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후 가까이 가 보니 침입자는 없었다…부유물만 태워"
"북남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 발생해 미안"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최근 북한 해역에서 발견됐다 6시간 만에 총격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49, 남)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안하다"는 뜻을 전해왔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 통일전선부에서 보내온 통지문 내용을 소개하며 "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 정상이 최근 친서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
청와대에 따르면 북측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정체 불명 인원이 우리측 영해에 깊이 불법 침입했다가 사살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이라며 사건의 정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북측은 "A씨의 시신은 찾지 못했으며 그가 타고 있던 부유물만 소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의 전언도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가뜩이나 악성 바이러스의 병마로 고생 중인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며, 벌어진 사건에 대한 귀측의 정확한 이해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대독한 북한 통일전선부의 통지문 내용 전문이다.
청와대 앞
귀측이 보도한 바와 같이 지난 22일 저녁 황해안도 강동군 강동리 연안수역에서 정체불명 인원 1명이 우리측 영해 깊이 불법 침임하였다가 우리 군인들에 의하여 사살(추정) 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사건 경위를 조사한데 의하면 우리측 해양수역 경비마당 부대가 작업중에 있던 수산사업부로부터 '정체불명의 남자를 한 명 발견했다'는 신고를 듣고 출동했으며 강령반도 앞 우리측 연안에 부유물을 타고 불법 침입한자에게 80m까지 접근하여 신분확인을 요구하였으나, 처음에는 한 두번 대한민국 아무개라고 얼버무리고는 계속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우리측 군인들의 단속 명령에 계속 함구만 하고 불응하기에 더 접근하면서 두 발의 공포탄을 쏘자 놀라 엎드리면서 정체불명의 대상이 도주할듯한 상황이 조성되었다고 합니다.
일부 군인들의 진술에 의하면 엎드리면서 무엇인가 몸에 뒤집어 쓰려는 듯한 행동을 한 것을 보았다고도 하였습니다.
우리 군인들은 정장의 결심끝에 해산 경계근무 규정이 승인한 행동 준칙에 따라 10여발의 총탄으로 불법 침입자를 향해 사격하였으며 이때의 거리는 40~50m였다고 합니다.
사격 후 아무런 움직임도 소리도 없어 10여m까지 접근하여 확인수색하였으나 정체불명의 침입자는 부유물 위에 없었으며 많은 양의 혈흔이 확인되었다고 합니다.
우리 군인들은 불법 침입자가 사살된 것으로 판단하였으며, 침입자가 타고있던 부유물은 국가비상방역규정에 따라 해상 현지에서 소각하였다고 합니다.
현재까지 우리 지도부의 보고된 사건 전말에 대한 조사결과는 이상과 같습니다. 우리는 귀측 군부가 무슨 증거를 바탕으로 우리에게 불법침입자 단속과 단속과정을 해명하라는 요구도 없이 일방적인 억측으로 만행, 응분의 대가 같은 불경스럽고 대결적 색채가 깊은 표현을 골라쓰는지 커다란 유감 표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지도부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발생했다고 평하면서 이같은 불상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상경계 감시 근무 강화하며 단속과정의 사소한 실수나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는 해상에서의 단속취급 전 과정을 수록하는 체계를 세우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우리측은 북남사이 관계에 분명 재미없는 작용을 할 일이 우리측 수역에서 발생한 데 대해서 귀측에 미안한 마음 전합니다.
우리 지도부는 이와 같은 유감스러운 사건에 대하여 적게나마 쌓아온 북남 사이의 신뢰와 존중의 관계가 허물어지지 않게 더욱 긴장하고 각성하며 필요한 안전 대책을 강구한데 대하여 거듭 강조하였습니다.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 바이러스 병마로 고생하고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 더해준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시었습니다. 벌어진 사건에 대한 귀측의 정확한 이해를 바랍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