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급 험지 공천으로 개혁공천 밑그림 완성
'자객공천'으로 文 정권 '감찰무마' 부각시켜
'낙동강 벨트'는 미완성…홍준표·김태호 완강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4·15 총선이 5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래통합당의 총선후보자 공천 작업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비록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여야 모두 일시적으로 총선 채비에 제동이 걸린 모양새지만, 미래통합당은 거물급 인사 험지 공천을 착실하게 이뤄내면서 사실상 개혁 공천의 밑그림을 그려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한강벨트'에 거물급 배치…서울 수복 노린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험지 중의 험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대표를 험지에 공천하면서까지 개혁 공천 의지을 확고히 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후보로 나선다. 두 후보는 모두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인물들이다. 그만큼 총선 패배는 향후 정치 행보에 많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당은 황 대표를 주축으로 거물급 인사를 서울 주요 지역에 공천한다는 방침이다. 소위 '한강벨트'를 형성해 총선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꿰차겠다는 의도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24 leehs@newspim.com |
4선의 나경원 전 원내대표는 서울 동작을에 공천을 받고 출마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지난 2014년 재·보궐 선거에서 동작구을에서 당선된 이후로 지금까지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아직까지 동작구을 민주당 후보는 정해지지 않았다. 민주당 공관위는 동작구을을 전략 선거구로 선정하고 공천 대상을 고심하고 있다. 그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는 수복 의지를 내비치는 지역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다. 이곳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5선을 다진 곳이다. 통합당에겐 대표적인 험지로 꼽힌다.
민주당에서는 '대통령의 입'으로 활약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이 맞선다. 고 전 대변인은 정치적 재기를 그리는 오 전 시장을 꺾고 중앙정치 무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 '자객공천'으로 문재인 정권 '약한고리' 파고들다
통합당은 총선 승리를 위해 정공법과 함께 '자객공천' 전략도 함께 병행했다.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출마한 지역구에 소위 '킬러' 들을 투입한 것이다.
통합당은 3선의 김용태 의원을 서울 구로구을에 투입했다. 구로을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내리 3선을 한 곳이다. 민주당 후보인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겨냥한 공천이다.
최근 불출마 선언한 김성태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강서구을에는 청와대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을 폭로한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을 투입했다. 민주당에서 진성준 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을 내세웠다.
서울 송파구갑에는 '검사내전' 저자 김웅 전 검사가 나선다. 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개혁'에 반발하며 사직서를 낸 인물로 유명하다. 민주당에선 아직까지 김웅의 '대항마'를 결정하지 못한 상태다.
김형오 통합당 공관위원장은 "종로의 황 대표를 중심으로 동쪽에 김웅, 서쪽에 김태우, 남쪽에 김용태, 이분들을 중심으로 정권심판론이 불붙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서울 동·서·남·북 사방에 배치한 자객들을 활용해 총선에서 '정권심판론' 프레임을 확고히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총선 공천 신청자 면접이 열리고 있다. 2020.02.20 leehs@newspim.com |
◆ '낙동강 벨트'는 미완성…홍준표·김태호 완강
다만 서울과 달리 총선의 또 다른 핵심 지역인 부산·경남(PK)와 대구·경북(TK) 대한 공천은 아직까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통합당은 PK지역 출마 의사를 밝힌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에게 지속적으로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하고 있으나 쉽사리 결론이 나지 않고 있다..
홍 전 대표는 김두관 전 경남도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선 경남 양산을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홍 전 대표는 전날 "양산을 지역 선거사무실을 개소했다"며 "예비후보 등록도 마쳤다"고 밝혔다.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고향인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 출마 의사를 고수하고 있다. 공관위는 그의 '고향 출마'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전날 오전 "본인의 의사가 더 소중한 것인지, 아니면 공관위에서 결정하는 것이 당과 나라를 위하는 것인지 한번만 더 생각하면 그 답은 분명한 것 아니겠느냐"라며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국민들이 다 아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TK 지역은 코로나19의 갑작스러운 확산으로 공천 면접 자체가 미뤄진 상태다. 이에 따라 TK 지역 공천 역시 자연스레 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