수능, 종교계 행사 대폭 축소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기도밖에 없다"
"나만 조심해서 되는 게 아냐…기도는 집에서"

[서울=뉴스핌] 김유림 이정화 김경민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앞두고 기도를 하기 위해 종교시설을 찾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예년에 비해 줄었지만, 학부모들은 불안한 마음에 여전히 종교시설로 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방역을 위해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학부모들의 수능 기도 행렬을 불편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1일 종교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면서 수능 고득점을 기원하는 수험생 학부모들의 발길은 예년보다 줄었다. 조계사는 "계속 오시는 분도 많이 있지만, 코로나 때문에 방문자 수 자체가 줄었다"며 "수능 시기에는 하루에 몇백명씩 왔는데 지금은 절반도 안 오신다"고 밝혔다. 봉은사도 "방역 준수를 위해 인원 통제도 하다 보니까 수능 시기에 찾는 학부모 신자분들이 올해는 10분의 1도 안 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명성교회는 "지금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 자체가 많지가 않아서, 얼마나 줄었는지 확실히 말씀드릴 수가 없지만 오시는 분들은 있다"고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작년만 해도 성전이 늘 차고 1만명 이상은 늘 오셨는데, 지금은 방역 강화로 많은 분들이 들어갈 수가 없어서 줄어들긴 했다"며 "수능 기도하러 오시는 분도 많이 줄었는데, 정확한 규모는 모르겠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마지막 주말인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수험생 가족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2020.11.29 leehs@newspim.com

코로나19 방역으로 종교시설 방문이 수월하진 않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여전히 기도를 위한 발길을 이어가고 있다. 수능을 불과 이틀 앞둔 이날도 종교시설을 찾아 자녀가 무사히 수능을 치를 수 있도록 기원하는 학부모들이 보였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김모(47) 씨는 "우리 아이가 코로나 사태 속에서 수능을 보게 됐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기도해주는 것밖에 없어서 새벽에 일찍 절에 나가서 기도를 올린다. 아무 탈 없이 시험 끝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 박모(56) 씨는 "매일 사람이 최대한 없는 시간에 틈틈이 아내와 함께 아이를 위해 기도를 하러 간다"며 "KF94 마스크를 쓰고, 방역도 최대한 준수하며 조심하고 있다. 첫째 아이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렇게라도 안 하면 마음이 더 힘들고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종교시설을 찾는 것을 불편해하는 시선도 적잖이 있다. 재수생 동생을 둔 정모(30) 씨는 "코로나 시국에 사람 많은 곳에 가서 굳이 기도를 해야지 되는 건가 싶다"며 "우리 가족도 종교를 갖고 있지만, 수능 2주 앞두고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수험생 동생이랑 밥도 따로 먹을 정도로 최대한 피해를 안 주려고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모(50) 씨는 "12년 동안 배웠던 아이의 노력을 평가받고, 이번 수능으로 평생이 좌우될 수 있다. 고3 아들이랑 화장실도 따로 쓰고, 코로나 때문에 노심초사하면서 지내고 있다"며 "수능 끝나고도 면접이나 논술도 있다. 우리 가족만 조심해서 되는 게 아니다. 당분간만이라도 종교시설 찾는 건 다들 좀 자제했으면 한다"고 했다.

종교계는 매년 신도들을 위해 열었던 수능 당일 행사를 취소하거나 규모를 대폭 줄여 진행하기로 했다. 명동성당은 수능 시기에 진행했던 피정을 올해는 취소했다. 피정은 가톨릭 신자들이 성당과 수도원 등에서 일정기간 동안 행하는 수련생활이다.

명성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수능 당일 시험 시간에 맞춰서 기도회를 온라인 생중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조계사와 봉은사는 인원을 방역 수칙에 맞춰 통제하고, 기도 시간 동안 계속 문을 열어두며 환기할 계획이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기준 전국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은 21명, 자가격리자는 144명이다. 서울에서는 지난달 30일 기준 수험생 확진자 12명, 자가격리자 57명이 시험을 치른다.

 

ur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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