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 경영권 방어에 '원톱' 공고히...호텔롯데 상장 힘싣나
[편집자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3월 회장으로 선임된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주총회가 24일 열린다. 신 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한·일 롯데 '원톱'으로 올라섰지만 형제간 경영권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경영여건이 녹록지 않은 비상시국인 만큼 어느 때보다 추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뉴스핌] 박효주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채비를 갖추고 있다. 한・일 롯데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신 회장이 또 한번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다면 호텔롯데 상장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호텔롯데 신용등급 변경 내용 및 영업이익률 추이. hrgu90@newspim.com |
◆한·일 롯데 연결고리 '호텔롯데' 상장 연내 사실상 어려워
현재 롯데그룹은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과도기 상태다. 신 회장의 지주사 체제의 핵심인 한국 롯데의 지배력 강화를 위해서는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호텔롯데 상장이 필수적이다.
호텔롯데는 현재 롯데지주와 롯데쇼핑, 롯데물산 등 핵심 계열사의 주요 주주로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 자본이 9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가 호텔롯데를 매개로 롯데물산·롯데알미늄 등 계열사를 수직 지배하는 구조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희석시켜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추고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한・일 롯데그룹 연결고리를 끊어내기 위해선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신 회장은 일본 내 경영진과 투자자들을 꾸준히 설득해왔고 일본 롯데홀딩스 회장직에 올라 호텔롯데 상장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문제는 돌발 악재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력사업이 직격탄을 맞은데 있다. 호텔롯데는 올 1분기 매출액이 34.5% 급감했고 영업손실 791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코로나19 종식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면세사업 수익이 대부분인 호텔롯데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긴 사실상 어려운 상태다.
시그니엘 부산 개관식에 참석한 신동빈 회장(왼쪽에서 6번째)의 모습. [사진=호텔롯데] 2020.06.17 hrgu90@newspim.com |
◆호텔롯데, 면세보단 호텔...신동빈 "5년 후 호텔사업 두 배 규모 키운다"
이에 대한 돌파구로 신 회장은 호텔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 상장을 위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현재 롯데뉴욕팰리스와 롯데호텔괌, 롯데호텔시애틀 등 미국 내 체인 호텔을 포함해 전 세계 총 32개(해외 12개·국내 20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올 초부터 호텔사업 확장을 강조해왔다. 신 회장은 호텔 사업에서 인수합병(M&A) 및 신규 개관 등을 통해 현재 약 1만5000개인 국내외 객실을 향후 5년 후 3만 객실 체제로 늘리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다.
당초 이달 오픈 예정이었던 미국 시애틀 지역에 위치한 '롯데호텔 시애틀'의 경우 하반기 개관할 예정이며 영국과 일본 도쿄 등으로 진출도 검토하고 있다.
이 같은 행보의 일환으로 신 회장은 귀국 후 첫 공식 일정으로 호텔롯데 '시그니엘 부산' 개장식 참석을 선택하며 직접 챙기는 모습도 보여줬다.
최근 호텔롯데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정리도 시작됐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보유 중인 롯데푸드 지분 13.29%를 약 555억 원에 롯데지주에 매각했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호텔롯데는 자금 유동성에 숨통이 트였고 롯데지주는 지배력을 강화하게 되는 일석이조 효과를 거뒀다.
호텔롯데는 현재 ▲롯데지알에스(18.77%) ▲롯데지주(11.10%) ▲롯데쇼핑(8.86%) ▲롯데칠성음료(5.92%) ▲롯데제과(2.10%) 등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내년 기업공개(IPO) 추진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와 별다른 협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연내 상장은 어렵다고 내부에서도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으로 업황이 정상화된 이후에 상장을 빠르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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