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KAIST 화학과 임미희 교수 연구팀은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해 알츠하이머 유발에 관여하는 단백질의 독성을 개선할 수 있는 화학적 도구를 설계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발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의 응집과 이에 의한 발생한 세포 독성을 개선할 수 있는 화학적 도구를 설계하고, 구리 배위권 이중 변형을 통한 작용 원리를 분자적 수준에서 밝혀냈다.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임미희 교수, 한지연 박사과정. [사진=KAIST] 2020.03.03 swiss2pac@newspim.com |
한지연 박사과정이 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2월27일자에 게재됐다.(논문명 : Mechanistic approaches for chemically modifying the coordination sphere of copper-amyloid-β complexes)
전이 금속 중 구리 이온은 항산화 작용과 신경전달물질 생성 등 신체에 필수적인 생리적 기능에 관여한다. 건강한 사람의 뇌와 달리 알츠하이머병 같은 퇴행성 뇌 질환 환자의 뇌에서는 이러한 구리 이온의 항상성이 완전히 무너져있다고 알려져 있다.
알츠하이머 발병에 밀접하게 관계가 있다고 알려진 아밀로이드 베타 펩타이드는 구리 이온과 강하게 결합할 수 있다. 구리 이온은 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활성산소를 과다하게 생성해 신경독성을 일으킨다. 따라서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를 표적하고 그 배위 결합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화학적 접근 기법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발병 원리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구리 이온이 공기 중 산소와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했다. 이에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화합물을 합리적으로 설계하고, 해당분자가 산소가 존재하는 환경에서 구리 배위권에 위치한 특정 아미노산에 결합 및 산화에 의한 이중 변형을 일으킨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연구팀이 개발한 배위권 이중 변형 기법에 따라 구리-아밀로이드 베타의 응집 과정 및 섬유 형성 정도가 확연히 달라짐을 확인했다. 이 기법을 통해 구리 이온의 병리학적 특성 중 하나인 활성산소 생성 정도 또한 두드러지게 개선된 것을 관찰했다.
나아가 기존의 기법과 비교했을 때 구리-아밀로이드 베타 복합체에 의한 세포 독성을 더욱 효과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산소의 유무, 전이 금속의 종류, 산화 활성 금속의 산화수, 아밀로이드성 단백질의 종류 등 다양한 변수의 통제를 통해 해당 화합물이 아밀로이드 베타의 구리 배위권을 어떻게 변형시켰는지에 대한 작용 원리를 분자적 수준에서 제안했다는 의의가 있다.
임미희 교수는 "알츠하이머 발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구리 이온이 산소와 반응할 수 있다는 점을 역으로 이용했다"라며 "이번 연구에서 최초로 발표한 단백질 내 구리 배위권 이중 변형 기법을 바탕으로, 다른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제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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