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여성문화예술연합(WACA)은 22일 문화체육관광부에 예술기관에 성폭력 비리와 관련한 채용 규정 및 징계 규정을 강화하라고 주장했다. 특히 문화예술계에 성희롱·성폭력 사태를 조정할 수 있는 심의위원회를 조성하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는 서울문화재단이 프리랜서 작가가 요청한 Y작가의 성추행 혐의 조사 거부 사태에 대한 여성문화예술연합의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서울문화재단이 진행한 프로젝트 '충정로 청년예술청 조성사업(콜렉티브 충정로)'의 예술감독을 맡은 Y작가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프리랜서 작가에 업무와 관계 없는 성희롱 발언으로 프로젝트 종료 이후 프리랜서 작가는 재단 측에 Y작가의 성희롱 발언과 관련해 조사를 요구했다. 하지만 재단 측은 성추문 사건이 계약 기간 내에 발생했더라도 Y작가와의 계약기간이 종료돼 조사 권한이 없다는 답변을 전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해결과 성평등한 대학을 위한 입법요구 서명운동 선포식'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 팻말을 들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대학 내 권력형 성폭력 해결을 위한 2020 총선-국회 대학가 공동대응은 교수들의 반복되는 성폭력 및 인권침해 사건에도 20대 국회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법안들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을 규탄했다. 2020.06.05 alwaysame@newspim.com |
지난 19일 'Y의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대책위'에 따르면 피해자인 프리랜서 작가는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상담과 법률자문을 받았지만 사건 가해자 및 피해자 모두 프리랜서라 직장 내 성희롱을 적용할 수 없으니 민사소송을 해야 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더욱 충격적인 부분은 Y작가가 예술인복지재단 파견예술인지원 사업의 심사위원으로 위촉돼 심사를 진행한 것이다.
여성문화예술연합은 22일 성명서를 통해 이 사건이 일어나기 3년 전부터 예술계의 파다한 성추문 사태를 해결할 여지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여성문화예술연합은 "예술인복지재단이 예술인 성폭력 문제에 대해 얼마나 안이하게 대처해왔는지 말해준다"며 "2017년 여성예술인연대는 모든 예술기관에 성폭력 비리와 관련된 채용 규정(심사위원 포함) 및 징계 규정 강화를 요구했고 지속적으로 문체부 및 산화 기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인권위원회는 권리보장법 제정 이전의 법적 사각지대에 대한 보완책으로 '(가칭)문화예술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를 신설을 제안했지만 문체부는 지금까지 이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당시 인권위는 예술창작활동을 곤란하게 하는 불공정행위에 해당함을 관련 지침에 명시하고, 불공정행위를 심사하기 위해 신고 사건의 조사와 처리를 위한 전담 부서를 두거나 전담인력 확충, 관련 형사처벌과 과태료 처분을 받은 자도 보조사업자 선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하라는 내용을 포함했다.
여성문화예술연합은 "문체부 장관에게 권고했지만 이행하고 있지않으며 국회가 예술인권리보장법안을 처리하지 않았다는 핑계로 제도적 해결절차를 미루고 있다"며 "문체부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인권위 권고에 따라 문화예술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를 즉각 신설하라"고 요청했다.
이어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콘텐츠성평등센터 보라, 영화성평등센터 든든의 신고상담 사건이 해결되는지 관리·감독하고 사각지대인 경우 규정을 정비해 제도를 개선하라"며 "지역문화재단에서 사건 발생시 해결절차를 만들도록 지원하고 필요한 입법을 추진하라"고 덧붙였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을 향해서는 "신고가 들어온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가 예술인파견지원사업 심사위원으로 위촉된 경위를 조사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 것"을 요구했다. 또한 "Y에 의한 추가 피해 사례에 대해 조사하고 조사 내용을 공개하며 예술인 파견 지원사업에서 발생하는 성희롱, 성폭력 사건에 대한 고충처리체계를 만들고, 사건 발생 시 절차를 적용하여 사건을 해결할 것 등"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문체부 양성평등정책관은 22일 뉴스핌에 "서울문화재단 성추문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또한 기존 발표된 대책이 문화재단 등에 잘 적용되고 있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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