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벌크캐시 문제, 새로운 상상력으로 뛰어넘어야"
"장관 되면 판문점서 고령 이산가족 소규모 상봉 추진할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는 21일 "북한과 현물 대 현물 방식으로 작은 규모의 교역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인영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 앞에서 가진 스탠딩 브리핑에서 "벌크 캐시(대규모 현금) 문제들이 대북제재와 관련해서 늘 직접적인 제약점들로 작용돼 왔기 때문에 물물교환 방식으로 (기존의 방식을) 새로운 상상력으로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탠딩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오는 23일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2020.07.21 alwaysame@newspim.com |
이 후보자는 "예를 들면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대동강의 술, 그리고 우리의 쌀과 약품, 이런 것들을 물건 대 물건, 현물 대 현물로 교역하는 방식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규모는 아니더라도 작은 규모로라도 시작하면 더 큰 교역의 영역으로, 상황과 조건이 발전되면 개선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추후 장관이 되고 취임을 하면 구체적인 구상, 내가 검토했던, 상상했던 것에 대해 말씀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오래 전부터 고령 이산가족의 개별, 상호방문을 추진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그것이 금강산에서 먼저 이뤄졌으면 좋겠고 그것이 안 된다면 판문점에서 아주 소규모로 했으면 한다. (장관이 되면) 그런 정책들을 제안해서 추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이산가족 화상상봉도 상시화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런 점들은 북한에서도 나름대로 검토를 했을 것이다. 지금 남북관계의 제약 조건, 장애물들을 제거하고 나서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대화에 응하지 않는 북한을 이끌어 낼 복안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장관에 취임하게 되면 보다 공식적으로 북한과 대화에 나설 수 있는 그리고 북한이 나올 수 있는 이런 구상을 밝히고 제안을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탠딩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오는 23일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2020.07.21 alwaysame@newspim.com |
이 후보자는 그러면서 한미워킹그룹에 대해서는 기존에 이 후보자가 기존에 국회를 통해 생각을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워킹그룹을 통해서 해법을 찾아가는 것과 우리 스스로가 독자적으로 판단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서 해야 한다는 게 나의 일관된 생각"이라며 "예컨대 인도적 교류와 관련한 영역은 워킹그룹에서 이야기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독자적으로 판단해 정책을 추진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워킹그룹과는 주로 제재에 해당되는 사안들을 논의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관이 되면) 통일부에 아주 대담한 변화를 추진하겠다"며 "남북 관계 발전에 있어서 공식적이고 공개적이고 대중적인 영역에서 통일부가 중심이란 확고한 위상과 역할을 정립할 것이다. 통일 정책 추진에 있어서도 국민이 공감할 변화, 미국이 신뢰할 변화, 북한과 대화할 수 있는 변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후보자는 기존에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등 한반도 상황 관리 측면에서 한미연합훈련 연기를 전략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는데, 이날도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주된 이유로는 코로나19를 들었다.
이 후보자는 "개인적으로는 한미연합훈련이 연기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장관 후보자로서 국방부의 견해를 직접적으로 청취해 보면 전시작전통제권 반환과 관련해 (2단계 검증인) 완전운용능력 평가(FOC)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현실적인 요구도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라는 현실적인 제약 요건들이 존재한다"며 "국방부의 요구, 코로나19의 확산 상황 등을 모두 감안해서 전략적으로, 유연하게 판단하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