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한국작가의 고요한 작품, 코로나19에도 뉴욕 사로잡다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 = 한국 미술가의 고요한 작품이 코로나19에도 뉴욕 예술계를 사로잡았다. 한국 출신으로 유럽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하는 김민정(57)이 지난 4일 뉴욕 첼시의 힐 아트 파운데이션(Hill Art Foundation)에서 개인전을 개막했다. 개막식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뉴욕 예술계의 저명한 인사들과 뉴요커들이 운집해 깊고 그윽한 김민정의 한지 작업을 음미했다.

김민정이 초대받은 힐 아트 파운데이션은 미국의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이자 자선사업가 J. 톰리슨 힐(72)이 뉴욕의 예술중심지 첼시에 새로 설립한 뮤지엄이다. 리먼 브러더스 등을 거쳐 현재 블랙스톤자산운용 부회장으로 있는 힐은 아내인 제니 힐과 함께 오랫동안 미술계를 누비며 다양한 작품을 수집했다. 파블로 피카소, 프란시스 베이컨, 사이 톰블리를 비롯해 근대 명작과 르네상스 조각 컬렉션은 특히 유명하다.

힐 부부는 자신들의 컬렉션을 여러 미술관에 기증하거나 대여했는데, 본격적으로 소장품을 선보이기 위해 2019년 봄 첼시에 미술관을 오픈했다. 부부의 미술관에서는 미국을 대표하는 작가인 크리스토퍼 울(Christopher Wool)과 찰스 레이(Charles Ray)가 초대전을 개최한 바 있다. 아시아 작가가 이 곳에서 개인전을 갖는 것은 김민정이 처음이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뉴욕 힐 아트 파운데이션에서 열리고 있는 김민정 작품전 전경. [사진=©Hill Art Foundation, Photo by Matthew Herrmann] 2020.3.18 art29@newspim.com

자신의 이름인 'Minjung Kim'을 전시타이틀로 내걸고, 오는 6월 24일까지 전시를 여는 작가는 한국의 수채화와 서예의 전통을 서구의 미니멀리즘및 추상과 결합시킨 대표작 37점을 내걸었다. 차분하면서도 독특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김민정의 작품은 그동안 해외 주요기관으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왔는데 이번에 뉴욕의 명문 뮤지엄에서 제대로 선보이게 된 것이다. 김민정은 뉴욕 전시와 함께 독일의 랑겐 파운데이션에서도 개인전을 열고 있다.
 
이번 김민정의 뉴욕 개인전은 아시아 소사이어티미술관의 디렉터인 탄분후이(Boon Hui Tan)가 큐레토리얼 어드바이저로 참여했다. 탄분후이는 한지와 종이, 불의 상호작용을 통해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만드는 김민정의 작업을 높이 평가해온 큐레이터다. 그는 "김민정의 예술적 실천은 동아시아 문인들의 전통을 증류하거나 흡수함으로써 동시대 추상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작가의 실천은 먹, 물, 종이, 접착제, 불 등 매우 제한된 재료들을 사용해 다채로운 색조, 형태, 질감, 그리고 감정적 고조를 지닌 비범한 작업으로 창조된다"고 평가했다.  

김민정의 콜라주 작업은 섬세하면서도 특별한 방식을 통해 완성된다. 작가는 뽕나무의 속껍질로 만든 한지에 불을 붙여 가장자리를 태우거나 향으로 미세한 구멍을 만든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지 조각들을 화면에 조화롭게 배치하거나 수 천개의 한지 조각을 층층이 겹쳐 질서와 균형을 찾아간다. 이 모든 과정은 마치 수련 또는 명상과도 같다. 불과 향을 다루는만큼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는데 이 때 작가의 호흡과 몸짓의 리듬은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김민정 'Mountain' 2014, Ink on mulberry Hanji paper, 111x159.5cm [사진=©Minjung Kim, Photo by Matthew Herrmann,갤러리현대] 2020.3.18 art29@newspim.com

김민정의 작업에서 한지를 태우는 '불'의 파괴적 측면은 아이러니하게도 창조적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원천이 된다. 한지는 이 태움의 과정을 통해 다시 자연의 일부로 회귀하며, 이러한 순환과정은 김민정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작가는 "태우기는 선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됐다. 나는 불을 다루면서 자연의 힘 뿐만 아니라 또 다른 절제의 감각을 느끼게 됐다. 이것은 일종의 반복, 즉 대나무의 마디같은 데서 볼 수 있는 '정지와 죽음'을 내포하는 반복을 시각화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
 
작가는 동양 회화의 출발점인 먹을 작품에 적극 활용한다. 광주에서 태어나 아홉살 때부터 서예와 수채화를 공부한 작가에게 먹은 매우 익숙한 재료다. 먹의 농담을 깊고 미묘하게 조절하며 켜켜이 쌓아나가는 김민정의 'Mountain' 연작은 전통 산수화풍경을 동시대 추상회화의 맥락과 영역으로 확장한 대표작이다. 

또한 'Phasing' 시리즈는 한지와 먹, 불의 세계를 한 화면에 구현한 연작이다. 먹을 머금은 붓으로 한지에 일필휘지하듯 힘차게 붓질을 한다. 빗방울처럼 한지에 스민 먹방울, 작가의 역동적인 몸짓을 떠올리게 하는 먹의 파편이 싱그럽다. 작가는 먹이 떨어진 자리에 얇은 한지를 덧대고 그 윤곽을 그리고, 이를 다시 향으로 그을려 구멍을 내며 한지의 화면을 비워낸다. '채움과 비움'의 긴 과정을 통해 완성된 김민정의 다이나믹하면서도 시적인 화면은 관객에게 '균형'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태운 것과 남은 것, 검정 먹과 한지의 흰 여백이 어우러지며 화면에는 서정적인 여운이 감돈다.

[서울=뉴스핌] 이영란 기자= 김민정 'Phasing' 2017. Mixed media on mulberry Hanji paper. 208x 144cm [사진=©Minjung Kim, Photo by Matthew Herrmann,갤러리현대] 2020.3.18 art29@newspim.com

김민정은 홍익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이탈리아 밀라노의 브레라미술학교에서 유학했다. 이후 20여년간 이탈리아, 스위스, 중국, 영국, 미국, 이스라엘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2012년 로마의 마르코현대미술관, 2017년 싱가포르의 에르메스파운데이션, 2018년 런던 화이트큐브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 중 베니스 카보토궁에서 열린 전시에서 '빛, 그림자, 깊이'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고, 2018년 광주비엔날레에도 참여했다. 그의 작품은 이탈리아 토리노의 폰다치오네 팔라초 브리케라시오, 영국 브리티시뮤지엄 등에 소장돼 있다. 현재 갤러리현대 전속작가인 김민정은 2020년 가을에는 서울 갤러리현대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건희 특검, 이창수에 소환조사 통보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김건희 여사에 대한 검찰의 수사무마 의혹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박노수 특별검사보(특검보)는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웨스트빌딩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처분 당시 수사 실무를 담당했던 검사 한 명을 상대로 오는 22일 오전 10시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여 조사를 받을 것을 통지했다"고 밝혔다.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지난 3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들어서는 모습. [사진=뉴스핌DB] 박 특검보는 이어 "김 여사의 디올백 명품 수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의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지난 12월 초에 있었던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의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이들에 대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지검장은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중앙지검이 두 사건을 수사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을 당시 중앙지검장을 지낸 최종 책임자였다. 아울러 박 특검보는 이날 "특검은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각 사건의 처분이 있던 당시에 법무부 장관, 대통령실, 민정수석, 검찰총장, 서울중앙지검장, 중앙지검 제4차장 및 디올백 명품 수수 사건의 수사 라인에 있던 검사들의 사무실과 차량, 휴대폰, 업무용 PC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오늘 오전부터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주현 전 민정수석 사진. [사진=뉴스핌DB] 압수수색 대상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 심우정 전 검찰총장, 박승환 전 중앙지검1차장검사, 김승호 전 형사1부장검사 등 총 8명이다. 디올백 수수 사건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일 때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고가 디올백을 수수했다는 내용으로, 지난해 중앙지검 형사1부가 불기소 처분한 사건이다. 인터넷 매체 서울의소리는 2023년 12월 김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으나 지난해 10월 검찰은 김 여사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을 인정할 수 없고 청탁금지법상 공무원 배우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대검, 중앙지검, 내란 특검팀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추가 자료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이날도 관련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특검팀은 또 김 여사가 지난해 5월 박성재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를 무마해달라고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자료도 확보할 예정이다. 앞서 김 여사는 당시 박 전 장관에게 '내 수사는 어떻게 되고 있나' '김혜경, 김정숙 수사는 왜 잘 진행이 안 되고 있나' 등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는 이원석 당시 검찰총장이 같은 달 2일 김 여사 관련 전담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직후 오간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특검팀은 수사 기간이 오는 28일 종료되는 만큼, 남은 기간 수사가 마무리되지 못할 경우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yek105@newspim.com 2025-12-18 15:59
사진
'민주 돈봉투' 윤관석·임종성 등 2심 무죄 [서울=뉴스핌] 백승은 기자 =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돈 봉투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관석·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과 허종식 민주당 의원이 1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일명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라며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봤다. 서울고법 형사2부(재판장 설범식)는 18일 정당법 위반으로 기소된 윤 전 의원과 임 전 의원, 허 의원에 대한 선고 기일을 열고 이같이 판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윤 전 의원에게 징역 9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임 전 의원과 허 의원에게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금고 이상 형 확정시 의원직을 상실하는데, 이는 의원직 상실에 해당한다. 윤관석 전 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 DB]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 제기의 핵심 증거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이정근 녹취록'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임의제출됐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에 따르면 적법하지 않은 절차에 따라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다. 이정근 녹취록에는 윤 전 의원은 이 전 총장과의 통화에서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돈봉투를) 안 주려고 했는데, 얘들이 버젓이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뺏겼어"라고 언급했다. 검찰은 윤 전 의원이 언급하는 '3개'가 돈봉투였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전 총장의 휴대전화 내 자동 녹음 파일이 3만여 개에 달해 정확한 개수나 내용을 파악하고 있기 어려운 사정, 이 전 총장이 원심 증인신문 과정에서도 휴대전화 내 이 사건 관련 내용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 전 총장의 휴대전화 내 전자정보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수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죄 증거로 보기 힘들다는 판단이다. 또 이 전 총장의 휴대전화는 그의 알선수재 사건 관련 수사 중 제출한 것인데, 이 사건과는 무관하므로 검찰이 별도의 영장을 발부받아야 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은 점도 꼬집었다. 재판부는 "전자정보 탐색 과정에서 별도 범죄혐의에 대해서 의견 갈리는 경우엔 추가 증거 수집 중단하고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라며 "압수에 관한 절차를 침해하는 내용"이라고 봤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뉴스핌 DB] 한편 민주당 돈봉투 의혹은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현 소나무당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박용수 전 보좌관이 사업가 김 모 씨에게 6750만원 상당의 돈을 받고 여러 의원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윤 전 의원은 박 전 보좌관으로부터 2021년 4월 27일과 28일 양일에 걸쳐 6000만원을 전달받고, 28일 국회 본관 외교통일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송 전 대표를 당대표로 지지하는 국회의원 모임에 좌장 자격으로 참석해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임 전 의원과 허 의원은 이날 윤 전 의원에게 돈봉투를 받았다고 알려진 현역 의원 중 일부다. 즉 돈봉투는 사업가 김 씨→박용수·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윤관식 전 의원→현역 의원 20명으로 전달됐다. 관련 인물들은 1심에서는 대부분 유죄를 선고받았으나,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로 판명돼 2심에서 뒤집혔다.  사건의 핵심 인물인 송 전 대표는 1심에서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으나, 돈봉투 살포 의혹인 정당법 위반에 대해서는 무죄를 인정받았다. 역시 이정근 녹취록이 위법수집증거로 판명되면서다.    100wins@newspim.com 2025-12-18 11:02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