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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문대통령,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사…"청년들 '공정' 요구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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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비리, 탈세 조사, 스포츠계 폭력근절 노력"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는다"며 불공정 타파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녹지원에서 열린 제1회 청년의 날 기념식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며 "정부는 국민의 삶 전반에 존재하는 불공정을 과감하게 개선해 공정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병역비리, 탈세 조사, 스포츠계 폭력근절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사진=청와대]

아래는 문 대통령의 청년의 날 기념식 연설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청년 여러분,

오늘 '제1회 청년의 날'을 맞았습니다.
청년기본법에 따라 매년 9월 셋째 주 토요일,
날짜를 청년들이 직접 정했습니다.

가을 하늘처럼,
높고 푸른 꿈을 가진 청년의 마음을 담아
오늘 행사 장소도 푸른 녹지원으로 정했습니다.

'청년(靑年)'은 글자 그대로 '푸른 나이'입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정의로움'이며,
'무한한 상상력'과 '도전정신'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무모함'마저도
푸른 청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입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 속에 있지만, 오늘만큼은 청년이 주인공입니다.
국민들께서도 곁에 있는 청년들의 꿈과 도전을 함께 응원하고 격려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청년기본법'이 제정되는 데 6년이 걸렸습니다.
청년이 홀로 이겨내야 했던 어려움을 국가가 함께 나누겠다는 약속입니다.
청년기본법 제정에는 무엇보다 청년 스스로의 노력이 컸습니다.
서명판을 들고 등산로까지 찾아다니며
국민 1만 명의 동참을 이끌었습니다.
지자체와 정부도 호응했습니다.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고, 다양한 청년정책을 시도하며,
값진 열매를 맺었습니다.

이제 청년이 직접 정책결정의 주체로 참여할 법적 기반이 마련되었고,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청년기본법'은 청년들의 요구로 설계되어
청년과 국가가 함께 만든 '종합운동장'입니다.
청년 모두에게 열려있는 운동장입니다.
삶의 근육을 키우고, 희망을 길러가는 운동장입니다.
실패해도 다시 돌아와 다음을 준비할 수 있는 운동장이며,
친구들을 만나 서로의 부족한 면을 채워주는 운동장입니다.

정부는 '기회의 공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청년들은 상상하고, 도전하고,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주기 바랍니다.
정부는 청년들이 원하는 훈련과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종목별로 지원체계를 갖추고 최고의 시설로 뒷받침하겠습니다.

청년 여러분,

오늘 저는 여러분과 우리 사회의 공정에 대해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기성세대는 오랫동안
특권과 반칙이 만연한 사회에 살았습니다.
기득권은 부와 명예를 대물림하고,
정경유착은 반칙과 특권을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독재권력은 이념과 지역으로 국민의 마음을 가르며
구조적인 불공정을 만들었습니다.
기성세대가 불공정에 익숙해져 있을 때,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 사회의 공정을 찾아 나선 것은 언제나 청년들이었습니다.
우리 정부 또한 청년들과 함께하고자 했고,
공정과 정의, 평등한 사회를 위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불공정하다는 청년들의 분노를 듣습니다. 끝없이 되풀이되는 것 같은 불공정의 사례들을 봅니다.
공정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모습을 드러내는 불공정도 있었습니다.
'제도 속의 불공정', '관성화된 특혜'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때로는 하나의 공정이
다른 불공정을 초래하기도 했습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의 차별을 해소하는 일이,
한편에서는 기회의 문을 닫는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공정을 바라보는 눈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공정에 대해 더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공정이 우리 사회의 문화로 정착할 때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시행착오나 갈등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반드시 공정의 길로 가야한다는 신념이 필요합니다. 불공정이 나타날 때마다
하나씩 또박또박 함께 힘을 모아 해결해가야 합니다.
그 노력들이 모이고 모인다면, 다른 모든 변화와 발전들이 그렇듯이어느 순간 우리가 공정이란 목표에 성큼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그러한 신념을 가지고 긴 호흡으로 공정사회를 향해 함께 나아가길 바랍니다.

공정은 촛불혁명의 정신이며,
다 이루지 못할 수는 있을지언정우리 정부의 흔들리지 않는 목표입니다.

공정경제는 청년들의 경제활동에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공정경제가 제도화되어야 혁신의 노력이 제대로 보상받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정부는 대기업집단의 순환출자 고리를 대부분 해소하였고
하도급, 가맹점, 유통 분야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했습니다.
상법 등 공정경제 3법까지 갖춰지면
현장에서 그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정경제 못지않게
청년의 눈높이에서 '공정'이 새롭게 구축되려면
채용, 교육, 병역, 사회, 문화 전반에서 공정이 체감되어야 합니다.
채용 비리 근절을 위한 공공기관 채용실태의 전수조사는 매년 계속될 것입니다.
서열화된 고교체계를 개편하고 대입 공정성을 강화하는 교육 개혁도 착실히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직장 내 청년에 대한 부당한 대우와 갑질을 막기 위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도 제정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요구를 절감하고 있으며,
반드시 이에 부응할 것입니다.
병역 비리, 탈세 조사, 스포츠계 폭력근절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부동산 시장 안정, 청년 등 실수요자 보호, 투기 억제 등에 대한
정부의 의지는 단호합니다.
주택 공급 확대를 차질없이 추진하며
신혼부부와 청년의 주거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공정사회의 기반인 권력기관 개혁 또한 끝까지 이뤄낼 것입니다.

어떤 사회이든지,
반복된 노동을 거쳐 숙련공이 되어야 성취를 이루는 직업이 있고,
치열한 공부와 시험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직업이 있습니다.
모든 직업은 서로 연계되어 있으며,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면서 사회는 균형을 이룹니다.
이 균형은 당연히 서로의 일을 존중할 때 지속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공정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그 기본일 것입니다.
정부는 국민의 삶 전반에 존재하는 불공정을 과감하게 개선하여
'공정'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하겠습니다.
청년들이 앞장서 힘을 모아 주길 바랍니다.

청년 여러분,

시대에 따라 청년의 어깨에 지워진 짐도 달라져 왔습니다.
어르신들이 청년이었을 때
식민지와 전쟁, 가난의 짐을 떠맡아야 했습니다.
산업화와 민주화에 소중한 청춘을 바친 세대도 있습니다.
지금의 청년들에게는
일자리, 주거, 교육, 사회참여, 삶의 질 문제를 비롯해
예전보다 훨씬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이 지워져 있습니다.
특히 코로나는 청년의 어깨를 더 무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일자리 찾기가 더욱 어려워졌고, 학비 걱정도 커졌습니다.
폐업을 고민해야 하는 청년 자영업자도 있고,
보금자리 마련에 걱정인 신혼부부들도 늘고 있습니다.

정부는 4차 추경안에 '청년 특별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신설했습니다.
기존의 취업지원에 추가하여 청년 20만 명에게 '특별 구직지원금'을 지원할 것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해를 입은 청년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소상공인 새희망자금'도 신설했습니다.
신혼희망타운 10만 호, 공적임대주택 25만 호를 비롯해
88만 가구의 신혼부부와 75만 가구의 청년에게
공공주택 공급과 금융지원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청년과의 소통을 토대로,
청년추가고용장려금 확대, 학자금 부담 경감 등을 포함한
'제2차 청년의 삶 개선방안'도 이미 발표했습니다.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때 담대한 도전을 할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일자리, 주거, 교육 같은 기본적인 안전망 위에서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정부의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이제 서로가 서로를 지켜준다는 믿음으로
다시 도전합시다.
우리 청년들은 세계 최고의 ICT 환경 속에서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과 함께 생활했기에
비대면 중심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가장 빠르고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세대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선도할 가장 강력한 무기를 지녔습니다.

청년들의 자유로운 의사소통 문화도
기성세대가 갖지 못한 능력입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감수성이 경쟁력이며,
공감 능력도 최고의 경쟁력입니다.

코로나는 우리에게 내일을 알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한편으로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비로소 앞선 나라들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는 '새롭고 동등한 출발선' 상에 나란히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누구도 가보지 못한 낯선 길이지만,
그 길을 가장 창의적이고 용기 있게 갈 수 있는 세대가
바로 대한민국 청년입니다.
지금 비록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지만,
우리 청년 세대가 가진 잠재력이 얼마나 큰지,
스스로 돌아보며 자신감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를 뛰어넘어, 세계에서 앞서가는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주기 바랍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무서운 아이들'이 되었습니다.
오늘 함께했던 BTS와 피아니스트 임동혁을 비롯해
꿈을 향해 도전하는 모든 청년 여러분이 그 주인공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청년 여러분,

어제 '청년정책조정위원회'가 첫 출범했습니다.
민간 위원의 60%를 청년이 맡게 되어,
청년들이 직접 자신의 문제를 다루고 해법을 모색할 것입니다.

우리 청년들이 가진 혁신의 DNA는
'공정사회'라는 믿음이 있어야 더 큰 힘을 발휘합니다.
'기회와 공정'의 토대 위에 '꿈'을 펼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청년의 눈높이에서, 청년의 마음을 담아
정부 정책을 추진하겠습니다.
오늘 '제1회 청년의 날'이 그 시작입니다.
청년이 새로운 시대, 새로운 주역입니다.

감사합니다.

no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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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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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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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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