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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부터 '배터리 꿈'…지금의 SK이노베이션 만들었다"

기사입력 : 2020년09월17일 12:05

최종수정 : 2020년09월17일 13:40

최종현 선대회장, '유공 부과장 간담회'서 방향성 언급
1985년 업계 첫 연구소 설립…1991년 전기차 개발 착수
1992년 정부기반 배터리 연구 주도…"종합 에너지기업 꿈 진행형"

[서울=뉴스핌] 강명연 기자 =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먹거리 사업인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최종현 선대회장 시절부터 준비했다. 전자, 반도체, 석유화학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이 지나온 것처럼 오랜 개발의 역사를 거쳐 글로벌 수준의 배터리사업이 가능했다는 것이다.

17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 회사의 배터리사업에 대한 꿈은 1982년 12월 9일에 열린 '최종현 선대회장과 유공 부과장 간담회'에서 처음 드러난다. 당시 최 회장의 언급은 1993년 발간된 '선경 40년 사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든 연구원 [사진=SK이노베이션]

'선경 40년 사사'에 따르면 1981년 최종현 선대회장(당시 사장)은 유공에 사장실을 설치하고 'SKMS(SK Management System)'에 의한 경영체질 개선에 주력해왔다. 1982년 12월 9일 열린 간담회에서는 유공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했다.

최 회장은 "세계 각국은 1970년대의 오일 쇼크로 인해 대체에너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이러한 상황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유공을 정유회사로만 운영할 것이 아니라 종합에너지회사로 그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합에너지에는 정유 뿐만 아니라 석탄, 가스, 전기, 태양에너지, 원자력, 에너지축적 배터리 시스템' 등도 포함되는데 우리는 장기적으로 이러한 모든 사업을 해야 하며, 석유화학사업도 종합에너지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부문을 모두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배터리사업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다.

'유공 40년 사사' 중 1982년 12월 9일에 열린 '최종현 선대회장과 유공 부과장 간담회' 발췌 [자료=SK이노베이션]

이후 1985년 11월 12일 보도에 따르면 당시 유공은 정유업계에서 처음으로 '기술지원연구소'를 설립, 1985년 11월 11일 울산에서 준공식을 가쳤다. 연구소 설립에는 100억원이 투입됐다.

1991년 12월 23일 기사에 따르면 유공은 전기차 개발에 나섰다. 당시 울산 석유연구실에서 태양전지를 이용한 3륜 전기차 제작에 성공했으며, 성능시험을 가졌다. 유공은 이를 바탕으로 1992년 상반기 중 4륜 전기차 제작에 나서기로 했다.

기사는 "이 같은 전기차 개발계획은 유공이 추구하는 첨단 축전지 개발연구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라며 "유공은 특히 무게가 적고 에너지 집적도가 큰 축전지 개발을 위해 니켈-카드뮴 전지, 니켈-수소 전지, 나트륨-유황 전지 중에서 하나를 선정해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4륜 전기차의 연구 개발에는 10억원, 축전지 개발에는 5억여원이 투입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후 유공 울산연구소는 G7 과학기술과제 중 전기차용 첨단 축전지 개발 주관 기관으로 선정됐다. G7 과학기술과제란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2000년대에 선진 7개국(G7) 수준으로 진입시킨다'는 목표 아래 범 부처가 추진했던 선도 기술 개발 사업이다. 연구에 참여한 기관은 주관 기관인 유공 울산연구소를 비롯해 기아자동차, 자동차부품 종합연구소, 기계연구소, 연세대학교 등이다.

1992년 12월에 발행된 유공 뉴스레터 6호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1998년까지 정부 지원을 받아 전기차용 첨단 축전지인 나트륨-유황 전지를 개발할 계획을 세웠다. 당시 유공 연구소가 배터리 관련 연구개발 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유공이 유일하게 배터리 연구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SK이노베이션은 설명했다.

1992년 12월에 발행된 '유공 뉴스레터 6호'에 실린 '유공 전기차용 첨단 축전지 개발 주관기관 선정' 관련 기사 [자료=SK이노베이션]

뉴스레터는 "울산연구소 신에너지연구팀은 제1단계 연구 기간인 1995년까지 약 10억원의 연구비를 정부로부터 받아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며 "개발 대상 축전지인 나트륨-유황 전지는 첨단 축전지 중 가장 성능이 우수한 전지로서 전기차에 장착했을 경우 기존 전지에 비해 1회 충전 주행거리가 3배 이상(약 300km) 늘어나게 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해당 기사를 통해 1992년 당시 세계적으로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캐나다의 HBS, 독일의 HBB, 영국의 클로라이드, 일본의 NDK 등 4개사에 불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993년 1월에 발행된 유공 소식 86호에도 유공의 전기차 관련 특집기사가 2면에 걸쳐 포함돼 있다.

기사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온 유공이 국내외 기술 수준 및 달성가능도, 장래의 사업전망 그리고 기존사업과의 연계성 등을 고려해 전기차용 첨단 축전지를 개발 중"이라며 "G7 과학기술과제를 통해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힌다.

이어 "울산연구소 석유연구실에서는 앞으로 개발될 첨단 축전지의 실증시험을 위해 전기차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기존의 5인승 승용차를 개조해 전기차 1대를 제작했다"며 "제작기간은 설계 및 부품구입을 포함해 1992년 3월부터 11월까지 총 9개월이 소요됐고, 이 과제를 담당한 신에너지연구팀 외에 울산연구소 정비반이 주요부품 설치작업에 참여했다. 석유연구실에서는 반복 충·방전을 통한 축전지의 성능 향상 및 회로의 점검과 개선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사 말미에는 "이 과제를 통해 전기차 제작 및 축전지 운용에 대한 여러가지 노하우를 습득한 것은 나름대로 큰 성과로 판단된다"며 "제작된 전기차를 통해 지금까지 신재생에너지 및 미래의 첨단기술 개발에 힘써온 유공의 의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1993년 1월에 발행된 '유공 소식86호'에 실린 유공 전기차 관련 특집기사 [자료=SK이노베이션]

1993년 1월 19일 언론에서도 유공이 전기차를 개발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기사는 "유공이 전기차용 첨단 축전지의 실용화를 위해 시험용 전기차를 제작, 운행 시험에 들어갔다"며 "기존 5인승 자동차를 유공 자체 기술진이 개조해 모터와 컨트롤러 축전지 등을 장착한 유공의 전기차는 현재 울산 석유화학단지에서 주행시험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첨단 축전지의 실증 시험용으로 유공이 제작한 전기차의 목표 성능은 최고 속도 130km/h, 1회 충전 주행거리 120km"라며 "그 동안 국내에서 개발된 전기차의 최고 성능은 최고속도 100km/h, 1회 충전 주행거리 100km 선이며 외국 전기차도 최고속도 60~120km/h, 1회 충전 주행거리 80~200km 수준으로 유공 전기차의 성능이 입증되면 국내 전기차의 실용화 시기를 앞당기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렇든 오랜 배터리 연구개발을 통해 지금의 배터리 기술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12년 세계최초로 배터리의 힘과 주행거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양극재를 구성하는 금속인 니켈-코발트-망간 비율을 각각 60%, 20%, 20%로 배합한 NCM622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를 개발했고, 2014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보다 진화한 NCM811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도 2016년 전 세계에서 처음 개발해 2018년부터 양산 중이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세계 첫 NCM9 1/2 1/2(구반반)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 개발에 성공했으며, 현재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요에 맞춰 2022년 양산을 계획 중이다.

더불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미국·중국·유럽에 전기차 배터리생산 거점을 마련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규모는 2020년 20GWh, 2023년 71GWh, 2025년 100GWh로 확대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모빌리티에 기반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뿐만 아니라 배터리 사업의 전후방 벨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는 5R(Rental, Recharge, Repair, Reuse, Recycle)을 전략 플랫폼으로 한 BaaS(Battery as a Service) 체계를 구축해 이모빌리티 솔루션 공급자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1982년부터 시작된 SK이노베이션의 '종합 에너지 솔루션 제공자(Total Energy Solution Provider)로의 꿈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unsai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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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기각" 47.1% vs "인용" 46.7% [서울=뉴스핌] 신정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지 39일 만에 헌법재판소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여론과 인용해야 한다는 여론이 팽팽했다. 이는 보수층의 결집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호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리서치가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의 의뢰로 지난 1월 20~21일 양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자동응답시스템) 조사에서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혐의 등을 이유로 윤 대통령을 탄핵소추한 국회 측이 탄핵소추안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배제했는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 47.1%는 '기각해야 한다'고 답했다. '인용해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46.7%, '잘모름'은 6.2%였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인용해야 한다 44.6% ▲기각해야 한다 50.4% ▲잘모름 5.0% 등이다. 여성은 ▲인용해야 한다 48.8% ▲기각해야 한다 43.8% ▲잘모름 7.4% 등이다. 연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50대 58.4% ▲40대 56.0% ▲만18~29세 48.5% ▲30대 43.2% ▲60대 42.6% ▲70대 이상 27.1%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30대 54.8% ▲70대 이상 52.5% ▲60대 51.7% ▲만18~29세 49.6% ▲50대 39.3% ▲40대 37.6% 순이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남·전북에서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62.4%)이 가장 높았다. 이어 ▲강원·제주 57.2% ▲경기·인천 48.2% ▲서울 46.3% ▲부산·울산·경남 40.6% ▲대구·경북 40.2% ▲대전·충청·세종 39.5% 등이 뒤를 이었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대전·충청·세종(55.5%)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경북 50.8% ▲부산·울산·경남 49.6% ▲경기·인천 48.4% ▲서울 47.5% ▲강원·제주 31.9% ▲광주·전남·전북 31.3% 순이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인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조국혁신당 지지자 87.6% ▲더불어민주당 지지자 87.4% ▲지지정당 없음 63.5% ▲개혁신당 47.8% ▲기타정당 46.5% ▲진보당 33.9% ▲국민의힘 9.3% ▲잘모름 0% 순이다. 기각해야 한다는 응답은 ▲국민의힘 85.0% ▲개혁신당 36.9% ▲기타정당 36.7% ▲지지정당 없음 26.6% ▲진보당 19.4% ▲더불어민주당 7.8% ▲조국혁신당 5.3% ▲잘모름 0% 순이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조사결과를 보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기각'이 '인용'보다 한계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높게 응답이 나왔다"며 "다만 '기각해야 한다'와 '인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팽팽한 것은 정부·여당과 야당 간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탄핵 결정 시 국론 분열 가능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는 이런 정치적 영향과 파급효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탄핵 심판의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며 "단순히 법적 기준만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에 미칠 수 있는 정치적 영향까지 균형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같은 흐름을 '보수 지지층의 과표집'으로 보고 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다가오면서 극우 성향을 중심으로 '이재명은 안 된다'는 심리가 뭉치고, 이들이 여론조사에도 적극적으로 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상황에서 진보층도 나름대로 뭉쳐있다 보니 '윤석열 대 이재명' 양당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금 여론조사 응답자 중의 다수는 보수층으로 보인다. 스스로 보수라고 생각하는 의견들이 의도치 않게 과표집 되면서 윤 대통령 쪽으로 표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중도층에서도 공수처 수사와 이재명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은 사람들이 국민의힘을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 RDD(무작위전화걸기) 활용 ARS를 통해 진행됐다.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할당 후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표집했으며, 2024년 1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연령대·지역별 가중치를 부여했다. 신뢰 수준은 95%, 표본 오차는 ±3.1%p, 응답률은 7.8%다. 자세한 조사 개요 및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allpass@newspim.com 2025-01-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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