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물 부족을 겪고 있는 파나마운하가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담수 비용'(Freshwater charge)을 부과하기로 하면서 해운업계가 최대 3억7000만 달러(약 4451억 원)의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탄소 및 유황 배출에 대한 기준이 엄격해지면서 추가 비용이 예상되는 가운데 결정된 파나마 운하의 담수 비용 부과 조치는 해운업계에 커다란 압박이 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해운회의소(ICS)는 20일(현지시간) 현재 수위를 기준으로 추정했을 때 담수 비용만으로 전 세계 해운업계에 매년 2억3000만 달러의 비용을 부담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는 비용 증가분이 매년 3억7000만 달러로 늘 수 있다.
파나마 운하 관리 당국은 이달 15일부터 안정적인 담수 공급을 위해 길이 125피트(약 38m) 이상의 선박에 1만 달러의 담수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
가툰호수가 공급하는 물에 의존해 온 파나마 운하는 기후변화에 따라 병목 지역에서 물 부족 현상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어 왔다. 파나마 운하 관리 당국은 운하가 충분한 물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가툰호수의 수위를 기준으로 추가 비용을 선박에 부담시킬 계획이다.
파나마 운하로 들어오는 컨테이너선.[사진=로이터 뉴스핌] |
파나마 운하 관리 당국은 이 같은 조치가 강수량 부족의 결과라고 설명하고 이것이 기후 변화의 영향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해운업계는 경고 없이 늘어난 비용에 당황하는 모습이다. ICS의 가이 플래튼 사무총장은 "충분한 경고가 없이 이같이 비용이 증가하면 우리가 미래에 낮은 배출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민감한 시점에 산업에 지나친 압박을 줄 수 있다"면서 파나마 운하 관리 당국에 담수 비용 도입을 재고해 줄 것을 촉구했다.
특히 ICS는 파나마 운하 관리 당국과 오는 4월 적용 예정인 별도의 비용 인상을 논의 중인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취해져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플래튼 사무총장은 "해운업은 현재 코로나19(COVID-19)로 수요가 타격을 입고 유황에 대한 새로운 규제에 적응하면서 전 세계에서 늘어난 가격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은 지난 1월 강화된 새로운 유황 배출 규정에 따라 수십억 달러의 추가 연료 비용을 내야 할 위기에 처해 있다.
지난달 한 연구에 따르면 해운업계는 유엔의 2050년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신 연료 기술에 1조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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