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재판서 "GS·포스코·롯데건설에 50억 배상하라"
조합원 1인당 4000만→450만원으로 금전 손실 감소
10월까지 철거 완료 목표...착공 시점은 '불투명'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서울 서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 조합이 기존 시공사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이 수백억원 줄면서 사업비 부담을 크게 덜었다. 조합은 현재 마무리 단계인 주민 이주를 마치고, 올해 안으로 철거를 끝내는 등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은 전날 방배5구역의 기존 시공사였던 프리미엄사업단(GS·포스코·롯데건설 컨소시엄)이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2심 선고공판에서 조합이 사업단 측에 50억원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심 판결에서 결정된 배상금 426억원보다 약 376억원 줄어든 규모다. 당시 법원은 조합이 사업단과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는 과정에서 불공정한 부분이 있었다며 원고 일부 승소를 판결했다. 그러나 이번 판결으로 배상금이 줄면서 조합원(1108명) 1인당 부담해야 할 금전적 손실은 당초 400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줄어든다.
김만길 조합장은 "1심 판결로 사업단 측에 이미 423억원을 지급했다"며 "지급한 배상금 중 이번 판결에서 인정한 배상금을 제외한 나머지를 돌려받으면 사업 손실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서초구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장 모습 [사진=뉴스핌DB] 2020.05.29 sun90@newspim.com |
사업단 측은 이번 법원 결정에 대한 상고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업단 관계자는 "아직 판결문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상고를 결정하기엔 이르다"며 "판결문을 보고 법리적 다툼 여지가 있는지 따져보고 상고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이번 소송과 별개로 이주와 철거 등 사업 절차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에 따르면 현재 주민 이주율은 98%다. 조합은 다음 달 이주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철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철거 완료 시점은 약 4개월 뒤인 10월쯤으로 보고 있다.
다만 착공 시점은 불투명하다. 시공사 교체에 따른 설계 변경으로 사업시행변경인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방배동 인근 S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브랜드인 '디에이치(The H)'를 적용하면서 아파트 타입, 동수, 커뮤니티 시설 등 기본설계가 변경됐다"며 "가구 수는 기존 2577가구에서 3080가구로 늘었다"고 말했다.
조합은 당초 현대건설이 제시한 혁신설계안을 바탕으로 사업시행변경인가를 추진했지만 승인을 받지 못했다. 조합은 지난 1월 절충안을 마련해 조합원 총회를 거쳐 통과시켰다. 절충안은 최근 관할구청인 서초구청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합은 지난 2017년 시공사를 사업단에서 현대건설로 교체했다. 이에 반발한 사업단은 같은 해 조합을 상대로 사업비 대여금 반환을 포함해 320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업체별로는 GS건설 1205억원, 포스코건설 1014억원, 롯데건설 951억원 등이다.
방배5구역 재건축 사업은 서초구 방배동 946의 8 일대 17만6000여㎡ 부지에 아파트 27개 동, 3080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는 총 77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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