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들, 펀드 서류 위조 관여…사기 공범 혐의
지난 4일 체포된 김재현 대표는 심문포기서 제출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수천억원대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옵티머스자산운용(옵티머스)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영장심사가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최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7일 오전 10시30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모사채 발행사 이모(45) 대표와 공범 혐의를 받는 H법무법인 대표 변호사이자 옵티머스 이사인 윤모(43) 씨, 사내이사 송모(50) 씨에 대한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김재현(50) 옵티머스 대표는 이날 이들과 함께 구속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심사를 포기한다는 심문 포기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김 대표에 대한 구속여부는 서면 심사를 통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대규모 펀드 환매 중단 사태'의 옵티머스 자산운용과 관련된 H법무법인 소속 윤모 변호사와 송모 펀드 운용이사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07.07 pangbin@newspim.com |
윤 씨와 송 씨는 이날 오전 10시24분께 서울 서초동 법원 청사에 출석했다. 이들은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이 '펀드 사기 피해자들에게 한 마디 해달라'고 했지만 아무런 대답 없이 법정으로 올라갔다.
특히 윤 씨는 '로펌에서 주도적으로 서류를 조작한 게 맞냐. 김 대표 지시냐'는 질문에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오현철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오전 김 대표와 이 대표를 체포했다. 이어 다음날인 5일 밤 11시50분 경 이들과 미체포 상태인 윤 씨 등 4명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부정거래행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당초 전날(6일) 김 대표와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윤 씨와 송 씨 등 다른 공범들과 함께 심사를 하기 위해 기일을 변경했다.
김 대표는 공공기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받을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들을 모은 뒤 서류를 위조해 실제로는 대부업체나 부실기업 등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펀드 자금을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옵티머스 2대 주주이기도 한 이 대표는 해당 옵티머스 펀드 자금을 투자받은 대부업체 D사 대표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아트리파라다이스, 씨피엔에스 등 펀드 자금이 흘러 들어간 상당수 업체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들과 공범 관계에 있는 윤 씨는 펀드 투자처를 물색하고 계약 서류를 위조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 씨는 검찰 조사에서 위조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김 대표의 지시였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대표와 옵티머스 측은 윤 씨가 소속된 법무법인에서 주도적으로 서류를 위조했다는 입장이다. 김 대표는 해당 법무법인이 채권양수도계약서 등을 위조한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고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옵티머스가 환매를 중단하자 지난달 19일 현장검사에 착수해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NH투자증권 등 펀드 판매사들도 옵티머스 임직원들을 사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같은달 24일 김 대표 등 관계자들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어 서울 강남구 소재 옵티머스 본사와 같은 건물에 있는 H법무법인 등 1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달 30일에는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윤 씨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지금까지 옵티머스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는 800명이 넘고, 환매 중단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직 3200억원에 달하는 펀드 잔액에 대한 만기가 남아 있어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 대한 구속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 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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