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호텔롯데 실적 발목...신라와 영업구조 상이
국내 신규 호텔 개점 계획 無...투자 비용 줄어들 것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 지난 5년간 적자를 내며 호텔롯데 전체 영업지표를 악화시킨 호텔사업부문(롯데호텔)이 부산 특급호텔 개점으로 전화위복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인다.
당분간 국내 호텔 신규 확장이 없는 만큼 신규 호텔 투자 비용은 줄어들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 여행 수요가 불가능한 상황도 역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가까스로 개점한 시그니엘 부산... 코로나19 속 '해운대 大戰'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지난 17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 타워에 5성급 호텔 '시그니엘 부산'을 오픈했다. 시그니엘 부산은 롯데호텔의 국내 스무번째 호텔이다.
부산 시그니엘 조감도 [사진=롯데호텔] hrgu90@newspim.com |
이날 개장식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최고위 임원들이 총출동해 롯데그룹의 주요 사업이라는 인식을 줬다. 신 회장의 참석은 개점 행사를 준비한 지난달 당시에는 예정에 없던 것으로 롯데호텔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시그니엘 부산은 롯데호텔이 장기간 준비해온 사업이다. 엘시티와 운영 계약을 맺은 시점은 지난 2012년 말이나, 엘시티 준공 시기가 지연되면서 2018년 중순부터 인테리어 공사에 착수할 수 있었다.
시그니엘이 들어서면서 올 휴가철 부산 지역 호텔은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부산 해운대 인근에는 이미 10여개 이상 호텔이 모여있다. 특히 기존 '웨스틴 조선 부산'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은 오는 8월 '해운대 노보텔 앰배서더 부산'을 리모델링해 5성급 호텔 '그랜드 조선 부산'을 문 연다.
과당 경쟁 우려도 있다. 호텔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부산 국제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국내 관광 수요에만 의지하게 된 상태"라며 "벌써부터 호텔들이 고객 유치를 위해 출혈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구혜린 기자 2020.06.18 hrgu90@newspim.com |
◆롯데호텔, 5년간 영업이익 기여도 '제로'...신라호텔과 딴판
롯데호텔은 지난 5년간 호텔롯데 전사 영업이익에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2015년부터 적게는 200억원 많게는 900억원대 영업적자를 냈다. 롯데면세점이 전사 영업이익을 플러스(+)로 견인한지 오래된 상태다. 이에 면세사업부에서는 "우리가 호텔롯데를 먹여살린다"는 말이 회자되기도 했다.
경쟁사인 호텔신라의 이익구조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다. 면사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은 같지만, 호텔신라의 호텔·레저사업부문은 2017년 146억원, 2018년 130억원, 2019년 287억원으로 10% 안팎의 영업이익 기여를 하고 있다.
이는 신라호텔이 롯데호텔 대비 위탁운영방식 호텔 운영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신라호텔의 경우 비즈니스 호텔인 '신라스테이' 12개 지점을 모두 위탁운영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달 베트남 다낭에 개점하는 '신라 모노그램'도 같은 방식으로 운영된다. 실제 건물을 소유하고 직접운영하는 곳은 서울 신라호텔과 제주 신라호텔 둘 뿐이다.
롯데호텔이 차츰 신규 투자 비용을 줄이고 임차구조를 달리하면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총 7개 호텔을 오픈하면서 비용 지출이 많았다. 지난해에는 서울 호텔 리뉴얼을 완료하고 주요 비즈니스호텔 임차구조를 개선하면서 적자 규모가 줄었다.
국내 호텔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분간 롯데호텔은 국내에서는 특급호텔 개점 계획이 없다. 해외에서는 연내 미 시에틀 호텔 개점을 앞두고 있다. 또한 오는 2022년 롯데그룹의 복합 사업 프로젝트 일환으로 베트남 하노이에 5성급 호텔을 오픈할 예정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관광수요가 줄어든 것은 변수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올해는 큰 폭의 매출감소 및 고정비 부담에 따른 이익 감소가 예상된다"며 "국내 관광객 및 호캉스 수요, 해외사업 안정화 여부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hrgu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