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아칸소주 일가족 살해한 대니얼 리 14일 사형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정부가 17년 만에 사형을 집행했다. 연방대법원이 이날 일찍 사형 집행을 승인하면서 사형 집행이 이뤄졌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은 이날 오전 인디애나주 테러호트에서 대니얼 루이스 리(47)의 사형이 집행됐고 보도했다. 리는 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 7분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오전 2시 5 대 4로 리의 사형을 임시로 막은 하급심의 결정을 뒤집고 연방정부의 사형 집행을 승인했다.
리는 지난 1996년 아칸소주의 일가족 3명을 살해했다. 백인우월주의자였던 리는 태평양 서북부에 백인으로만 구성된 나라를 만들겠다며 이 같은 살해를 계획했다.
사형 집행이 직전까지 리는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나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나는 인생을 살면서 많은 실수를 저질렀지만 나는 살인범이 아니다. 당신은 무고한 사람을 죽이는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17년 만에 처음으로 연방 차원의 사형이 집행되며 인권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이번 주 후반 두 건의 사형 집행이 예정돼 있다.
사형집행 반대 배너.[사진=로이터 뉴스핌] 2020.07.15 mj72284@newspim.com |
리의 사형 집행에 반대한 이들은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긴급하게 리를 사형에 처했다고 비난한다. 리의 변호인인 루스 프리드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더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정부가 리의 사형을 집행한 것이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법원의 선고를 법무부가 집행할 의무가 있다며 사형 집행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1996년 리에 의해 살해된 가족의 친지들은 리의 공범인 셰비 카호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것을 언급하며 리도 사형보다 무기징역을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피해자의 친척인 모니카 베일레테는 "우리에게 그곳에 가서 '이것은 우리의 이름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우리는 이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카호는 1995년 백인 우월단체인 '아리안 공화국'에 리를 가입시켰다. 2년 후 이들은 아칸소주의 총기 판매상이던 윌리엄 뮬러와 그의 아내, 8살짜리 딸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됐다.
당초 리의 사형 집행은 지난 13일로 예정돼 있었지만, 지방정부 판사가 이를 중단시켰고 항소법원도 이를 받아들였지만, 대법원은 다시 하급심의 판결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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